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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6.01.29 (단양) 황정산(959m)

산행일시: 2016년 1월 29일 금요일 (흐림)
산행코스: 황정리 원통암 입구 ~ 원통암 ~ 영인봉 ~ 황정산 ~ 남봉 ~ 빗재
산행거리: 5.25km
산행시간: 09:40 ~ 14:45
산행트랙:

황정산__20160129.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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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도:

 

이번 주는 <황> 자 들어가는 산들 때문에 죽어난다.

지난 화요일에는 황장산, 오늘은 황정산.

두 산 다 멋있긴 정말 멋있는데 겨울에 갈 산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공지 올라왔을 때 가야 하니까 각오를 단단히 하고 따라나섰다.

황정리 원통암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가노라니 맞은편에 석화바위가 보였다.

 

저기를 꼭 가봐야 하는데.

언젠가 기회가 있겠지.

임도를 따라가다 오른쪽 원통암 방향으로 올라가면 바로 계단이 나온다.

 

추운 날씨에 계곡이 꽝꽝 얼어있었다.

 

계단이 끝난 후 조금 더 올라가면 원통암이 나온다.

원통암으로 가기 전 오른쪽 사면에 멋있는 바위들과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초입부터 시작하여 오늘은 산행하는 내내 멋진 바위들과 소나무들을 많이 보았다.

원통암에는 단양팔경 중 하나인 부처님 손바닥 모양의 칠성암(칠성바위)이 있다.

 

                원통암과 칠성암(오른쪽)

칠성암에서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얻는다는데 난 아들 필요 없으니까 pass.

영인봉 쪽으로 향하니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오르막을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암릉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한 굽이돌아 올라가면 소나무가 한 그루 있는 전망바위가 나온다.

 

이 전망바위에서 보는 조망이 정말 끝내준다.

멀리 소백산 연화봉까지 보인다.

 

바로 앞에는 병풍바위와 810봉이 보인다.

 

병풍바위와 810봉

810봉을 넘어가면 안내판이 나온다.

 

여기에서 황정리 하산길로 가면 작은황정산을 거쳐 황정리로 내려가는 것 같다.

이곳에서 황장산까지 1.18km란다.

금방 가겠네.

그런데 완전 착오였다.

병풍바위를 지나 영인봉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즐거운 산행이었다.

 

               영인봉 정상

지금까지는 맛보기였고 이제 본격적으로 암릉이 시작된다.

 

위 사진이 내려온 길이다.

이런 바위틈도 지난다.

 

계속 암릉을 따라가면 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낙엽송 숲 가는 길>로 가면 빗재에서 내려오는 도로와 만나게 된다.

우린 바로 앞에 보이는 황정산을 향하여 go go.

 

               황정산

좁은 산허리를 돌아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영인봉을 바라보았다.

 

              지나온 영인봉

저길 어떻게 내려왔노. ㅠㅠ

그런데 지금까지 온 건 암릉도 아니었다.

여길 올라가야 한다.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다들 낑낑거리며 올라갔다.

힘들지만 한 차례 낑낑거리며 올라가면 조망은 죽여준다.

지나온 능선이 보였다.

 

            지나온 능선

이제 위험한 구간은 다 온 걸까?

산 넘어 산이라고 제일 무서운 구간이 남아있었다.

 

난 이런 데가 제일 무섭다.

밧줄이 있으면 잡고 가면 되는데 이런 데는 밧줄도 없고, 바위에 붙어서 돌아가야 한다.

눈까지 쌓여 미끄러운 길에서는 정말 최악이다.

다들 지나갔고 나도 가긴 가야겠는데 어떻게 하나.

용기를 내어 갔는데 마지막으로 올라가는 지점에서 막혀버렸다.

마땅히 붙잡을 데도 없지, 땅은 미끄럽지, 옆은 낭떠러지지...

키도 작고 힘도 없으니까 이럴 때 정말 난감하다.

위에서 잡아주겠다고 손을 내미는데 같이 떨어질 것 같아 겁이 났다.

거기서 족히 10분은 머뭇거린 거 같다.

도저히 발이 안 떨어지고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아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눈물까지 찔끔 났다.

이런 겁쟁이 misscat, 정말 싫다! ㅠㅠ

이겨내야 해!

여기서 포기한다면 너 다시는 산에 다니지 마!

용기를 내어 간신히 올라갔다.

아이고, 팔, 다리가 후들거리네.

또 한 번 짧지만 힘든 직벽의 바위를 올라가면 위험한 구간은 끝이다.

정상으로 가기 전 너럭바위에는 추락 방지를 위한 밧줄이 쳐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누운 소나무가 있었다.

그런데 어떤 게 누운 소나무인지 모르겠다.

이건가?

 

아님 이건가?

 

어떤 블로그에 보니까 두 번째 것을 누운 소나무라고 했던데 흰마루 님께서는 그건 누운 소나무가 아니라 뽑힌 소나무란다. ㅋㅋ

여기에서 조금만 가면 드디어 정상이다.

 

황정산 정상

이 정상석이 빙빙 돌아간다는 사실을 몰랐던 다른 산우들은 나의 괴력(?)에 깜짝 놀라지 않았을까? ㅋㅋ

정상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대장님께서 2시까지 내려오라고 하셨는데 이미 1시가 넘어있었다.

누군가 버스가 그냥 가버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을 했더니 대장님께서 "그럼 죽으려고?" 하신다. ㅋㅋ

맞아, 대장님이랑 같이 있는데 뭔 걱정이람.

살짝 내려갔다 남봉에 올랐다.

 

남봉 정상

남봉에서 빗재까지는 2~3km가량 되는데 가파르긴 해도 암릉은 없다.

전망 바위에서 마지막으로 조망을 즐겼다.

 

황장산과 대간 마루금

도락산

날씨가 맑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오늘 같은 날 눈이 안 온 것만 해도 황송할 따름이다.

5.25km에 5시간.

이렇게 느리게 산행하기도 역대 최강이다. ㅋㅋ

물론 여유 있게 산행하기도 했지만 오늘 정말 힘든 산이었다.

원래 오늘 산행 공지는 황정산과 도락산 2산 종주를 하는 건데 난 도락산은 갔다 왔으니까 황정산만 산행을 한 것이다.

나중에 도락산까지 갔다 온 사람들 말을 들으니까 도락산이 황정산보다는 훨씬 쉬웠다고 한다.

지난 화요일 황장산도 그렇고 오늘 황정산도 그렇고 힘들어서 다시 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까 황정산에 꼭 가보고 싶은 코스가 있다.

윗점마을 ~ 대슬랩 ~ 수리봉 ~ 용아릉 ~ 신선봉 ~ 석화봉 ~ 석화바위 ~ 곰바위 코스이다.

무섭다는 거 다 거짓말이라고?

무서운 건 무서운 거고 가고 싶은 건 가고 싶은 거지. ㅋㅋ

날씨 좋을 때 꼭 가봐야쥐~~

황정산__20160129.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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