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9년 9월 10일 화요일 (약간 흐림)
산행코스: 동읍파출소 ~ 촛대봉 ~ 정병산 ~ 수리봉 ~ 내정병봉 ~ 우곡사
산행거리: 5.6km
산행시간: 11:30 ~ 15:20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 주말 태풍 <링링>이 한바탕 한반도를 휩쓸고 갔다.
내가 사는 지역은 "그냥 바람 좀 세네." 하는 정도였지만 피해가 심한 지역도 많은가 보다.
가뜩이나 조국 때문에 조국이 싫어지는 판에 자연재해까지 겹치니 더 마음이 안 좋다.
열불 나는 가슴을 식히려 토요일에는 <링링>이랑 함께 청계산 산행을 하였다.
세찬 바람 소리가 좀 무섭기는 했지만 등산객이 하나도 없어 호젓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주까지도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 긴장을 했는데 다행히 오늘 남쪽에는 비가 안 온단다.
그나저나 창원까지 가려면 한참 가야겠네.
요새 다시 허리가 안 좋아져서 고생이라 테니스 공으로 만든 땅콩볼을 허리에 대고 앉아 있었더니 훨씬 허리가 편했다.
무릎을 묶고 앉아있어도 좋다는데 난 그건 불편해서 못하겠더라.
여러 가지로 부실한 몸이 주인 잘못 만나 고생이 많네. ㅜㅜ
동업파출소 앞에서 내려 동읍교회 쪽으로 올라가다 창덕중학교 앞에서 왼쪽으로 간다.
이후 동읍체육관 오른쪽으로 가서 남해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쪽으로 가도 용정사가 나온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쪽으로 가고 있었다.
왜 난 꼭 이럴 때 청개구리 기질이 나오는 걸까?
왼쪽으로 가니 도덕정사가 나왔다.
도덕정사에 있는 보살에게 등로를 물어보았더니 절 뒤로 올라가라고 한다.
차라리 모르면 모른다고 하지. ㅜㅜ
결과적으로는 초반부터 알바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희미하게 등로가 보이는 듯싶었는데 이내 사라져 버려서 무작정 위로 올라갔다.
길도 없는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느라 여기저기 긁히고, 물어뜯기고 난리도 아니다.
게다가 여름이 다시 왔는지 덥기는 왜 그리 더운지...
오늘 산행이 쉽다고 하셨는데 제대로 운동량 채우겠네.
그렇게 무식하게 가파른 길을 올라가다 보니 암벽이 보여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그랬더니 거기에 등로가 있었는데, 그 길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길을 찾은 게 어디야?
등로를 따라 계속 가파르게 올라간다.
전망대도 있지만 오늘 날씨가 그다지 맑지 않아서 조망이 별로다.
알바하느라 초반에 힘이 다 빠져버려 힘들게 올라갔다.
가다 보니 암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위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제대로 온 우리 일행이었다. 이후로는 능선을 타고 가는 거라 어렵지 않다.
능선에서는 좌우 조망이 좋았다.
오른쪽으로 장복산, 웅산, 천주산, 무학산이 다 보이는데 오늘 날씨가 조금 아쉽다.
지나온 능선(화살표가 올라온 길)
이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갈림길을 지나면 바로 앙증맞은 정상석이 있는 정병산 정상에 도착한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갈림길
산불감시초소에서 정병산 정상 가는 길
정병산 정상
정상 아래에 있는 전단 쉼터에서 점심을 먹었다.
미소나무님이 가지포도라는 것을 줬는데 모양은 좀 징그럽지만 달고 맛있었다.
전단 쉼터
가지포도
철없는 철쭉을 지나고, 사랑나무를 지나고, 헬기장을 지나면 긴 데크 계단이 나온다.
저 아래 수리봉과 가야 할 멋진 능선이 보였다.
헬기장
수리봉과 가야 할 능선
긴 계단을 내려갔다가 살짝 올라가면 수리봉에 도착한다.
그런데 보기에는 계단을 내려온 저 봉우리가 수리봉 같은데?
계단을 내려온 봉우리
수리봉 정상석
이후 또 한 번 계단을 내려간다.
이후 잔 봉을 세 개 정도 넘으면 내정병봉에 도착한다.
역시 조망이 좋은 곳이다.
지나온 봉우리(오른쪽 작은 봉우리가 수리봉 정상석이 있는 곳)
내정병봉 정상
내정병봉부터는 계속 내리막이다.
체육시설이 있는 길상사 갈림길을 지나 계속 내려가면 우곡사 갈림길이 나온다.
원래는 용추고개를 지난 후 우곡사로 내려가야 하는데 블로그를 검색해보면 다들 그곳에서 하산하기에 이쪽 길은 어떤가 궁금한 마음에 이곳에서 내려가기로 했다.
초반에는 좀 가파르지만 말뚝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아 그다지 험하지는 않았다.
우곡사는 오래된 절처럼 보였다.
절 마당에 약수터가 있는데 차를 타고 물을 받으러 온 주민들이 많았다.
우곡사 화장실도 깨끗하고 좋다.
우곡사
오늘은 올라갈 때, 내려갈 때 모두 지름길(?)을 이용했더니 산행거리가 무척 짧았지만 초반에 알바를 하느라 칼로리 소모는 꽤 된 것 같다.
앞으로 열흘 동안은 푹 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