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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7.02.02 (함양) 감투산(1,035m), 대봉산(1,228m), 도숭산(1,044m)

산행일시: 2017년 2월 2일 목요일 (맑고 바람 강함)
산행코스: 빼빼재 ~ 감투산 ~ 계관봉 ~ 천왕봉(대봉산) ~ 도숭산 ~ 대광재 ~ 두동마을
산행거리: 12.4km
산행시간: 10:30 ~ 16:05
산행트랙:

감투산, 대봉산, 도숭산 20170202.gpx
0.20MB

등산지도:

 

대간 산행을 끝내고 나니 봉우리를 여러 개 넘나드는 산행은 하기가 싫다.

망설이다 대봉산 산행을 신청하였다.

대봉산은 100여 년 동안 괘관산으로 불렸다.

일제는 주봉인 천왕봉을 천황봉으로 바꾸고, 부봉인 계관봉을 주봉으로 삼아 괘관산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함양에서 큰 인물이 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이름 바꾼다고 큰 인물이 못나나?

어쨌든 그래서 해방이 되고도 2009년까지 괘관산으로 불리다가 2009년 괘관산으로 불리던 암봉을 다시 계관봉으로, 천황봉을 천왕봉으로 바로 잡고 대봉산으로 이름 지은 후 주봉으로 등록하였다고 한다.

사실 계관봉(1258.4m)이 주봉인 천왕봉(1227.8m)보다 높다.

그런데도 천왕봉을 주봉으로 삼은 이유는 함양 군청 쪽에서 대봉산을 보면 천왕봉이 더 잘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들머리인 빼빼재에 도착하니 <후해령>이라는 표지석이 있었다.

빼빼재를 후해령이라고도 하나보다.

 

빼빼재/후해령

이곳에서 천왕봉까지는 5.5km인데 봉우리를 여러 개 넘어야 한다.

 

1k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가면 감투산이다.

등로에 눈은 별로 없지만 꽝꽝 얼어 몹시 미끄러웠다.

결국 아이젠을 하고 올라갔다.

 

감투산 정상

감투산 정상으로 가는 길 왼쪽으로 백운산에서 영취산에 이르는 능선이 보였다. 

정상에서는 가야 할 능선이 보였다.

보기엔 걷기 좋은 길 같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다.

 

올라간 만큼 가파르게 내려가면 원통재(원티재)에 도착한다.

 

원통재/원티재

빼빼재에서 가파르게 감투산을 올라갔다 내려올 필요 없이 지소마을에서 이곳으로 바로 와서 대봉산으로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후 능선을 따라 고도를 높여가며 잔 봉을 오르내리게 되는데 능선 위에만 눈이 쌓여있고 양 옆으로는 전부 녹아있었다.

 

헬기장을 두 개 지나면 또 지소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헬기장을 두 개 오르내리기가 싫다면 지소마을에서 이곳으로 올라와도 되겠다.

 

능선 오른쪽으로는 옥계저수지과 그 너머로 지리산 주 능선이 보였다.

지리산이 너무 가깝게 보여 오히려 멋있다는 느낌이 덜했다.

 

당겨 본 옥계저수지

헬기장을 두 개 더 지나가다 보면 <하산> 이정표가 나온다.

옥환교로 내려가는 길이다.

길이 가팔라서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오늘 이곳은 기온이 그다지 낮지는 않은데 바람이 무척 거세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남쪽 사면은 봄 날씨처럼 따뜻하지만 북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때문에 왼쪽 머리통이 얼얼할 정도였다.

산죽 길을 가파르게 오르면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가 나온다.

 

그리고 조금 더 가서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일단 300m 떨어진 계관봉으로 간다.

가파르게 내려가면 계관봉 정상석이 있다.

사실 계관봉은 정상석 있는 곳이 아니고 그 앞에 있는 암봉이다.

 

계관봉 정상

암릉을 타고 첨봉까지 갈 것이 아니라면 계관봉에 올라가도 별 볼일이 없기 때문에 이곳에서 천왕봉으로 가기로 하였다.

 

가야 할 천왕봉

지리산

통신탑 아래 삼거리에 배낭을 놔두고 계관봉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통신탑 삼거리로 되돌아가기 전에 천왕봉으로 빠지는 길이 있기 때문에 계관봉 정상석이 있는 곳까지 배낭을 메고 가는 게 낫다.

그렇지 않으면 쓸데없이 가파른 오르막을 다시 올라가야 하니까.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바위 절벽에서 자라고 있는 1,000년 된 철쭉이 나온다.

