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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남쪽으로 튀어!>(Southbound)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네 번째로 읽은 오쿠다 히데오 소설이다.

빵빵 터지는 웃음보따리를 기대했는데 이건 완전 다르다.

이 책은 지로라는 6학년 남학생의 성장소설이다.

그런데 그 부모님이 전설적인 과격한 운동권 멤버에서 조직에 환멸을 느끼고 개인적으로 아나키스트적인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일반적인 성장소설과는 사뭇 전개 상황이 다르다.

그럼에도 부모와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건 인생을 모조리 걸어야 하는 일”이라는 말은 <사랑> 대신 다른 단어를 넣어도 적용될 것 같다.

내가 인생을 모조리 걸만큼 좋아했던 그런 대상이 있었던가?

나의 이성과 열정을 모조리 쏟아 부었던 그런 일이 있었던가?

자신의 신념에 모조리 인생을 거는 지로의 부모님들은 행복할까?

그들은 용감할 걸까? 아니면 무책임한 걸까?

처음엔 책은 잘못 고른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다소 따분하게 읽었지만 이리오모테 섬으로 이주한 후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나의 삶의 방식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였다.

아카하치는 누구보다 자유를 사랑하였습니다.

힘으로 인간을 억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영혼이 지금도 저 먼 남쪽에서 바람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p.s. 제목은 <남쪽으로 튀어!>보다는 <파이파티로마 섬으로> 또는 <파이파티로마 섬을 찾아서>가 더 나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