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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 <불안한 날들을 위한 철학> (Stand Firm)

지은이: Svend Brinkmann

 

"철학자가 들려주는 행복한 개인으로 사는 법"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덴마크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스벤 브링크만이 쓴 "안티 자기계발서"(?)이다.
발전과 성공을 강요하는 현대의 "가속화 문화" 속에서 현대인의 불안을 치료할 약으로 그는 스토아 철학을 처방한다.
웬 스토아 철학?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어진 현실 속에서 만족을 얻도록 하는 스토아 철학의 덕목들이 우리로 하여금 일상적 삶에서 더 깊은 충만감을 느끼도록 해주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끊임없는 변화에 발맞추느라 힘겹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1.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라.
2. 삶은 흠투성이라는 걸 받아들여라.
3. 때로는 과감히 '아니오'라고 말하라.
4. 감정의 노예가 되지 말라.
5. 멘토를 쫓는 대신 우정을 쌓아라.
6. 소설을 읽어라.
7. 당신이 뿌리내릴 곳을 찾아라.

1번을 빼고는 어찌 보면 너무 평범한 말들이고, 평범하기 때문에 쉽게 놓칠 수 있는 말들이다.
하지만 "'진정한 자아'같은 건 실체가 아니라 하나의 관념"이라거나 긍정의 심리학이 모든 실패 원인을 개인에게 돌림으로써 더 큰 불행을 야기할 수 있다는 말은 100% 수긍할 만하다.
자기계발서를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던 나에게는 "자기계발이니 자아실현이니 하는 허튼소리를 그만두면 우리 삶뿐 아니라 사회도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통쾌하기만 하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으면서 내가 스토아 학파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저자가 제시하는 "부정적 시각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내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으로 그동안 내가 쓸데없는 짓을 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ㅎ
그런데도 왜 난 불안도가 높은지 그것이 알고 싶다. ㅜㅜ

책을 읽고 나니 스벤 브링크만과 마이클 샌델이 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