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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6.02.01 (진해) 웅산(703m)

산행일시: 2016년 2월 1일 월요일 (맑음)
산행코스: 안민고개 ~ 웅산 ~ 시루봉 ~ 바람재 ~ 자운초등학교
산행거리: 8.7km
산행시간: 11:50 ~ 15:50
산행트랙:

(진해)웅산__2016020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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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웅산은 벚꽃과 진달래로 유명하여 봄에 주로 산행을 가는 곳인데 왜 한겨울에 공지가 올라왔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날도 추운데 남쪽이라 따뜻할 거 같고 내가 좋아하는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신청을 하였다.

5시간 가까이 걸려 안민고개에 도착하였다.

 

              안민고개

안민고개에는 안민 데크로드 쉼터가 있었다.

 

가볍게 트레킹 할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쉼터에서는 창원 시가 내려다보였다.

안민고개에서 동쪽으로 올라가면 장복산이고 서쪽으로 올라가면 웅산이다.

두 산을 연계 산행할 수도 있지만 시간 관계상 오늘은 웅산만 간다.

안민고개에서 시루봉까지는 7km 정도이다.

계단을 오르면 바로 조망이 트인다.

이곳에서는 오른쪽으로 진해만이 내려다보였다.

 

조금 더 올라가면 왼쪽으로 창원 시도 보인다.

 

산행하는 내내 <좌 창원 우 진해>하는 멋진 산이다.

저 멀리 시루 같기도 하고 젖꼭지 같기도 하다는 시루봉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시루봉

길은 편하고 좋았으며 등산로와 함께 자전거 길이 있었다.

 

(왼쪽은 MTB길, 오른쪽은 등산로)

진해, 창원 주민들의 뒷동산이라 그런지 친절하게 표시도 잘 되어있었고 군데군데 쉼터도 있었다.

 

마냥 밋밋할 줄 알았던 등산로에는 약간의 암릉도 나타난다.

 

바위 하나 기어오르고 감탄하고, 또 바위 하나 기어오르고 감탄하고.

이런 산 정말 좋다.

역시 산에서는 물이 보여야. ^^

정상과 시루봉까지 펼쳐진 능선이 아름답다.

 

가는 길에 산책 나온 흑염소 가족도 만나고 웅크리고 앉아 햇볕 쬐는 독수리도 만났다.

 

위험한 지역에는 계단을 설치해놓아 안전하고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계단이 없으면 훨씬 산행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긴 한데.

정상에는 정상석이 두 개 있었다.

 

                웅산 정상

앞에 있는 검은색 정상석은 어떤 산우가 천 번째 산행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대단하다, 천 번째라니!

그런데 산행 횟수가 1,000번이라는 걸까, 등산한 산의 개수가 1,000개라는 걸까?

나는 300개 산을 목표로 산행하고 있는데 오늘 웅산은 219번째 산이다.

내년까지는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조망을 즐긴 후 시루봉을 향하여 갔다.

 

흔들흔들 웅산가교를 지나서 작은 봉우리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보았다.

멀리 장복산과 안민고개까지 훤히 보인다.

 

              웅산가교

앞에는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시루봉이 아스라이 솟아있었다.

 

시루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짧지만 가파르고 질척거려서 쪼매 힘들었다.

 

시루봉 정상

시루봉을 둘러싸고 있는 데크 길을 한 바퀴 돌며 구경을 했다.

사방이 뻥~ 뚫려있는 데다 바람까지 세차 온몸과 마음이 시원했다.

장복산과 안민고개를 거쳐 웅산으로 뻗어 나온 능선은 진해만을 바라보며 병풍처럼 서있었고,

 

시루봉을 지나 천자봉으로 내달린 산줄기는 갑자기 바다 속으로 곤두박질친 것처럼 보였다.

 

시루봉에서부터는 한동안 계속 계단이다.

 

시루봉 아래 부분에 하얀 돌들이 있어서 뭔가 했는데 내려가서 보니 글자였다.

 

왜 <병>일까?

병신년이라서 그런가?

알고 봤더니 <해병혼>의 <병> 자였다.

그럼 <해> 자와 <혼> 자는 어디 있는 거지?

해병대 출신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그 답을 찾았다. (http://cafe.naver.com/rokmc2006/17627)

 

천자봉 행군은 1949년 해병대 창설 이후 제1기 신병수료식을 기념하여 실시한 행사로 그 이후 60여 년간 유지되어온 해병대의 전통 중 하나라고 한다.

<해병혼>이라는 글자는 1964년 신병 제158기가 천자봉 중턱에 돌을 쌓고 흰 회칠을 하여 글자 당 사방 50m의 글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1977년 해병교육대가 진해에서 포항으로 이전하자 포항 운제산에 있는 대왕암을 제2의 천자봉으로 명명하고 해병 훈련의 상징인 천자봉 행군을 계속하다가 2009년 천자봉 행군 장소를 다시 진해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내가 즐겨보는 <진짜사나이>에서 요새 해병대편을 하는데 거기서 천자봉 행군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진짜사나이>에 나온 천자봉은 진해 천자봉이 아니라 포항 운제산 대왕암이었다.

<병> 자 중간에는 기념비도 있다는데 그런 걸 미리 알고 왔더라면 좋았을 것을.

앞으로는 더 철저히 조사를 하고 다녀야겠다.

긴 긴 계단을 내려가 바람재에 도착하였다.

 

              바람재

원래 산행 코스는 천자봉으로 해서 대발령 만남의 광장까지 가는 것이다.

그런데 같이 산행하던 회원들 사이에서 진해까지 와서 회를 안 먹고 갈 수 있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쿠스코 님은 회를 안 먹고 그냥 간다는 것은 범죄라는 격한 발언까지 하셨다. ㅋㅋ

그리하여 바람재에서 바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초반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면 메타세콰이어와 소나무가 쭉쭉 뻗은 아름다운 산책로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 자운초등학교 앞에서 산행을 마쳤다.

 

시간이 한 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아서 빨리 음식점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횟집은 찾기 어렵고. ㅠㅠ

버스가 서 있는 곳까지 걸어가며 중간에 나오는 음식점에서 아무거나 먹기로 하였다.

그런데 가다가 보니 해물찜을 파는 집이 있었다.

결론은 대박이었다!

물메기탕과 아귀 수육을 먹었는데 생선살이 그렇게 쫄깃쫄깃한 것은 처음이다.

정~말 맛있게 먹고 정각에 버스에 탑승하였다. ^^

역시 바닷가에 있는 산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벚꽃과 진달래가 필 때 장복산과 웅산을 산행하고 진해에서 하루 잔 뒤 창원 천주산을 산행하면 금상첨화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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