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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9.11.19 (부안) 변산 쇠뿔바위봉(480m)

산행일시: 2019년 11월 19일 화요일 (약간의 싸라기눈과 흐렸다 맑았다...)
산행코스: 유동마을 ~ 어수대 ~ 우슬재 ~ 비룡상천봉 ~ 쇠뿔바위봉 ~ 지장봉 ~ 새재 ~ 청림마을
산행거리: 7.6km
산행시간: 10:15 ~ 13:55
산행트랙:

(변산)쇠뿔바위봉 20191119.gpx
0.13MB

등산지도:

 

지난주 원정 산행을 안 했더니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정말 싫다.
그것도 습관이 되어야 쉬운 건지 아니면 이제 산에 대한 내 열정이 식어가고 있는 건지.
이제 산은 다닐 만큼 다녔으니 다른 운동을 해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쓸데없이(?)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 무얼 시작하기가 겁난다.
억지로 일어났지만 막상 집을 나서니 오늘은 어떤 산을 만나게 될까 기대가 되었다.
변산 유동 쉼터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맑은 하늘에서 진눈깨비가 내리는 가운데 산 위에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어수대가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아침까지 비가 와서 그런지 폭포도 보였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어수대

주차장에서 어수대 입구까지 도로로 500m만 가면 된다.

 

                  어수대

완만한 숲길로 이어지던 등산로는 곧이어 가팔라진다.
그렇게 어수대 입구에서 500m 올라가면 능선 삼거리인 우슬재에 도착한다.

 

우슬재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는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 발길을 멈추게 된다.

진행 방향으로는 어수대가 보이고, 맞은편에는 2년 전에 갔던 우금산이 보인다.

멀리서 보니까 울금바위가 더 멋있다.
똑같은 풍경이지만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어수대

가느골 저수지와 우금산

세 번째 묘지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출입금지 현수막이 있다.
그리로 가야 비룡상천봉이 나오는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구태여 갈 필요는 없다.
조망도 없고 정상 표시도 없이 삼각점 하나 있을 뿐이다.

 

(비룡상천봉 가는 길)

비룡상천봉 정상

다시 되돌아나가 어느새 육산으로 변한  등로를 따라가다 보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동쇠뿔바위봉과 고래등바위가 보인다.

 

동쇠뿔바위봉과 고래등바위(오른쪽 아래)

바위 위 등로를 따라 직진하여 고래등바위 위를 지난다.

이후 청림마을 갈림길을 지나 데크 전망대가 있는 서쇠뿔바위봉으로 가게 된다.

고래등바위 쪽으로 내려가야 동쇠뿔바위봉으로 갈 수 있지만 거기서 보나 서쇠뿔바위봉에서 보나 별 차이 없을 것 같아 그냥 서쇠뿔바위봉으로 가기로 하였다.

misscat 많이 변했네?

봉우리란 봉우리는 다 올라가야 되는 줄 알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꾀만 부려요. ㅎ

 

고래등바위와 동쇠뿔바위봉

고래등바위에서 바라본 서쇠뿔바위봉

서쇠뿔바위봉에서는 오른쪽으로는 변산 정상인 의상봉과 마천대가 보이고, 앞쪽으로는 지장봉과 삼각봉, 그 뒤로 부안호가 보이며, 왼쪽으로는 동쇠뿔바위봉과 저 멀리 우금산이 보인다.

신나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멈췄던 바람이 세게 불면서 싸라기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하였다.
싸라기눈을 맞으며 서쇠뿔바위봉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직은 먹을 만 하지만 더 추워지면 점심 먹기도 싫어질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데크 전망대 너머 암봉 끝까지 가보았다.
조망이 정말 좋아서 꼭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서쇠뿔바위봉에서 바라본 동쇠뿔바위봉

의상봉과 마천대(오른쪽), 부안호와 지장봉, 삼각봉(왼쪽)

다른 사람들은 의상봉 쪽으로 가고 난 청림마을 쪽으로 긴 데크 계단을 내려갔다.

