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0년 12월 8일 화요일(맑음)
산행코스: 월정저수지 ~ 국사봉 ~ 질매재 ~ 장군대봉(정상) ~ 월정저수지
산행거리: 6.9km
산행시간: 11:00 ~ 14:25
산행트랙:
등산지도:
확진자가 하루 600명이 넘어서고 심상치가 않다.
곧 하루 1,000명도 나올 거라고 한다.
K방역이니 뭐니 자랑을 하더니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데 너무 일찍 축배를 들었나 보다.
정부와 방역 당국에서도 고민이 많겠지만 제발 오은영 박사나 강형욱 훈련사에게 좀 배웠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룰과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는 다들 지치고 정부 말에 신뢰성이 무너져 단계를 올려도 효과가 나타나질 않는 것 같다. ㅠㅠ
어쨌든 몇 달 전이라면 당연히 산행을 취소했겠지만 나도 경각심이 무너졌는지 불안하기는 하지만 산행을 간다.
난 인후 계통이 약해서 그 전에도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녔는데 이제는 아예 물아일체가 된 것 같다.
오늘은 3주 전에 갔던 진주를 또 간다.
이번에는 월아산이다.
동네 뒷산 같은 산이라는데 나는 오늘 오랜만에 지난날 악명 높은(?) "목요 산행"을 했다.
월정저수지 앞에 내리니 4월 봄 날씨처럼 따뜻하다.
제방을 건너면 등산로가 나온다.
월정저수지(왼쪽 쑥 들어간 곳이 질매재, 그 오른쪽 봉우리가 국사봉)
능선까지 가파르게 올라간다.
능선에 도착한 후 왼쪽으로 올라가는데 역시나 가파르게 꼬불꼬불 올라간다.
등로는 자전거 도로이기도 하기 때문에 길이 판판하게 잘 닦여있다.
오른쪽으로는 진주 남강이 보이고, 정면으로는 가야 할 국사봉이 보이며, 왼쪽으로는 올라온 월정저수지가 보인다.
봉우리를 하나 넘고, 또 하나 넘고, 세 번째 올라가면 국사봉이다.
진주 남강과 그 뒤로 방어산
가야 할 국사봉(맨 왼쪽 봉우리)
월정저수지
국사봉 올라가는 길
국사봉에는 뭐가 많다.
운동기구도 있고, 정자도 있고, 전망대도 있고, 벤치도 있고, 돌탑도 있다.
사방이 뻥 뚫려서 조망은 아주 좋다.
국사봉 정상
국사봉에서 점심을 먹고 질매재로 내려갔다.
작은 돌탑 정원을 지나 사정없이 내리꽂는다.
질매재
질매재에서 도로를 건너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임도를 따라 장군대봉까지 갈 수도 있고 중간에 산길로 올라가 능선을 따라갈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더 빠를지 궁금해 난 임도로 가보았다.
요새 아주 임도에 맛 들였다니까요.ㅎ
임도로 가면 돌아가니까 거리는 더 멀겠지만 시간상으로는 10분 이상 빨랐다.
장군대봉에는 방송 송신탑과 정자, 전망대, 벤치가 있다.
동네 뒷산이 맞는 것 같다.
역시 조망이 좋아 평일임에도 꽤 많은 산객들이 쉬고 있었다.
지나온 국사봉
장군대봉 정상
장군대봉에서 임도를 되돌아 내려간 후 오른쪽 산길로 들어섰다.
조금 가다 보니 길이 갈라지는데 직진하면 능선을 타고 가는 것이고, 11시 방향으로 가면 자전거 도로이다.
호기심에 자전거 도로로 가보았더니 곧 나무가 우거져 더 이상 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돌아가려는데 뒤따라오던 대장님께서 자전거 도로가 길이 좋다며 계속 가라고 하셨다.
나무가 이렇게 우거졌는데요?
그리하여 대장님 이하 여섯 명이 자전거 도로로 가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오지산행을 하게 되었다.
어째 오늘은 무사히 넘어가나 했더니만. ㅜㅜ
땅바닥을 보면 길은 희미하게 있고 간간이 자전거 도로 안내판도 나오는데 나무가 우거져 앞으로 나아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나뭇가지에 여기저기 긁히며, 때로는 포복자세로 나뭇가지 밑으로 기어가기도 하며 내려갔다.
대장님을 포함하여 다들 땅을 많이 샀다.
도대체 왜 이런 곳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았나?
사용을 안 할 거면 폐쇄시켜놓던지 해야지.
(처음에는 이렇게 길이 보이다가)
(곧이어 이렇게 된다.)
(다 내려오니 이런 팻말이...)
한참을 고생, 고생하며 내려가 드디어 임도를 만났다.
하긴 알바를 안 하면 misscat이 아니지.^^
그래도 여럿이 함께 고생을 해서 재미있었다고.
오늘 산행이 너무 밋밋할 뻔했는데 덕분에 재미진(?) 산행이 되었다.
예전에 목요일마다 가리봉 대장님과 고생, 고생하며 오지 산행을 하던 생각이 났다.
당시엔 치를 떨었는데 이제는 그립기만 하네.
짧은 산행을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진주로 갔다.
진주성을 구경하라고 1시간가량 주셨는데 난 미리 검색해온 음식점으로 갔다.
<안의갈비탕>이라고 갈비찜이 유명한 집이란다.
식사 시간이 아니기는 하지만 역시나 식당 안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다.
넷이서 3인분짜리 중자를 시켰다.(55,000원)
양은 넷이 먹기에 충분했다.
맛은 봉추찜닭의 갈비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안 맵게 해달라고 했는데도 내 입에는 매웠다.
괜찮긴 하지만 서울 사람들 입이 너무 고급이라 그런지 다들 "아주" 맛있는 건 아니라고 하였다.
배불리 먹고 진주성은 밖에서만 구경한 후 상경하였다.
날씨도 좋고, 기억에 남을 오지 산행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오늘도 감사한 하루이다.
그나저나 맘 편히 돌아다닐 날은 언제나 오려는가?
또다시 당분간은 개인적으로 산행을 다녀야 할 것 같다.
인간은 왜 항상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지 모르겠다.
있을 때 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