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3월 31일 금요일 (흐린 후 비)
산행코스: 이천 의병전적비 ~ 동원대학교 ~ 정개산 ~ 천덕봉(원적산) ~ 원적봉 ~ 낙수제 ~ 백사산수유마을
산행거리: 10.1km
산행시간: 10:00 ~ 14:40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주에는 추읍산에 갔다가 산수유마을을 구경하고, 오늘은 정개산, 원적산에 갔다가 산수유마을을 구경함으로써 올해 산수유 꽃구경을 뿌리 뽑았다. ㅎ
판교역에서 경강선을 타고 40여분 만에 신둔도예촌역에서 내렸다.
작년 9월 경강선이 개통되었으니까 아직 1년도 안된 새내기 노선이다.
따라서 역들이 깨끗하고 좋았다.
그런데 신둔도예촌역은 너무 외진 데에 있어서 역만 좋지 주변이 좀 썰렁하다.
버스도 별로 안 다니고, 택시도 없고.
버스를 타고 동원대학교까지 가려고 했는데 버스 시간표를 보니 그거 기다리다가는 해질 것 같아서 그냥 걸어가기로 하였다.
뭐, 2km 정도밖에 안 되니까.
신둔도예촌역을 나와 왼쪽으로 가면 원앞들 삼거리이다.
이곳에서 왼쪽 동원대학교 방향으로 걸어갔다.
조금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길이 있다.
그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큰길(경충대로)과 만나게 된다.
바로 넉고개이다.
넉고개에서 다시 오른쪽 윗길로 올라가면 이천 의병전적비와 이천 <걷고 싶은 둘레길>이 나온다.
이천의병전적비
둘레길을 계속 따라가다 범바위 약수터에서 정개산으로 갈 수도 있고, 둘레길 중간에서 동원대학교로 빠져 정개산으로 갈 수도 있다.
아직은 둘레길을 걸을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동원대학교로 갔다.
동원대학교
맨 오른쪽에 있는 건물(새천년관) 우측으로 등산로가 있다.
주능1봉까지 매우 가파른 오름길이다.
동원대학교가 정개산 기슭에 산을 깎아 만든 학교이다 보니 사실 동원대에서 올라가는 길은 제대로 된 등산로일 수가 없다.
하지만 앵자지맥을 이으려는 사람들은 넉고개에서부터 능선을 이으려고 할 터이니 학교를 통과해 산을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원대학교 뒤편 절개지 위를 따라가는 길이라 상당히 가파르고 좁다.
다음번에 또 정개산을 온다면 그냥 범바위 약수터에서 올라가는 등산로를 택해야겠다.
주능1봉에 도착하면 오른쪽으로 범바위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난다.
주능1봉 정상
위 사진에서 <등산로 폐쇄> 안내판 쪽이 올라온 등산로이다.
범바위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길은 어떨까 내려다보았는데 그쪽도 만만할 것 같지는 않았다.
범바위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길
주능1봉에서 500m 가면 봉현리 갈림길이 나온다.
이후로 갈림길이 여러 번 나온다.
동네 사람들이 이 산에 자주 올라올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산도 아닌데 왜 그렇게 올라오는 등산로가 많은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정표가 너무 자주 있어서 절대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이곳에서 100m 가면 주능2봉이다.
주능2봉
주능2봉에서 300m 정도 가면 남정리 갈림길이 나오고,
이후 철탑은 지나 계속 올라가면 정개산 정상에 도착한다.
이 산이 그다지 높진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쉬운 산은 아닌 것 같다.
잔 봉들을 여러 개 넘어야 하는데, 짧지만 가파르게 올랐다가 가파르게 내려가길 반복한다.
정개산 정상까지 가는데 봉우리를 세 개 넘어야 했다.
정개산/소당산 정상
정개산은 소당산이라고도 한단다.
오후 3시경부터 내린다는 비는 아침부터 내리고 있었다.
이슬비라서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을 정도는 아니지만 "낙수물에 바위 뚫린다."고 시간이 지나니 제법 옷이 젖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조망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너른 이천 평야가 보이고 원적산에 이르는 능선도 멋있게 보일 수 있을 텐데.
아쉬운 마음으로 정개산 정상을 내려가 원적산을 향하여 갔다.
봉현리 갈림길을 지나면 가파른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
지석리 갈림길을 지나 다시 올라간다.
골프장 갈림길을 지나서 또다시 가파르게 내려간다.
도암 사거리에 도착한 후 다시 힘들게 올라가면 주능3봉에 도착한다.
주능3봉 정상
주능3봉이 정개산 정상보다 높다.
왜 여길 정개산 정상으로 삼지 않았을까?
조망 때문인가?
주능3봉에서 잠시 내려가면 장동리 갈림길이 나온다.
다시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올라가면 만선리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이 참 많기도 하다.
