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1년 8월 2일 월요일 (흐리고 종종 비)
코스: 방동리 주차장 ~ 방동고개 ~ 조경동교 ~ 아침가리골 ~ 진동계곡마을 주차장
거리: 11.9km
시간: 09:45 ~ 15:15
트랙:
등산지도:
어제 둘째가 출국했다.
집에 있으면 더 허전할까 봐 비가 오는데도 산행을 나섰다.
어차피 계곡 산행이라 젖을 거니까.
한 달만의 원정이다.
날씨도 덥고,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도 급증하고, 일도 있고, 이래저래 제대로 된 산행을 못했더니 그동안 정말 우울증 걸리는 줄 알았다.
오랜만에 산악회 빨간 버스를 보니까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갑다.
어쨌든 코로나를 잘 피해서 다녀야 하는데...
아침가리골은 내겐 사연이 있는 곳이다.
운동과는 담쌓고 살던 내가 덜컥 산악회에 가입하여 첫 산행을 하고는 병이 나서 2주간 삼성의료원에 입원을 하였다.
그리고 한 달 후 처음 간 곳이 아침가리골이다.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방동약수에서 방동고개까지 올라가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려다가 간신히 꼴찌로 따라갔다.
꼴찌는 그때부터 맡아 놓고 한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다시 가보고 싶었는데 올해 드디어 가게 되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구름이 짙게 깔려있지만 언뜻언뜻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한다.
비 온다고 해서 아예 맞을 준비(?)를 하고 카메라도 안 가져왔는데 어쨌든 다행이다.
들머리에서 방동고개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힘들었다.
전에는 아파서 그랬다 치고 이번에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요새는 방동고개까지 택시가 운행한다. (2만 원)
내 뒤에 있던 분들이 다 택시를 타고 올라가 오늘도 꼴찌가 되었다.
방동고개에 도착하여 안내센터에서 출입부를 기록하고 조경동교로 향하였다.
방동고개
방동고개까지만 힘들게 올라가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방동고개까지는 시멘트 임도이고, 방동고개에서 조경동교까지는 비포장 임도이다.
들머리에서 조경동교까지 5.4km 걸렸다.
조경동교에는 아침가리 약초상회라는 간이음식점이 생겼다.
조경동교에서 진동리까지 5~6km가량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물이 너무도 맑은 데다 지난번처럼 심장이 오그라들 만큼 차갑지는 않아 마음껏 알탕을 하며 계곡 트레킹을 즐길 수 있었다.
간간이 비가 내렸지만 비를 맞으며 하는 계곡 트레킹은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시간을 많이 주셔서 놀멘 놀멘 내려갈 수 있어 더 좋았다.
이런 곳은 친구들이랑 같이 와서 고기도 구워 먹고 놀다가 가야 하는데...
그래도 사진 찍어줄 사람이 있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진동계곡마을 주차장에는 탈의실까지 있어 편하다.
버스 출발할 때까지 한 시간 이상 남아 맞은편 식당에서 올갱이국을 먹었다.
혼자라도 충분히 즐거웠던 하루였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아침가리골.
내년에도 가보고 싶다.
* 2012년 7월 21일 아침가리골 https://misscat.tistory.com/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