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48)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The Mill on the Floss) 지은이: George Eliot 플로스 강변에 있는 돌코트 물방앗간의 소유주인 털리버 가의 흥망성쇠를 그리고 있다."심리적 리얼리즘의 선구"적인 소설이라고 하는데 특히 딸 매기의 내적 갈등과 투쟁에 대한 묘사가 압권이었다.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하다는 생각, 여자는 똑똑하면 안 된다는 생각, 여자에겐 자의식이 없다는 생각은 그 옛날 서양이나 동양이나 같았나 보다.성경을 몰랐던 동양은 그렇다 치더라도 신본주의 시대를 지낸 서양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남자가 충분히 똑똑하다면 하나님께서 왜 남자의 돕는 배필로 여자를 만들었겠는가? ㅋ우두머리는 행동가이고 참모는 지략가 아니던가?문득 생각해보니 남녀 차별이 전혀 없는, 오히려 아들보다 딸을 더 귀하게 여기는 집안에서 자란 것도 큰 복인 것 같다.덕분에 좀 오만방.. 책 <데일리 필로소피>(Daily Philosophy) 지은이: Ryan Holiday & Stephen Hanselman "아침을 바꾸는 철학자의 질문"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고대 스토아 철학을 현대인에게 실용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스토아학파는 흔히 금욕주의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이성주의라고 할 수 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라. 유혹을 거부하라. 보다 나은 것을 열망하라. 부정적인 것들, 해악을 끼치는 것들, 진실이 아닌 것들을 혐오하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비하라. 더 높은 자질로 이끄는 원칙들을 목적으로 삼아라.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라. 그리고 후자를 수용하라. 스토아 철학자들은 위와 같은 지침에 따라 본성이나 욕망을 억누르는 방법이 아니라 이성에 의해 합리적 선택을.. 2024.02.26 영화 <웡카> (Wonka) 날짜: 2024년 2월 26일 월요일 (맑음) 장소: 롯데시네마 어제 들개 코스를 헤매고 다녔더니 온몸이 쑤신다. 쉼이 필요해.~ 그래서 영화를 보러갔다. 이 내게는 책이나 영화 모두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기 때문에(내가 조니 뎁을 안 좋아하기도 한다.) 도 볼 생각이 없었는데 하도 평이 좋기에 속는 셈 치고 보기로... 일단 과는 분위기가 180도로 다르다. 은 좀 무서웠는데(?) 는 분위기이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도 있지만 그리 걸릴 정도는 아니고. 휴 그랜트가 연기한 움파룸파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무엇보다 뮤지컬이라 마음에 든다. 특히 누들과 웡카의 듀엣이 좋았다. 은근히 좋은 대사들도 많이 나온다. "순간의 선택으로 영원히 후회한다." "좋은 일은 모두 꿈에 시작했다. 그러니 꿈을 잃지 .. 책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Se una Notte D'Inverno un Viaggiatore) 지은이: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이 책은 하나의 메인 소설과 각기 다른 여러 개의 단편 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소설에는 숫자가 붙어있어서 숫자가 붙어있는 챕터만 따로 모아 읽고 그 사이사이에 있는 단편 소설들은 나중에 읽어도 된다. 그렇게 읽는 것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쉽다. 메인 소설의 내용은 글쓰기에 관한 것이다. 아니, 독서에 관한 것인가? 사심 없는 독서를 해 본 게 언제였던가? 내가 쓴 글과 연관 짓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책에 빠져 본 게 언제였던가? ... 글쓰기가 강요가 되고 독서의 기쁨이 끝나 버린 게 언제부터였던가? 저자는 일부러 독자의 집중력을 방해하려는 듯 메인 소설 사이 사이에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미완성의 단편 소설들을 끼워놓았는데 그 소설들은 앞.. 2024.02.12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날짜: 2024년 2월 12일 월요일 (맑음)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한국 근, 현대 미술사에서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유영국과 함께 한국적 추상화를 확립한 서양화가로 꼽히는 장욱진 회고전을 보러 갔다.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덕수궁으로 갔더니 사람들이 무지 많다.연휴에 고궁에 가는 사람들이 많구나.내가 안 돌아다녀서 몰랐네. 장욱진 회고전은 연휴인 오늘이 전시 마지막 날이라 진짜 관람객들이 많아서 줄 서서 기다리다가 들어가서는 밀려다녔다.우리나라 사람들이 미술을 이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네.설 연휴 동안은 무료라 덕수궁 입장료 1,000원과 미술관 입장료 2,000원 벌었다. ㅎ 전시실은 1층에 2개, 2층에 2개 있다.1관에는 초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관에는 주로 60년대 작품들로 "장욱진".. 2024.02.11 영화 <아가일>(Argylle) 날짜: 2024년 2월 11일 일요일 (맑은 후 흐림) 장소: CGV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매튜 본 감독이 비슷한 영화를 또 만들었다고 하여 지난달부터 이 개봉하기를 기다렸다가 설 연휴에 보러 갔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군. 시작부터 취향 저격이다. ㅎ 사람 죽이는 장면들이 이렇게 재미있고 유쾌해도 되나? 댄스 장면과 스케이트 장면은 앞으로 많이 패러디될 것 같다. 날씬하고 세련된 007 걸 유형의 스파이가 아니라 뚱뚱한 여성 스파이가 나오는 것도 좋았다. 그 뚱뚱한 몸매에 유연함은 뭐임? 대놓고 드러내는 유치함도 좋고, 밋밋하지 않은 반전 스토리도 좋고, 절로 몸이 움직이게 되는 음악들도 좋고, 마스코트인 뚱냥이도 귀엽고. 내 수준에 맞는 영화라 혼자 손뼉 치며 실컷 웃다가 나왔다. 역시 영화는 .. 