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48)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빌러비드 (Beloved) 지은이: Toni Morrison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세서라는 흑인 여자 노예의 삶을 다루고 있다. 노예제도의 참상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나 과 일맥상통한다. 노예제도나 그와 비슷한 것들이 비단 미국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아니라 물건으로 다루어지던 인권 유린의 기억들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쉽사리 잊히지 않을 것이다. 특히 성적 노리개나 재산 증식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던 여자 노예들은 미치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이 도리어 이상할 정도이다. 근래 들어 "성적 감수성"이라는 말이 사용되는데 아마도 남자들은 성 폭행이나 성추행이 여자들의 삶을 얼마만큼 파괴하는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들은 여자가 아니므로. 그런 일을 겪은 모든 여자들에게 "살아줘서 고.. 책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아이들 때문에 보게 된 를 이제는 아이들보다 더 좋아한다. 아마 푸의 순수함을 통해 어린 시절 순수함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겠지? 사실 답은 언제나 간단하고 단순한데 어른들은 그것을 애써 복잡하고 어렵게 풀려고 하는 것 같다. 육체는 늙어가더라도 마음만은 때묻지 않을 수 있다면. "Everyday isn't happy, but happy things are always here." 책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The Course of Love) 지은이: Alain de Bottom이 책은 소설인가, 철학서인가, 심리학서인가, 상담일지인가, 에세이인가?에리히 프롬의 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은 라비와 커스틴이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결혼 생활을 영위해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실체를 예리하게 해부한 책이다."보통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은 단지 사랑의 시작이다."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나면 동화 속 이야기처럼 "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일 것이라고 믿는다.하지만 영원한 행복을 약속하는 소울메이트와의 결혼에 대해 저자는 유쾌하리만큼 해학적인 정의를 내린다.결혼: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기대에.. 책 <라이온의 간식> 지은이: 오가와 이토 이 소설은 말기 암 환자인 주인공이 호스피스 시설에 들어가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이야기이다. 시즈쿠는 서른 초반의 미혼 여성이다. 부모도 없고, 친척도 별로 없는 그녀는 남은 생을 세토우치 섬에 있는 라이온의 집에서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곳에서 음식은 치유의 도구이다. 특히 일요일 간식 시간은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들이 추억의 간식을 나누는 시간이다. 작은 디저트 하나로 삶을 나눌 수 있고 지나온 삶과 화해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 책은 삶이 어떠해야 하는 알려주며, 죽음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준다. 재작년에 세상을 떠난 시누가 생각났다. 이 책을 읽었더라면 시누의 마지막도 한결 평안했을 텐데. "행복은 정작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사.. 책 <천 개의 우주> (Creation Stories) 지은이: Anthony Aveni 이 책은 라는 부제에서 말해주듯 다양한 문화권에 존재하는 22개의 창조 신화를 소개하며, 신화와 자연환경이 어떻게 어우러져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천문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저자는 과학자들이 비합리적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창조 신화가 의미와 목적을 찾는 인간의 탐구 정신을 나타내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한다. 각각의 창조 신화는 각 지역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자연 환경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인간 존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나 또한 인간다움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상상력과 의미 부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당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창세기에 대한 저자의 이해는 그 자신 또한 과학자들과 같은 한계를 못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2022.04.21 영화 <로스트 시티> (The Lost City) 일시: 2022년 4월 21일 목요일 (맑음) 장소: 롯데시네마 가벼운 어드벤처 로맨틱 코미디. 브래드 피트가 주제 파악을 했는지 주인공으로 나오질 않아서 다행이다. 그런데 초반에 강렬하게 등장하더니 너무 맥없이 사라졌다. 산드라 블록의 자기 관리를 인정해줘야겠다. 허당끼 가득한 채닝 테이텀은 연기보다는 춤 실력이 더 눈에 띈다. 라든가 같은 뭔가 여운이 남는 로코는 이제 없는 것일까?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What Money Can't Buy) 지은이: Michael J. Sandel 이번에도 "역시 마이클 샌델이다!"라는 감탄이 나온다. 