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이 책은 하나의 메인 소설과 각기 다른 여러 개의 단편 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소설에는 숫자가 붙어있어서 숫자가 붙어있는 챕터만 따로 모아 읽고 그 사이사이에 있는 단편 소설들은 나중에 읽어도 된다.
그렇게 읽는 것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쉽다.
메인 소설의 내용은 글쓰기에 관한 것이다.
아니, 독서에 관한 것인가?
사심 없는 독서를 해 본 게 언제였던가?
내가 쓴 글과 연관 짓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책에 빠져 본 게 언제였던가?
...
글쓰기가 강요가 되고 독서의 기쁨이 끝나 버린 게 언제부터였던가?
저자는 일부러 독자의 집중력을 방해하려는 듯 메인 소설 사이 사이에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미완성의 단편 소설들을 끼워놓았는데 그 소설들은 앞 챕터에서 여자 주인공이 요구하는 유형의 소설이다.
실험적이긴 하지만 주인공이 느끼듯 과히 유쾌하진 않은 경험이다.
그러고 보니 저자가 의도한 대로 주인공과 독자인 나는 하나다.
이 책을 읽기가 혼란스럽다면 뒤편의 작품 해설에 이 책의 구조가 설명되어 있다.
특히 326~328쪽에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작품해설의 도움을 받아도 좋을 것 같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심 없는 음악 감상을 해 본 게 언제였던가?
분석하지 않고 그저 음악에 빠져 본 게 언제였던가?'
무엇이건 아마추어일 때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