2024.01.20 영화 <마이 올드 오크> (My Old Oak) 날짜: 2024년 1월 20일 토요일 (흐리고 때때로 비) 장소: 메가박스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를 보았다. 지속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다루어온 켄 로치 감독이 이번에는 폐광촌의 남겨진 사람들과 시리아 난민들의 만남을 다루고 있다. 가난한 마을에 들어온 가난한 사람들. 서로 다른 약자들이 만났을 때 서로 도우며 살아가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더 약한 자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 우리 모두 이 땅에서 나그네임을 생각한다면 좋으련만. 나그네 대접하기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어떤 사람들은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천사들을 대접했습니다. (히브리서 13:2 우리말성경) 몇 몇 사람들의 노력으로 갈등하고 반목하던 두 공동체는 서로를 이해하고 .. 2024.01.12 영화 <인투 더 월드> (Migration) 날짜: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맑음) 장소: 롯데시네마 금요일 조조 영화, 오늘도 단독 관람이다. ㅎ 본 영화가 시작되기 전 미니언즈가 나오는 이라는 짧은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이후 상영. 오랜만에 내 수준에 맞는 영화를 보았다. 사실 애니메이션이라고 수준이 낮은 것은 아니다. 전달 형식만 다를 뿐이지 전하는 내용은 더 심오할 수도 있다. 그런데 똑같은 내용이라도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난 더 감동(?)이 되는 것 같다. 철없는 사람이라 그런가? ㅎ 는 청둥오리 가족이 안전한 연못을 떠나 자메이카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돌아갈 집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가? 돌아갈 곳이 없으면 방랑이겠지. 하지만 미지의 세계를 향해 간다는 것은 짧은 여행과는 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소개하기에는 상당히 늦었지만 2022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임윤찬이 우승하였다. 2017년에 열린 제15회 콩쿠르에서는 선우예권이 우승하였다. 연달아 한국 연주자들이 우승을 한 것이다. 특히 임윤찬은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애정하는 연주자는 선우예권인데 임윤찬이 천재 피아니스트라고 하도 난리들을 치기에 비교하여 들어보았다. 먼저 임윤찬은 제스처가 너무 없어 놀랐다. 나도 과도한 제스처는 싫어하지만 경직되어 있는 듯이 보여서 그가 연주하는 동안 내 몸에도 힘이 잔뜩 들어갔다. 패기로 똘똘 뭉쳐있지만 여유가 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반면 선우예권의 연주는 한결 편안하게 들린다. 완급 조절이 잘 되고 있어 그야말로 음악이 흘러간다는 느낌이 든다.. 2023.12.29 영화 <리빙: 어떤 인생>(Living) 날짜: 2023년 12월 29일 금요일 (맑음) 장소: 메가박스 은 일본 영화 를 리메이크한 영화이다 에서 능글맞게 노래하던 한물 간 저질 가수 역의 빌 나이가 이 작품에서는 죽음을 앞두고 가슴 먹먹하게 노래하는 시청 직원으로 나온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잘 살아온 사람이 죽음도 잘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삶과 죽음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나는 잘 살아왔을까? 어려서부터 엄마에게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을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것이 내 삶의 모토가 되었다. 후회하지 않도록 순간순간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 그렇게 하루가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2023.12.18 연합뉴스TV 개국12주년 송년음악회 날짜: 2023년 12월 18일 월요일 (맑음) 장소: 롯데콘서트홀 오랜만에 잠실 나들이이다. 초대권이 있어 롯데콘서트홀에 갔다. 부천시향과 손민수, 임선혜가 연주하는 음악회이다. 요즘은 수도권이나 대도시 시향은 다 실력들이 좋지만 부천 시향은 오래전부터 괜찮은 교향악단이었다. 지방 도시뿐만 아니라 요새는 연주자들이 갈 곳이 없어 저 멀리 남해안까지 간다는 말을 들었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연주자들은 그만큼 고달파졌다. 일단 롯데콘서트홀은 음향이 훌륭하니까 점수 따기 좋은 곳인데 연주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 . 손민수와 임선혜도 검증된 연주자들이니 시간 낭비는 아닐 것이다. 1부에서는 손민수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를 연주하였다. 깔끔하게 잘 연주했는데 왜 "황제"가 "왕"으로 들리지? 베토.. 2023.12.07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Twist Calm & Passion) 날짜: 2023년 12월 7일 목요일 (대체로 맑음) 장소: 롯데시네마 평창 박지산을 가는 날인데 딸내미 생일이라 취소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 2001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국내에서는 2003년에 개봉되었다. 으레 모든 애절한 연애 영화가 그러하듯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의 이야기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있을 것이고, 잊지 못하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것이다. 자고로 사랑은 타이밍이다. 예전에는 가슴 먹먹해하며 읽었던 소설인데 왜 지금은 이리 지루하고 촌스럽게(?) 느껴질까? 내가 늙었나? 아니면 너무 뻔해서일까? 어차피 사랑이란 게 뻔 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한 것 같다. 두오모 성당 종탑에서 설마 아오이가 나타나지는 않겠지? 했는데 어김없이 나타난다. 공원에서 현악사중.. 이전 1 2 3 4 5 6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