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1월 21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광덕고개 ~ 회목현 ~ 상해봉 ~ 광덕산 ~ 광덕고개
산행거리: 7.7 km
산행시간: 09:15 ~ 12:25
산행트랙:
등산지도:
포천 광덕산에 가는 날인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꾀가 났다.
비슬산에서 추위에 떨었던 데다가 설악산에서 등산객이 죽었다는 기사가 나고 하니 은근히 겁도 났다.
갈까 말까 한참 고민을 하다 그래도 가기로 한 건데 포기할 수는 없고 대신 짧게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원래는 하오고개에서 올라가는 코스인데 광덕고개에서 올라가기로 하였다.
광덕고개에서 회목현으로 가는 길은 아스팔트 길이고 하오고개에서 회목현으로 가는 것보다 2.5km 정도 짧기 때문에 좀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다른 산우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당당하게 광덕고개에서 내렸다.
광덕고개
광덕가든 입구에서 조경철 천문대 방향으로 가면 된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바로 광덕산 정상으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 가면 회목봉으로 가는 길, 직진하면 회목현을 거쳐 천문대로 가는 길이다.
회목현으로 가기 위해 직진하여 계속 아스팔트 길을 따라갔다.
1.5km 정도 가면 회목현에 도착한다.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회목현에서 계속 아스팔트 길을 따라가도 상해봉 갈림길에 도착하지만 이곳에서 산으로 올라갔다.
오른쪽으로 리본이 많이 달린 곳이 나오면 그쪽으로 가면 된다.
곧이어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되고 평화의 쉼터가 나온다.
평화의 쉼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6.25 전쟁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도 전쟁으로 고통당하는 나라들이 있다.
인간에게 평화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일까?
평화의 쉼터에서 왼쪽으로 가면 천문대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상해봉이다.
상해봉이 오늘 산행 중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라고 하니 꼭 가봐야 할 것이다.
상해봉
광덕산이 눈 산행지로 유명하던데 올 겨울 눈이 안 와서 바닥에 살짝 깔린 게 전부이다.
스패츠도 필요 없고 아이젠도 필요 없다.
상해봉 아래에는 예전 정상석이 있었다.
상해봉 올라가는 길이 험하다 보니 이곳에 정상석을 세웠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밧줄을 잡고 다들 용감하게 올라간다.
밧줄이 있어도 팔, 다리가 짧은 탓에 역시나 쉽지 않다.
대암산 정상을 올라가는 길과 비슷하다.
낑낑거리며 올라가니 과연 조망이 뛰어나다.
상해봉 정상
화악산 방향
회목봉 방향
상해봉 정상을 내려가 서쪽에 있는 봉우리에도 올라가 보았다.
천문대까지 뻗은 능선이 보였다.
북쪽으로는 스모그가 짙게 깔려있었다.
저 먼지 구덩이에서 우리가 산단 말이지?
병에 안 걸리는 게 오히려 신기한 일일 것이다.
우리 모두 청지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자연이 훨씬 더 좋아지지 않을까?
다시 평화의 쉼터로 돌아가 임도를 따라 천문대로 갔다.
가는 길에 당겨 본 상해봉
조경철 천문대
2015년 10월에 개관한 조경철 천문대는 아폴로 박사라는 이름으로 TV에도 자주 나왔던 고 조경철 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화천조경철천문대>라는 현판 글씨는 그와 같은 평안도 출신이자 대학 선배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직접 썼다고 한다.
조경철 박사의 소장품도 유언에 따라 천문대에 기증됐는데 1층에는 그의 기념전시실이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봉사나 나눔은 이런 것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나눠주는 것.
난 몸으로 하는 봉사는 도저히 못하겠고, 적으나마 내가 가진 지식과 지혜, 경험을 나눠주는 것이 내게는 최선이다.
학생들이 그걸 알아준다면 고마운 일이고.
어쨌든 그럴 때 난 신이 난다.
천문대 옆에는 광덕산기상레이더가 있었다.
광덕산 기상레이더
편안한 능선 길을 따라 100여 미터 가면 광덕산 정상이다.
광덕산 정상
정상에는 커다란 한북정맥 등산 안내도가 있었다.
사실 오늘 산행도 한북정맥 팀을 따라온 것이다.
하지만 난 한북정맥을 하는 게 아니니까 추운 날 구태여 하오고개에서부터 산행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날씨가 생각만큼 춥지 않았다.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이 정도면 그냥 하오고개에서부터 산행을 했더라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뭐, 가끔은 편하게 산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
이제 광덕고개로 다시 내려간다.
내려갈수록 급경사이다.
한숨 돌리며 뒤돌아보니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조경철천문대가 눈에 확 들어온다.
앙상한 나뭇가지가 좋을 때도 있구나.
잎사귀가 무성했다면 저 천문대가 잘 보이지 않았을 텐데.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고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결국은 단점보다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내려가는 길 중간에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 등산로 입구로 내려가면 아까 올라갔던 천문대 가는 임도가 나온다.
난 계속 직진하여 광덕고개 방향으로 갔다.
마지막으로 밧줄을 잡고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광덕고개이다.
위 사진의 곰돌이 왼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도로표지판이 있는 곳에 밧줄이 있다.
곰돌이랑 같이 사진을 찍기 위해 나뭇가지에 긁히며 다시 올라갔다.
하여튼 나도 극성이다.
왜 거기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다고 난리부르스를 치는지.
엥? 오른쪽으로 올라갔어야 곰돌이 얼굴이 나오는 건데. ㅜㅜ
버스가 3시에 출발한다고 하여 광덕고개 휴게소에서 2시간 동안 점심을 먹었다.
오늘 산행 정말 여유 있고 편하고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