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시장 가치와 도덕적 가치에 대한 철학적 논쟁을 다루고 있다. 거의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시대, 그래서 돈이 우상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음으로 인해 빈부의 차이에 의한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또한 비시장 규범이 지배했던 삶의 영역에까지 시장 지향적 사고가 확대됨으로써 그 가치가 훼손되고 부패하게 되었다. 사고팔아서는 안 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시장의 영역은 전 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의 시대에 돈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상품화되어서는 안 되는 것들의 도덕덕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도덕.. 책 <포기하는 용기> 지은이: 이승욱 이 책은 정신분석학자가 제시하는 행복한 삶의 방법을 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주위 사람이나 사회로부터 주입된 가짜 욕망과 행복을 포기하고 참된 자아를 찾아 행복하게 살라는 얘기다. 인간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인식하는 개체는 자아가 아니라 타자(대부분 엄마)라고 한다. 나라는 존재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타자가 있어야 하고, 따라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사는 삶은 대부분의 경우 불행하다. 성공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그러한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씀으로써 불행한 것이라면, 다시 말해 내가 아니라 세상이 문제라면 "세상을 버리면 된다."고 한다. "세상을 버린다."는 말은 세상이 주는 거짓된 욕망을 버리.. 책 <공정하다는 착각> (The Tyranny of Merit) 지은이: Michael J. Sandel 마이클 샌델의 강의와 글이 왜 유명하고 인기가 있는지 알겠다. 근간을 파헤치는 예리한 분석과 아울러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주고 있기 때문에 소설을 읽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직역하자면 이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라는 부제 아래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며, 능력에 따라 성과를 배분한다는 능력주의가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공동체 의식을 무너뜨리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성공이 행운이나 은총의 결과가 아니라 전적으로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분투로 얻은 성과이기 때문에 '우리는 개인으로서 우리 운명의 책임자'라는 능력주의의 윤리는 승자의 오만과 패자의 굴욕이라는 문제를 가져옴으로.. 책 <문학과 예술의 문화사 1840~1900> (Eyes of Love) 지은이: Stephen Kern 라는 다소 긴 제목의 이 책은 인상주의 미술과 19세기 문학에서 묘사된 남녀의 눈을 도상학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당시의 남녀관계와 사회적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9세기 여성들은 남녀관계에서 흔히 생각하듯 수동적이고 나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많은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시각 자체가 남성적 지배와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남성들의 시각 중심주의가 여성을 대상화, 특히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이 "보이기 위한 존재"라는 개념은 남성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남성들을 의식하지 않으며 남성들에게 보여주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 책에서도 말하듯 여성은 (남성에게) 보이기 위한.. 2022.03.02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 (Nightmare Alley) 일시: 2022년 3월 2일 수요일 (맑음) 장소: CGV 이토록 슬프고, 이토록 무섭고, 이토록 아름다운 영화라니! 이 영화는 시작부터 슬프다. 시신과 집을 불태우고 떠나야 하는 남자의 사정은 무엇일까? 버스를 타고 가는 그의 표정은 흘러나오는 피아노 음악과 함께 이 영화를 관통해 흐르는 슬픔을 묵시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의 탐욕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와 같고, 바닥이 없는 우물과 같아서 그 입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빠져나올 수가 없다. 멈춰야 하는 줄 알면서도 주체성을 잃어버린 채 멈추지 못하고 파멸을 향해 계속 갈 수밖에 없는 모습이 숨 막히도록 무섭다. 진정한 자유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가 아니라 욕망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도덕적 의지에 반하는 것을 하지 않을 자유라는데..... 2022.02.23 영화 <언차티드> (Uncharted) 날짜: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맑음) 장소: 롯데씨네마 톰 홀랜드가 하도 떠오르는 샛별이라는 칭찬이 자자해서 를 보러갔다. 와 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 그런데 짜릿함이 떨어지는 건 내가 나이 먹었기 때문일까? 황당무계한 액션 때문일까? 정신없이 빠져들 만큼의 흡인력은 없는 것 같다. 계속 속편이 나올 것 같은데 마구 기다려지는 정도도 아니고. 세상만사 다 잊고 싶을 때 볼 만한 영화는 아니고, 그냥 심심할 때 킬링 타임용으로는 볼 만한 것 같다. 이전 1 ··· 4 5 6 7 8 9 10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