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2월 14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공작현 ~ 공작산 ~ 안공작재 ~ 수리봉 ~ 약수봉 ~ 수타사 ~ 주차장
산행거리: 12.5km
산행시간: 09:35 ~ 15:45
산행트랙:
등산지도:
그동안 몇 번이나 가려다가 못 갔던 공작산을 드디어 가게 되었다.
공작현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2.7km라고 쓰여 있었다.
(오룩스 맵에 의하면 공작현에서 정상까지 3.1km가 나왔다.)
공작현
공작현에서 가는 길은 초반에 잠깐 가파르게 오르고 나면 한동안 그다지 힘들지 않다.
하지만 정상까지 가기 전에 세 번 정도 깔딱고개를 넘어야 한다.
공작현에서 1km 정도 가면 문바위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안부를 지나면 길이 가팔라진다.
힘들게 올랐다가 봉우리를 내려가면 사거리가 나온다.
안골과 군업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사거리로 공작현에서 2km 정도 온 지점이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등로는 더욱 가팔라진다.
헉헉대고 올라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공작산 정상이 보인다.
그리고 공작릉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공작 목을 타고 올라가는 길은 더욱 험하다.
이제 다 왔나 싶더니 또다시 삼거리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100m 가면 공작산 정상이고, 왼쪽으로 가면 안공작재를 거쳐 수타사로 가는 길이다.
먼저 정상으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수타사 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힘들게 공작 머리에 올라서면 드디어 공작산 정상이다.
공작산 정상
지척에 돌무더기가 보였고 그곳에 옛 정상석이 있었다.
날씨는 맑고 따뜻한데 스모그 때문에 멀리까지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정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점심을 다 먹고도 일어날 생각들을 하지 않았다.
동호회 산악회는 이게 문제라니까.
문득 전에 이 대장님 따라 산에 갔다가 30분 올라가서는 점심 먹고 한숨 잔 다음에 간다고 해서 식겁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혹시 오늘도 산행이 여기서 쫑 나는 것은 아닐까?
아까 약수봉은 안 올라간다고 하셨는데 여기서 원점 회귀하는 건 아닐까?
난 제대로 산행하고 싶은데.
'에라, 모르겠다.'하고 살그머니 혼자서 내뺐다.
다시 삼거리로 돌아가 안공작재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이 무지 험하다.
고꾸라지듯 내려갔다 다시 조금 가파르게 올라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데 상당히 험하다.
혼자 먼저 내려갔더니 이 산 중에 날 도와줄 사람도 없고 여기서 사고가 났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겠다.
초긴장하여 조심조심 걸어갔다.
그 와중에 멋진 조망터가 있어 절벽 가까이 가보았다.
오메, 멋진고!
앞으로 가야 할 능선도 보였다.
그런데 어디까지 가야 되는 거야?
이후 줄기차게 내려간다.
아이구, 죽겠네. ㅠㅠ
엄청나게 많이 내려간 것 같은데 정상에서 겨우 680m 왔단다. ㅠㅠ
그런데 여기가 안공작재인가?
이후 가파르게 올라가 봉우리를 몇 개 넘으면 수리봉에 도착한다.
수리봉 정상
길이 조금 편해지는가 싶었는데 다시금 줄기차게 내려간다.
원주 변 씨 묘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삼거리 안부에 도착한다.
수리봉이 해발 755m인데 554m까지 내려왔으니 1.5km 정도 사이에 고도를 200m 낮춘 것이다.
이곳에서는 신봉리로 내려갈 수 있다.
이후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어 고도를 100m가량 더 낮추면 도로를 만난다.
왼쪽은 신봉리로 가는 지방도로이고 오른쪽은 굴운리로 가는 국도이다.
약수봉까지는 400m만 가면 된다.
하지만 다시 조금 더 내려갔다가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하고, 그동안 험하고 가파른 밧줄 구간을 지나오느라 힘이 빠진 상태여서 결코 쉽지 않았다.
드디어 약수봉에 도착하였다.
약수봉 정상
그런데 이 사람들은 어디로 가버렸나?
혼자 험한 길을 오느라 천천히 왔고 중간에 몇 번이나 쉬면서 기다렸지만 도무지 사람 그림자도 안 보인다.
다른 데로 빠졌나?
대장님에게 어디로 몇 시까지 가면 되느냐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다.
약수봉에서 또 한참 기다리다 귕소 쪽으로 하산하였다.
수타계곡을 보고 싶기도 했고, 수타사 쪽으로 가면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야 하는데 더 이상 힘을 빼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귕소로 내려가는 길은 봉우리는 없는 대신 상당히 가팔랐다.
300m 정도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직진하여 신봉리로 가는 길은 막아놓았다.
그래서 오른쪽 수타사 방향으로 내려갔다.
어차피 수타사로 가야 하니까.
다시금 가파르게 내려가서 산허리를 돌아가면 편안한 등로가 나타난다.
룰루랄라 내려가다 보면 <약수봉 7지점> 안내판이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귕소이다.
그런데 아무도 내려간 흔적은 없지만 직진하는 길이 있고 지도를 보니 그곳으로 가면 바로 수타사로 갈 수 있었다.
그래서 용감하게 가파른 눈 덮인 길을 내려갔다.
다행히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라 아이젠을 하지 않았어도 크게 미끄럽지는 않았다.
갑자기 이 산에 나 혼자라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무도 안 걸은 길을 내가 걸어간다는 생각에 기운이 절로 났다.
그 길 끝에 있는 수타계곡은 꽁꽁 얼어있었다.
이제부터는 평지 길이다.
지도에 나와 있는 철다리를 건너서 계곡을 따라 가면 용담이 나온다.
용담
용담을 지나 조금만 가면 약수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온다.
아까 약수봉에서 수타사 방향으로 가면 이리로 내려오나 보다.
왼쪽에 있는 공작교를 건너가서 수타사를 구경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수타사
버스에 오르니 산행 시작하자마자 사라졌던 남산우 두 명이 먼저 내려와 앉아있었다.
40분가량 지나자 한, 두 사람씩 내려오기 시작하여 맨 마지막에 대장님이 내려오셨다.
후문에 의하면 산우들이 먼저 가버려서 할 수없이 대장이 따라왔다는. ㅋㅋㅋ
육산일 줄 알고 왔다가 예상 외로 등로가 험해서 혼자 산행하느라 고생 좀 했다.
하지만 덕분에 자신감은 조금 더 생긴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