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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7.04.04 (여수) 영취산(510m)

산행일시: 2017년 4월 4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돌고개 ~ 가마봉 ~ 진례봉(정상) ~ 봉우재 ~ 시루봉 ~ 영취봉 ~ 흥국사 ~ 중흥저수지 주차장
산행거리: 7.2km
산행시간: 11:20 ~ 16:00
산행트랙:

(여수)영취산__20170404.gpx
0.12MB

등산지도:


몇 년 전부터 벼르던 여수 영취산 진달래를 보러 갔다.

들머리인 돌고개에 도착하니 진달래로 뒤덮인 영취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때를 잘 맞춰 왔나 보네. ^^

진달래뿐만 아니라 벚꽃도 만개해있었다.

확실히 남쪽이라 따뜻한가 보다.

 

축제가 끝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진달래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축제 때에는 정말 인산인해였을 것 같다.

돌고개에서 정상인 진례봉까지는 1.9km이다.

금방 가겠네.

전체 거리가 7km 정도밖에 안되는데 대장님께서 시간을 5시간 30분이나 주셨다.

기어가도 될 것 같다. ^^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돌고개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한 산은 아니었다.

돌고개에서 임도를 따라가다 산길로 접어드는데, 임도건 산길이건 가마봉까지 지독한 경사의 오르막이다.

얼마나 가파른지 종아리 근육이 찢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의 기다시피 하며 올라갔다.

어쨌든 기어가긴 하네.

산허리에는 산을 한 바퀴 빙 도는 임도가 있었다.

 

오른쪽으로 이 임도를 따라 가면 봉우재로 가게 되고, 왼쪽으로 가면 골명재로 가게 된다.

가마봉은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로 올라가게 되며 초입에는 산신제단이 있었다.

워낙 가파르게 올라왔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와도 여수산업단지가 다 내려다보였다.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가마봉 사면의 진달래 군락지와 여수산단이 잘 보이는 곳이다.

 

                 여수산업단지

올라가는 길 왼편 아래쪽으로는 벚나무 군락지가 보였다.

 

진달래 꽃등길에 도착하면 골명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골명재에서 올라오는 길이 더 짧은데 경사도는 어떨는지 모르겠다.

 

멀리 보이던 진달래 군락지가 바로 코앞에서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 정도면 만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정상 부근은 조금 덜 폈겠지만 정상 부근이 만개하면 산 아래는 꽃이 지겠지.

이번 주말이 조금 더 절정일지 모르겠지만 내일부터 비가 온다니까 꽃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오늘이 최적기라는 얘기. ^^

가마봉이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가마봉

오늘은 시간이 많으니까 전혀 서두를 이유가 없다.

점심도 느긋하게 먹고, 사진도 많이 찍고.

산행을 이렇게 해야지, 무슨 쫓기는 사람들처럼 밥도 서서 허겁지겁 먹고 미친 듯이 내달릴 필요가 있나?

이제 그런 산행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

가마봉에 올라가니 원상암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

그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조금 더 완만해 보이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가마봉 아래 이정표

                  맨 오른쪽 길이 원상암에서 올라오는 길

가마봉에는 넓은 데크가 있었다.

그 넓은 데크가 점심을 먹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가마봉에서는 개구리바위, 진례봉, 봉우재, 시루봉, 영취봉, 그 뒤로 뾰족한 호랑산과 산허리를 도는 임도가 보였다.

 

                 가마봉 정상

                 가야 할 능선

                  여수산업단지와 이순신 대교

가마봉에서 정상인 진례봉까지는 600m만 가면 된다.
개구리바위에서 진례봉까지는 암릉 구간이지만 계단이 설치되어있어 그런대로 편하게 갈 수 있다.

 

                 진례봉 아래에서 뒤돌아본 가마봉과 게구리바위

정상 부근의 진달래는 동쪽은 거의 만개를 하였고 서쪽은 아직 많이 안 피어 있었다.
정상에 도착하니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다.

그 와중에 먼저 찍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큰 소리가 나기도 하였다.

여러 번 시도한 끝에 간신히 정상석만 찍을 수 있었다.

 

                  진례봉(영취산) 정상

옛 문헌에는 439m봉인 영취봉이 영취산으로, 510m봉인 진례봉이 진례산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영취봉과 진례봉을 합하여 영취산이라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냥 원래대로 놔뒀으면 좋겠는데 왜 산을 마음대로 합치냐고요!

진례봉에서 봉우재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만큼 가파르다.

내려가는 길 중간에 도솔암과 동굴이 있었다.

도솔암은 갔다 온 사람들이 별 볼일 없다고 하여 skip하고 왼쪽에 있는 동굴로 가보았다.

입구가 여러 개 있고 안이 꽤 넓은 동굴이었다.

동굴 내벽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 동굴 오른쪽으로 동자승바위가 있다.

 

동자승바위

다시 등로로 돌아가 봉우재로 내려갔다.

봉우재로 내려가는 길가에는 진달래만으로는 아쉬워 제비꽃들이 피어있었다.

 

봉우재 넓은 공터에는 식당과 화장실이 있고 차들도 주차되어 있었다.

 

봉우재

봉우재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계속 산행을 할지 하산을 할지 고민을 하였다.

진달래를 충분히 본데다 영취봉에는 정상석도 없고 별로 볼 것도 없다고 하니 내려가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산행 거리가 너무 짧고 시간도 많이 남아있었다.

족히 30분은 고민을 하다 영취봉까지 가보기로 하였다.

 

시루봉으로 가는 길

시루봉으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헬기장에는 영취산의 유래에 관한 안내판이 있었다.

 

헬기장을 지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가마봉에서부터 지나온 길과 산허리를 감도는 임도가 보였다.

 

곧이어 시루봉에 도착하였다.

 

시루봉 정상

시루봉도 볼 만하네.

시루봉에서부터는 걷기 좋은 능선 길인 데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 조용하게 산행할 수 있었다.

헬기장을 지나서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고 나면 영취봉에 도착한다.

 

시루봉 아래 헬기장에서 바라본 시루봉

영취봉에는 돌탑들이 많이 있었다.

 

영취봉 정상

흥국사는 영취봉에서 1시 방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암봉을 하나 우회하고는 원동천 계곡을 만날 때까지 너덜길이 이어졌다.

 

너덜 내리막을 무지 싫어하지만 오늘은 시간이 많아 천천히 내려가니 그나마 괜찮았다.

봉우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원동천 계곡에는 생각보다 물이 많았다.

차가운 계곡물로 올해 첫 탁족을 했다.

 

봉우재에서 내려오는 길

넓고 편안한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돌탑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양 각색의 돌탑들이 서 있었다.

가히 돌탑 민족이라 부를 만하다.

 

돌탑 행렬이 끝날 무렵 상사화 군락지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상사화 군락지를 지나 정상까지 갈 수 있나 보다.

곧이어 흔들바위가 나오고 다시 한 번 돌탑 공원을 지나면 흥국사가 나온다.

 

흔들바위

벚꽃이 만발한 흥국사는 꽤 큰 절인데 공사 중이라 어수선하였다.

 

흥국사

아직도 시간이 1시간 이상 남아 매표소 앞에 있는 식당에서 해물파전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 중흥저수지 주차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귀경하였다.

 

날씨도 좋았고, 진달래도 만개하였고, 산행 시간도 널널하였고, 행복하고 감사한 하루였다.

(여수)영취산__20170404.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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