문화 (148)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밤의 새가 말하다> (Speaks the Nightbird) 지은이: Robert R. McCammon 1207쪽에 이르는 장편소설을 이틀 만에 읽었다. 역시 소설은 술술 읽혀서 좋다. 물론 이 책의 짜임새가 단단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의 추리소설 판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이 책은 해피 엔딩이라서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간이 얼마나 비이성적이며 비합리적일 수 있는지, 또한 집단 광기에 휩쓸려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 지를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마녀사냥은 1600년 대 뿐만 아니라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아담과 하와 이래로 우리 안의 마녀는 사람들의 욕망을 먹이 삼아 날마다 자라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이 허락하신 것 이상을 바라는 인간의 본능과 욕구.. 2022.02.11 영화 <나일 강의 죽음> (Death On The Nile) 날짜: 2022년 2월 11일 금요일 (대체로 맑음) 장소: 롯데씨네마 마지막 장면에서 포와로가 이집트로 떠나는 것을 보고 이 나오겠구나 싶었는데 5년 만에 보게 되었다. 어제 개봉을 했는데 오늘 조조 영화를 보러 가니 영화관에 나 혼자뿐이다. 코로나 때문인가? 어쨌든 영화관을 전세 내어 혼자 보니 기분이 좋다. ^^ 내용이야 말할 것도 없고, 영상은 한층 호화스러워졌다. 연기도 좋고, 의상도 좋고, 음악도 좋고. 포와로 역의 케네스 브레너 또한 전편의 인위적인 이미지 대신 한결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내용을 다 알면서 보는데도 몰입도가 뛰어난 걸 보니 연출도 괜찮은 것 같다. 단지 추리물인데 좀 더 으스스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나저나 에고, 그 놈의 사랑이 무엇인지.. 책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지은이: Alexander con Schönburg 며칠 전 아들 혼사를 치른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어른 노릇하기도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나도 그런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과연 어른이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이 책의 들어가는 글의 제목은 이다. 정확히는 “품위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법”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아서왕의 전설을 이야기하며 아서왕에게 던져진 질문을 꺼낸다. “여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흠,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이지? 잠시 생각하다 나온 답은 “나답게 사는 것”이다. 그럼 이야기에서의 답은? 자기결정권이란다. 비슷한가? 저자는 그러한 자율성의 추구에 고귀함을 덧입히고자 기독교와 기사도 정신으로부터 다음의 27가지 덕목을 가져온다. 1. 현명함: 현명함.. 책 <생각한다는 착각> (The Mind Is Flat) 지은이: Nick Chater 사람들이 왜 합리적인 생각을 못하는지 늘 궁금했던 나에게 완벽한 답을 준다는 책이 있어 읽게 된 책이다. 책을 펼치니 맨 앞장에 "우리에게 심오한 정신적인 깊이라는 것은 없다."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읽기도 전에 심란해지네. 인간에게 숨겨진 깊이 즉 내면세계와 그 세계가 포함하는 신념, 동기 등은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인간의 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즉흥적이면서도 순간적으로 생각과 행동들을 만들어낼 뿐이라고 하니 더 이상 책을 읽을 필요가 없나? 어렵진 않았지만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책이라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읽어야 했다. 읽는 내내 책과 씨름을 한 것 같다. 이 책은 내가 원하는 답을 명쾌하게 주는 책은 아니었다. 아니, 그보다는 다람쥐 쳇바퀴를 탄 듯한, 미로 속에.. 책 <남쪽으로 튀어!>(Southbound)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네 번째로 읽은 오쿠다 히데오 소설이다. 빵빵 터지는 웃음보따리를 기대했는데 이건 완전 다르다. 이 책은 지로라는 6학년 남학생의 성장소설이다. 그런데 그 부모님이 전설적인 과격한 운동권 멤버에서 조직에 환멸을 느끼고 개인적으로 아나키스트적인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일반적인 성장소설과는 사뭇 전개 상황이 다르다. 그럼에도 부모와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건 인생을 모조리 걸어야 하는 일”이라는 말은 대신 다른 단어를 넣어도 적용될 것 같다. 내가 인생을 모조리 걸만큼 좋아했던 그런 대상이 있었던가? 나의 이성과 열정을 모조리 쏟아 부었던 그런 일이 있었던가? 자신의 신념에 모조리 인생을 거는 지로의 부모님들은 행복할까? 그들은.. 책 <연어> 지은이: 안도현 오래 전에 읽었던 를 다시 읽었다. 예전에 밴쿠버에 살 때 연어가 산란하는 계곡을 방문한 적이 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어느 가을날, 좁은 계곡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느라 온 몸이 너덜너덜 헤어졌던 연어들. 허연 배를 드러내고 여기저기에 죽어있던 연어들. 측은함을 넘어 경이로움까지 느꼈던 모습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연어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그 위험한 여행을 하는 걸까? 은빛연어는 그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단순히 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여행의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태어나서 자라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고, 나이 들어 죽는 게 과연 우리 인생의 목적일까? 그건 너무 평범하잖아. 내 삶의 이유는 무엇일까? 산란터에 이르러 눈맑은연어가 은빛연어에.. 책 <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 지은이: 이광연 이 책은 수학자인 저자가 우리 삶의 바탕에 수학이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 쓴 것이다. 