 

1,000년 된 철쭉

와! 철쭉이 어떻게 천년 씩 살 수가 있지?

보호수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아까 통신탑 삼거리에서 천왕봉으로 바로 가면 이곳으로 오게 된다.

 

가파르게 내려가면 안부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중산마을과 지소마을로 내려갈 수 있다.

중산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등로가 분명치 않다고 한다.

지소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조금만 내려가면 임도가 있기 때문에 임도로 내려가도 되고 계곡 길로 내려가더라도 길이 완만하다.

따라서 대봉산을 쉽게 오르려면 지소마을에서 이곳으로 올라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사실 대봉산은 5월에 철쭉이 필 때 와야 한다.

감투산을 지나면서부터는 온통 철쭉 천지이다.

안부 사거리에서 지소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철쭉 군락지라니까 제대로 등산을 하려면 5월에 은행마을에서 첨봉 ~ 계관봉 암릉을 지나 천왕봉에 갔다가 되돌아 내려와 지소마을로 하산하는 것이 정석일 것 같다.

가파른 눈길을 오르다 보면 마평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

마평마을 하산 길

정성 들여 쌓은 돌탑들을 지나고 나면 천왕봉이다.

사방이 뻥 뚫려있어 조망이 좋다.

지리산 주 능선이 바로 앞에 보인다.

그런데 왜 감동적이지 않을까?

오늘 지리산은 영 마음에 다가오질 않는다.

오히려 이곳에서 보는 계관봉이 정말 닭 벼슬같이 멋있다.

 

천왕봉(대봉산) 정상

지나온 능선과 그  뒤로 백운산

왼쪽부터 통신탑 삼거리와 계관봉, 첨봉

거인바위와 지리산 주 능선

정상에서 50m 가면 생태숲 하산로가 나오고 곧이어 거인바위가 나온다.

 

거인바위

밧줄을 잡고 거인바위 오른쪽으로 돌아 가파르게 내려갔다 올라가면 1147봉에 이르고 또다시 생태숲 하산로가 나온다.

 

천왕봉을 내려가는 길에 있는 층층바위

1147봉에서 본 천왕봉과 그 뒤로 계관봉, 첨봉

이곳에서 도숭산까지는 900m밖에 안되는데 상당히 가파르게 내려갔다 올라가야 한다.

더욱이 이곳에는 눈이 녹지 않아 무릎까지 빠지는 눈 속을 내려가야 했다.

도숭산 정상 직전에 대광재로 빠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늘 알바의 시작점이다.

 

도숭산 정상에서는 대봉산과 덕유산, 황석산이 잘 보였다.

 

도숭산 정상

계관봉, 첨봉

덕유산에서 남덕유산에 이르는 능선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그다음 길을 잘못 들어섰다.

직진하여 대황령으로 해서 대황마을로 내려가야 하는 것을 이름이 비슷하여 다시 30m 되돌아가 삼거리에서 대광재로 내려가고 말았다.

도숭산 정상에 이정표가 있었더라면 바로 직진하여 대황마을로 내려갔을 텐데. ㅠㅠ

다행인 것은 대광재로 내려가는 길은 험하지가 않았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든 것을 알았지만 그냥 내려가서 택시를 타고 날머리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의리의 트리오 멤버, 임병수운 님과 k현민 님이 내가 길을 잘못 든 것을 알면서도 나를 뒤쫓아 오셔서 동행해주었다.

감사! 감사!

헬기장을 지나 내려가다 보면 생태숲 임도로 빠질 수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직진하여 대광마을로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고 곧이어 도로를 나온다.

 

대장님께 전화를 하니 정 반대 방향으로 갔다고, 택시 타고 대황마을로 오던지 지곡 IC로 오라고 하신다.

도로를 따라 두동마을로 가서 택시를 불렀다.

 

10여분 후에 택시가 도착하였고 이곳에서 대황마을로 가는 것보다는 지곡 IC로 가는 것이 빠르다고 하여 지곡 IC로 갔다.

양심 없는 택시 기사 아줌마는 미터 요금이 9,000원도 안 나왔는데 19,000원을 요구했다. ㅠㅠ

지곡 IC에 도착하니 4시 20분이었다.

40분 가까이 기다려 버스가 왔다.

대황마을로 내려간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니 도숭산에서 내려가는 길이 내내 가팔라서 고생했다고 한다.

그게 위로라면 위로랄까?

갈 데 없어서 온 대봉산, 철쭉이 정말 많던데 봄에 철쭉이 만개했을 때 가보고 싶다.

감투산, 대봉산, 도숭산 20170202.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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