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9년 12월 3일 화요일 (약간 흐림)
산행코스: 새재 ~ 운암산 ~ 저승바위 ~ 대아수목원 입구
산행거리: 6.9km
산행시간: 10:05 ~ 14:20
산행트랙:
등산지도:
2주 만에 원정 산행을 간다.
날씨가 추워지니까 산행 열정이 덩달아 식어진다.
눈보라가 치나, 태풍이 오나, 한여름 폭염에나, 한겨울 한파에나 목숨 걸고 다니던 때가 언제인가?
그런데 요새는 내가 우습게 보던 살방살방 근교 산행이 더 좋아진다.
다행히 오늘은 산행거리가 길지 않다.
바위가 멋있는 것 같아 내가 올려달라고 한 산인데 어떨는지 모르겠다.
완주군 새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새재에는 대아저수지와 대아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산행하는 동안 대아저수지는 원 없이 보겠지만 어쨌든 대아정에 올라 대아저수지를 보고 가기로 하였다.
새재
대아정
대아저수지
새재에서 운암산 정상까지는 2.75km이다.
초반에는 부드러운 육산 길이나 두 번째 이정표를 지나고는 갑자기 가팔라진다.
기름 탱크인지 물탱크인지를 지나 절개지 옆으로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암릉이 시작된다.
유격 훈련하듯이 올라간다.
이 정도야 뭐, 거창 수리덤도 갔다 왔는데. ㅋㅋ
열심히 올라가 첫 번째 와송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곳곳에 이런 와송들이 있어 대아저수지와 함께 운치를 더한다.
운암산 정상까지는 암봉을 여러 개 넘어야 한다.
초반에는 우회 길도 있지만 대부분 가파른 암봉을 오르내리며 가야 한다.
밧줄 구간도 몇 군데 있고 칼바위 능선도 지나는 등 꽤 까칠하다.
까칠한 등로 오른쪽으로 대아저수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오늘 예보는 흐리다고 했는데 이 정도면 양호하다.
예상보다 춥지도 않아서 티셔츠만 입고 산행을 하였다.
하지만 응달에는 얼음이 얼기도 하였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시간도 많이 주셔서 실컷 사진을 찍으며 갔다.
경천저수지와 대둔산 방향
왼쪽이 대아저수지
가야 할 능선
지나온 암봉들
운암산 정상 방향
내려온 길
안부 갈림길
정상 가는 길에 바라본 반대편 암봉
드디어 운암산 정상에 도착.
누가 저렇게 정상석을 예쁘게 쌓아놓았나?
운암산 정상
지나온 암봉 능선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갔다.
정상을 가파르게 내려간 다음 이정표가 나올 때까지는 이전과 180도 다른 육산 길이다.
이정표 위에는 앙증맞은 나무새가 앉아 있었다.
이 나무새는 앞으로 계속 나온다.
이정표를 지나고 나서는 다시금 바위들이 나타난다.
두 번째, 세 번째 이정표에서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직진한다.
왜 저승바위를 표시해놓지 않았을까?
세 번째 이정표를 지나 가파르게 올라간다.
저기 툭 튀어나온 게 저승바위인가?
기를 쓰고 올라가 본다.
지나온 능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지나온 능선
(저승바위인 줄 알고 올라간 바위)
지나온 능선
앗, 아니라네요. ㅜㅜ
조금 더 가야 저승바위가 나온다.
위에서 봐서는 왜 저승바위인지 모르겠다.
이곳에서 연석산, 운장산, 구봉산 라인과 장군봉이 보인다.
아래에는 날머리인 대아수목원이 보인다.
저승바위 상단
아래는 대아수목원이 있는 산천마을, 뒤로는 운장산
저승바위를 내려간 후 첫 번째 이정표에서 직진하면 칠백이고지인데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대아수목원으로 갈 수 있다.
역시 이정표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정표들을 세운 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제대로 좀 해놓지.
분명히 산을 모르는 사람이 책상 앞에 앉아서 만들었을 것이다.
요새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너무 비전문가들이 득세하는 것 같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카더라" 식의 정보에만 의지해서 정책들이 결정되니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짊어져야 하는데.
제발 전문가들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긴 이상한 평등 논리로 전문가 자체를 양성하려고 하지 않으니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뭘 해 먹고살려고 하나?
난 정말 내 나라, 내 땅이 좋아서 다들 미국에 남으라고 했어도 무조건적으로 귀국했는데 요즘 같아서는 괜히 왔나 싶기도 하고. ㅜㅜ
이정표 이야기하다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산천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그다지 험하지도 않고 가파르지도 않았다.
물론 초반에는 약간 가파른데 그동안 하도 험한 곳을 많이 다녀서 이 정도는 아주 좋은 길이다.
다음 이정표를 만난 이후로는 임도처럼 넓은 길을 따라 내려간다.
왼쪽으로는 큰 바위가 보였다.
내려가는 길에 바라본 저승바위
큰바위
등산로 입구에서 동상계곡 옆 도로를 따라 산천마을 대아수목원 입구까지 걸어갔다.
주차장에서 먼저 내려간 일행들이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이런 데서 먹는 라면은 왜 이리 맛있냐?
시간이 많이 남아서 라면을 먹고 수목원을 둘러보려고 했는데 대장님이 겨울에는 볼 게 없다고 하셔서 차 안에서 쉬다가 상경하였다.
짧지만 암릉 타는 재미가 쏠쏠한 운암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