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2월 17일 금요일 (맑음)
산행코스: 과학기술표준원 ~ 6봉능선 ~ 연주암 ~ 케이블카능선 ~ 보건소능선 ~ 과천 시청
산행거리: 6.9km
산행시간: 9:50 ~ 15:55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늘은 중3 때 담임선생님이었던 흰마루 선생님과 관악산을 가기로 하였다.
가볍게 향교에서 올라가 케이블카능선으로 내려온 다음 과천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여 도시락도 안 싸갔는데 갑자기 6봉능선을 가자고 하신다.
그럼 햄버거라도 사 가지고 가자고 말씀드렸지만 금방 내려온다고 그럴 필요가 없단다.
선생님, 6봉능선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은데요. ㅠㅠ
점심 먹기 전에 충분히 내려올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시는 통에 '배가 많이 고프겠구나.' 생각을 하면서도 도시락도 없이 산행을 시작하였다.
과학기술표준원 옆길로 들어가 2단 폭포까지 올라갔다. (지도에 "위험 지역"이라 표시된 곳)
문원폭포 아래에 2단 폭포가 있는데 이것을 문원폭포로 아는 사람들이 꽤 있다.
문원폭포는 2단 폭포에서 더 올라가야 한다.
2단 폭포 상단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케이블카능선 쪽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해야 문원폭포로 간다.
어젯밤에 비가 내렸는데 양이 많지 않았는지 문원폭포에는 비가 온 흔적도 없었다.
문원폭포
비가 많이 왔을 때는 꽤 멋있는 폭포인데.
관악산은 바위산이라 비가 와도 물이 금방 빠져버린다.
그래서 문원폭포를 제대로 보려면 비가 많이 온 다음 날 바로 가야 한다.
문원폭포에서 왼쪽으로 간 다음 능선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6봉능선으로 갈 수 있다.
드디어 암릉 구간이 나오기 시작한다.
폼 나게 바위를 올라가려니까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 "올라가려구?"
"6봉능선에 왔으면 당연히 올라가야지요."
선생님은 우회하실 생각이었단다. ㅎㅎ
오늘 날씨가 좋아서 조망이 환상적이다.
케이블카능선
관양능선
가야 할 능선
올라가다 힘들면 쉬면서 슬렁슬렁 올라갔다.
코끼리바위는 코끼리바위를 지나 내려갔다 조금 올라가서 3봉 초입에서 봐야 제대로 보인다.
코끼리바위
이후 거대한 3봉 암벽이 기다리고 있다.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다 이것도 우회하기로 하였다.
선생님께서 올해 80세이시라는데 내가 올라가면 단연코 올라가실 것이다.
산행을 오래 하셨지만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셔서 걱정이 된다.
그래서 무서워 못 올라가겠다고 하고 다 같이 우회하기로 하였다.
3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4봉으로 갔다.
왼쪽부터 6봉 국기봉, 5봉, 4봉
6봉능선 중에서 4봉이 제일 까다롭다.
4봉을 올라가긴 갔는데 내려가는 길이 알쏭달쏭하다.
오늘 동행한 두 사람 다 초행길이라 사실 내가 안내해야 하는데 4봉 내려가는 길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돌아내려가 우회하였다.
4봉에 올라가서 본 1봉, 2봉, 3봉
4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5봉에 가서 보니 마테호른 같다.
5봉에서 바라본 4봉
저기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좀 힘들기는 하지만 분명 길은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 길을 잘 모른다는 것이지.
다음에 산악회 따라와서 정확하게 배워놓아야겠다.
쉽게 5봉을 지나 6봉으로 갔다.
6봉은 국기봉이다.
주말에는 아이스크림 장사꾼이 있는데 오늘은 평일이라 조용하다.
6봉 국기봉 정상
6봉에서는 안양시 관양동으로 내려갈 수 있다.
다음에는 관양능선으로도 가봐야겠다.
관양능선
또 불성사를 지나 삼성산으로도 갈 수 있다.
8봉 능선과 그 뒤로 삼성산
6봉을 내려가 연주암 쪽으로 갔다.
관악산에도 재미있는 바위들이 많다.
바람이 좀 불어 하늘이 너무나 깨끗하다.
마치 가을 하늘 같다.
지나온 6봉 국기봉
연주대와 KBS 송신소
맨 뒤에 삼성산, 가운데 8봉능선, 아래에 불성사
관악산 정상 또는 연주대 방향으로 가다가 옛날 표지판에서 팔봉 쪽으로 간다.
곧이어 관음바위가 나온다.
관음바위
관음바위를 돌아가서 보면 이렇다.
계속 암릉을 타고 간다.
바위 위에 있는 한 그루 소나무도 멋있고.
그런데 꽃처럼 생긴 이 바위는 무슨 바위일까?
이것도 장군바위의 일부일까?
이름이 없다면 난 석화바위라고 부르겠다.
장군바위 정상
장군바위
어느덧 지나온 6봉능선이 멀리 보였다.
KBS 송신소 앞 헬기장에서 발아래 과천과 맞은편 청계산을 조망한 후 연주암으로 갔다.
청계산
연주암
헬기장에서 바로 내려가도 케이블카능선을 탈 수 있는데 그걸 모르고 연주암까지 간 것이다.
연주암에서 바로 내려가면 자운동계곡이다.
오른쪽으로 가서 케이블카능선을 타기로 하였다.
케이블카능선을 타자마자 바로 나오는 조망터에서 연주대와 연주암이 보였다.
가다 보면 어마 무지 큰 두꺼비바위가 나온다.
두꺼비바위
이곳에서 바라보는 6봉능선도 멋있고, 내려가야 할 케이블카능선도 멋있다.
6봉능선
청계산을 배경으로 한 케이블카능선
암릉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새바위가 나온다.
그런데 전혀 새 같지가 않다.
새바위
새바위에서 바로 내려가는 길도 있고 왼쪽으로 우회하여 가는 길도 있다.
위에서 볼 때는 전혀 새바위 같지 않았는데 내려가서 보니 새처럼 보인다.
앉아있는 두 마리 새.
머리 위에서는 케이블카가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다.
안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철탑 옆 전망대에서 멀리 관음바위가 보였다.
케이블카능선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멋있는 것 같다.
과천 시내를 내려다보며, 청계산을 마주 보며, 좌우에 용마능선과 6봉능선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길이 정말 기막히다.
철탑 삼거리에서 보건소능선을 타고 암릉을 따라 구경을 하며 천천히 내려갔다.
이후 <철탑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1시 방향으로 간다.
오늘 사진을 찍느라 너무 천천히 산행을 했더니 4시가 되어간다.
그동안 먹은 것은 약과 하나에 커피 한 잔, 배 두 조각뿐이다. ㅠㅠ
그러게 햄버거라도 사 가지고 오자고 했더니만.
선생님은 별로 배가 안 고프다고 하시는데 난 너무 배가 고파서 뱃가죽이랑 등가죽이 붙는 것 같았다.
고픈 배를 움켜잡고 내려가다 보니 등로 왼쪽에 있는 바위에 온도계가 붙어있었다.
어, 여기 이런 게 있었나?
몇 번을 다녔어도 오늘 처음 본다.
지금 기온이 영상 6도이다.
날씨 좋~고.
과천보건소로 내려간 후 서둘러 <채선당>에 가서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오늘 날씨도 너무 좋고, 산행 코스도 너무 좋고, 정말 perfect한 하루였다.
배고픈 것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