어차피 의상봉 정상은 군부대가 있어 올라가지도 못하는데 거기보다는 지장봉을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파른 데크 계단이 계속되다가 이후로도 가파르게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바라본 의상봉과 부안호, 그 앞으로 지장봉과 삼각봉

한참을 가파르게 내려간 후 지장봉으로 가는 길에 잘 가꾸어진 묘가 나온다.

의상봉을 바라보고 있는 전망 좋은 자리이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쇠뿔바위봉이 보인다.

 

의상봉과 마천대

쇠뿔바위봉

조금 더 가면 거대한 암봉이 앞을 가로막는다.
지장봉이다.

 

지장봉

지장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바로 밑에서 올려다본 지장봉은 더욱 거대하게 보였다.
앞에는 부안호와 삼각봉이 보이고, 뒤로는 동, 서쇠뿔바위봉이 보이며, 오른쪽으로는 의상봉과 마천대가 보인다.
너무 멋있어 의상봉을 가는 대신 이쪽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상봉 쪽 <불사의 방>에서 보는 조망도 끝내준다고는 하지만 난 거긴 험해서 안 내려갔을 거니까 말이다.

 

지장봉

의상봉과 마천대

부안호와 삼각봉(오른쪽)

서쇠뿔바위봉(왼쪽)과 동쇠뿔바위봉(오른쪽)

 지장봉 아래에서 찍은 동영상

이후 짧게 내려서면 새재에 도착한다.
발 빠른 카라는 의상봉에 갔다가 벌써 새재에 도착해있었다.
카라에게 지장봉이 너무 멋있으니 가보라고 말한 후 청림마을로 내려갔다.

 

새재

시간이 많이 남아 중계교로 내려갈까 했지만 그쪽으로 가도 먹을 데가 없다고 하고 주차장까지 2km가량을 도로를 따라 걸어가야 한다고 해서 그냥 청림마을로 내려갔다.

편안하게 300m만 내려가면 청림마을 등산로 입구가 나오고 이후 500m쯤 더 가면 청림마을 주차장이 나온다.

 

청림마을 등산로 입구

청림마을에서 바라본 의상봉과 마천대, 지장봉(오른쪽)

동, 서쇠뿔바위봉

2시간 30분이나 일찍 내려가서 그런지 산악회 버스가 보이질 않았다.
마을 정자에 가서 쉬려다가 지나가는 할머니께 근처에 먹을 데가 있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앞마을에 슈퍼가 있단다.
다시 500m쯤 걸어가 노적마을에 있는 수퍼로 갔다.
식사가 되는지 물어봤더니 라면을 끓여주거나 백반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7,000원짜리 백반을 먹었다.
청국장과 반찬이 나왔는데 진짜 자기네 먹는 밥상에 숟가락 얹어 준 것 같다.
맛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100% 집밥 스타일이란 뜻이다.
소박한 한 끼를 먹고 쉬다가 주차장으로 갔다.

오늘 동쇠뿔바위봉도 안 가고, 의상봉도 안 간 이유는 목요일에 월출산 노적봉을 가야 하는데 체력을 비축하기 위함이다.
그나저나 노적봉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가고는 싶지만 지난번 수리듬 같은 곳이면 진짜 자신이 없다. ㅜㅜ
게다가 지난주 아는 권사님으로부터 남동생이 바위 타다가 떨어져 죽었다는 말을 듣고서는 더 겁이 난다.

허리가 아파서 힘을 쓸 수도 없는데 그 험한 곳을 내가 갈 수 있을까?

리딩을 하게 될 좋은인연님은 걱정 말고 오라고는 하지만 영 자신이 없다.

예전에는 '죽는지 살든지 가본다' 하는 심정으로 다녔는데 그때만 해도 젊고 자신이 있었나 보다.

이번에는 그런 배짱이 없다.

어째 바위는 다닐수록 더 무서워질까?
하나님, 어찌할까요?

(변산)쇠뿔바위봉 20191119.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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