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0년 1월 18일 토요일 (흐린 후 맑음)
산행코스: 남구 선착장 ~ 남쪽 전망대 ~ 천황봉(정상) ~ 투구봉 ~ 임도 삼거리 ~ 남구 선착장
산행거리: 9.7km
산행시간: 08:31 ~ 12:25
산행트랙:
등산지도:
웃풍이 있어 추울까 봐 걱정이었지만 방이 찜질방 수준으로 펄펄 끓어 나중에는 난방을 꺼야 할 정도였다.
방도 덥고, 매너 없이 방 안에서 무려 1시간 가까이 통화하는 사람 때문에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새벽 4시에 일어났다.
5시에 달아항에 있는 <달아정해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북어해장국과 생선구이가 나왔다.
와, 아침부터 이렇게 먹어?
하여튼 후리지아 대장을 따라다니면 먹는 건 잘 먹는다.
식사 후 통영항으로 가서 7시에 두미도행 배를 탔다.
뜨끈한 선실에서 한숨 자고 두미도 남구항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였다.
두미도 남구항
마린리조트센터에 점심에 먹을 도시락을 맡기고 임도를 따라 남쪽 전망대까지 갔다.
오늘 날씨가 맑다고 했는데 오후에는 맑아지려나?
전망대 맞은편 등산로로 올라간다.
천황봉까지 계속 올라간다.
이곳에도 동백나무가 정말 많다.
이쪽 섬들에는 모두 동백나무가 많은가 보다.
등산로 입구에서 바라본 천황산
조망터를 지나 계속 올라가면 <전망 좋은 곳>이 나온다.
전망 좋은 곳
이후 등로는 잠시 편안해진다.
하지만 앞에 보이는 천황봉은 천황봉이란 이름이 붙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부를 지나 다시 가파르게 올라간다.
천황봉은 암봉이라 왼쪽으로 우회하여 올라갔다.
밧줄 구간을 지나면 천황봉 정상이다.
높은 만큼 조망도 좋다.
가슴이 뻥 뚫리듯 시원하다.
천황봉(천황산) 정상
천황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짧은 직벽 밧줄 구간을 지나야 한다.
조심스레 내려갔다.
이후 등로가 희미하여 알바를 좀 하였다.
리본을 보며 가다 보니 너덜길을 계속 내려가고 있었다.
이쪽이 아닌데...
다시 올라가서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는 왼쪽으로 가니 천황봉 암벽이 나오고 사람들이 암벽을 내려오고 있었다.
알바를 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위험한 암벽을 돌아내려 가 다행이었다.
암벽을 가로지른 후 가파르게 내려간다.
이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지 등로도 희미하고 길도 안 좋다.
안부에 내려선 후 다시 올라간다.
뒤로는 내려온 천황봉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보였다.
지나온 천황봉
또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면 커다란 바위를 만난다.
이게 투구봉인가?
이 바위는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올라간다.
이후로는 심한 오르내림은 없다.
하지만 등로가 분명하지 않고 암릉을 피해 가파른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등 좋은 길은 아니다.
한참 가다 보니 지도에 투구봉이라고 표시된 곳이 나왔다.
정상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고 암봉도 없어 여기가 투구봉이 맞는지 모르겠다.
투구봉 정상(?)
계속 내려가다 임도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일주도로를 따라간다.
마린리조트센터까지 가서 산행을 끝내니 12시 25분이었다.
임도 삼거리
북구 선착장
두미도 주민들은 섬이 개발되거나 외지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청정지역으로 남길 원한다나?
멍 때리며 앉아서 파도 소리를 듣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이곳에 있으니 육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상관없이 단순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그래서 식당도 없고 상점도 없단다.
그나마 남구항에 있던 마린리조트센터도 이장과 마찰이 생겨 이장이 전기를 끊어버리는 바람에 장사를 못한다고 한다.
헐, 이장 권력 대단하네!
하여튼 나라가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까지 흐려지나 보다. ㅜㅜ
맡겨뒀던 도시락을 먹고도 2시간 30분 이상이 남았는데 딱히 섬에서 할 일도 없고 갈 데도 없다.
두미도에는 순둥이 누렁개가 있다.
어찌나 사람들을 잘 따르는지 모른다.
한 번 소리 내어 짖는 걸 못 보았다.
우리랑 같이 천황봉까지 올라갔으니 산행 실력도 보통이 아니다.
공기 좋은 곳에서 마음껏 뛰어노니 도시의 개들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아무리 좋은 옷을 입고 다닌다 해도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
누렁이와 놀고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리다 오후 3시 40분 배를 타고 통영으로 나갔다.
통영항
이틀 동안 춥지 않고 날씨가 좋아 기분 좋은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섬에 있으니 확실히 힐링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난 체력이 약해서 그런지 좀 피곤하다.
좋기는 한데 무박이나 1박 2일 섬 산행을 자주 다니지는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