학창 시절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과 생물이었다. 반면 국어와 사회는 점수 받기 위해 억지로 공부하는 쪽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이과 성향인데 너무 일찍 전공이 정해지는 바람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 전공 분야도 좋아하고 잘했으니까 후회는 없지만 친구들처럼 다시 태어나도 똑같은 전공을 택하겠다는 마음은 솔직히 없다.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과는 아니었지만 이과적인 분야를 담당했으니 결국 자기 길을 찾아간 것일까? 학창 시절 친구들은 도대체 우리 전공에 왜 수학 공부가 필요하느냐고 했다. 수학적으로 접근하면.. 2022.01.21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날짜: 2022년 1월 21일 금요일 (맑음) 장소: CGV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그녀가 사랑한 것은 "그"였을까? 그의 "배경"이었을까? 사실 이것은 분리하여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나를 나 되게 하는 것은 상당 부분 나의 배경이니까. 나의 가치관이나 생각조차도 내가 자라온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파트리시아의 접근은 100% 의도적인 것이었지만 그녀의 사랑까지 100% 거짓이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본래 eros의 사랑은 배타적이고 요구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이 사람도 사랑하고, 저 사람도 사랑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순간 세상의 다른 모든 사람은 포기해야 한다. 또한 상대도 그러길 요구한다. 따라서 사랑이 불행하지 않으려면 소유가 아니라 헌신이 되어야 한다.. 2022.01.20 음악극 <그들, 열두 사도> 날짜: 2022년 1월 20일 목요일 (맑음) 장소: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창작성가페스티발 10주년 음악극을 보러 오랜만에 세종문화회관에 갔다. 사실 난 클래식 창작곡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선배의 작품이 발표되기 때문에 가게 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입장하기까지 무척 힘들었다.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디 음악회 가겠나? 는 12사도의 삶의 여정을 15명의 작곡가들이 음악극으로 풀어낸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12사도의 삶의 여정이라기보다는 신약 성경의 요약이라고 볼 수 있다. 합창단은 다 전공자들인 것 같은데 왠지 소리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체임버홀이라 그런가? 역시 합창 음악은 롯데 콘서트홀이 최고다. 하지만 테너 가수와 배우들은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 그리고 현대음악.. 책 <면장 선거>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는 , 에 이어 오쿠다 히데오의 이라부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다소 긴 4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있으며 적절한 교훈을 내포하고 있다. 가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며 읽고 난 후 ‘아, 그렇지.’하고 깨닫게 되는 책이라면 는 읽으면서 ‘응, 그렇지.’하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대놓고 교훈을 말하는 것보다는 뒤늦게 깨달을 수 있는 책이 좋다. 하지만 을 읽으며 곰곰이 자신을 반추하였다. 합리적인지 아닌지, 이성적인지 아닌지는, 논리적인지 아닌지는 나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어릴 적부터 시간적으로 타이트하게 사느라 효율성과 합리성을 따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도무지 이치에 맞질 않아요. 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은 납득할 수 없어요.”라는 안포의 말은 내 생각을.. 책 <인더풀>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를 읽은 후 오쿠다 히데오에게 반해 이라부 시리즈를 연달아 읽었다. 은 각각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 처럼 재기발랄함과 포복절도할 만큼의 위트는 없었다. 이 보다 2년 앞서 나온 소설이니 그만큼 완성도가 떨어지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번역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 비해 문체가 매끈하지가 않아 감칠맛이 나지 않는다. 또한 단어 몇 개를 바꿈으로써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해보이던 이라부가 느끼한 변태로 보이니 말과 글에 있어서 단어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를 읽기 전에 을 먼저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읽었을 텐데. 역시 한 번 높아진 눈은 낮추기가 힘들다. 책 <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Personal Intelligence) 지은이: John D. Mayer 지능이란 “한 개인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해결하는 인지적인 능력과 학습 능력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IQ(Intelligence Quotient)는 이러한 지능의 발달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그런데 지능이 무엇이고, 어떤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다. 감정적 지능(Emotional Intelligence)과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에 이어 가장 최근에는 성격지능(Personal Intelligence)이 나왔다. 이 책은 성격에 관심을 갖는 이유, 성격지능이 중요한 이유, 성격을 추론하기 위해 어떤 원칙들을 사용해왔는가에 대한 것이다. 성격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 이전 1 ··· 5 6 7 8 9 10 11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