이후 묘 2기가 나오는데 왜 그런지 모두 묘를 나뭇가지로 가려놓았다.
상당히 손질이 잘된 묘들이라 일부러 나뭇가지들을 갖다 놓은 것 같은데 야생 동물들 때문에 그런가?
곧이어 천덕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천덕봉
휘어진 나무를 지나면 또다시 가파른 내리막이 나온다.
그리고 또다시 올라간다.
오늘 참으로 여러 번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 같다.
오르내림이 많아 산 높이에 비해 쉬운 산은 아니다.
대간 산행이 끝난 후 이렇게 잔 봉들을 많이 넘기는 오늘이 처음 아닐까 싶다.
민둥 지역이 나타나면서 <군부대 실사격훈련장>이라는 경고문이 나타난다.
오늘은 비가 와서 사격 훈련이 없는지 조용하다.
적어도 총알에 맞을 일은 없겠다. ㅎㅎ
헬기장을 지나 민둥 지역을 올라가는 길 왼쪽으로 골프장이 보인다.
그린힐CC이리라.
헬기장 위 봉우리에 올라서니 앞으로는 천덕봉이 보이고, 뒤로는 지나 온 능선이 보이고, 오른쪽 아래로는 군 사격훈련장이 보였다.
군 사격훈련장
날이 덥거나 햇볕이 따가운 날이었다면 천덕봉으로 올라가는 이 길이 상당히 고역이었겠지만 오늘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망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걷기에는 아주 좋은 날이다.
천덕봉에는 헬기장과 두 개의 정상석이 있었다.
천덕봉(원적산) 정상
이곳에서 비박들을 많이 한다고 하던데 정말 비박하기 좋은 장소이다.
천덕봉에서 앵자봉으로 가는 길이 앵자지맥이다.
천덕봉을 내려서 원적봉으로 향하였다.
내려갔다가 헬기장을 지나 올라가면 원적봉이다.
어느 산객의 블로그를 보니까 푸르른 날에 찍은 이 길이 너무 예뻤다.
많이 덥기는 하겠지만 산이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었을 때 다시 한 번 와봐야겠다.
지나온 능선
원적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처음 보는 꽃이 있었다.
호랑버들이란다.
호랑버들
원적봉에도 헬기장이 있었다.
이 산에 헬기장이 4개나 있네.
모두 좋은 비박 터이다.
원적봉 정상
천덕봉에서 내려온 길
저 아래에는 산수유 축제장이 보였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가 않는데 육안으로는 노란 산수유나무들도 보이고 다음 주 축제를 위해 미리 쳐놓은 하얀 천막들도 보였다.
원적봉을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 낙수제 방향으로 내려간다.
다소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서 왼쪽으로 영원사 갈림길이 몇 번 나온다.
원적봉에서 1km 정도 내려가면 낙수제 삼거리가 나온다.
낙수제는 폭포인데 이곳은 낙수제 상단 부근이다.
낙수제 삼거리
낙수제 상단을 건너 왼쪽으로 돌아서 내려가다가 낙수제를 보기 위해 오른쪽 사면을 내려가 보았다.
길도 없는 곳을 내려가느라 고생 좀 했지만 보람은 있었다. ㅎ
나중에 보니 낙수제가 2단으로 되어있는데 이곳은 낙수제 중간에 해당하는 부분이었다.
낙수제 상층
다시 등산로로 돌아가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게 된다.
그리고 그곳이 낙수제 1층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낙수제 하층
이후 완만해진 길을 따라 내려가면 백사 산수유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임도는 산행 시작할 때 만났던 이천 <걷기 좋은 둘레길>이다.
그동안 이슬비처럼 내리던 비는 산행이 끝나자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서둘러 우산을 꺼내 쓰고 걸어갔다.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면 산수유 군락지가 나온다.
봄비에 젖은 노란 산수유 꽃들이 꿈속인 듯 아련하게 보였다.
이천 산수유가 지난주에 본 양평 산수유보다 더 예쁜 것 같다.
그동안 더 만개해서 그런가?
마을로 내려가 팔각정에서 배낭 정리를 하고 비에 젖은 겉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화물차가 한 대 지나가는 것이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저씨!"하고 외쳤다.
맘씨 좋은 기사님께서는 차를 세워주셨고 자신이 갈 방향과 다른 데도 불구하고 신둔도예촌역까지 태워다 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드리는 사례비도 극구 사양하였다.
요새 시골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던 참이었는데 오랜만에 고마운 분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작은 친절로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동원대에서 주능3봉까지는 짧지만 가파른 오르내림이 많아 재미없었지만 천덕봉에서 원적봉 사이의 민둥 지역을 걷는 재미로 오늘 산행은 백 점짜리가 되었다.
내려와서 본 만개한 산수유도 산행의 기쁨을 더해주었다.
철쭉이 필 때, 산이 푸르렀을 때 다시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