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9년 12월 5일 목요일 (대체로 맑음)
산행코스: 용문골 ~ 신선암 ~ 걸어서 새천년길 ~ 돼지바위 ~ 마천대(정상) ~ 군지구름다리 ~ 승전탑 ~ 수락주차장
산행거리: 6.9km
산행시간: 10:00 ~ 14:25
산행트랙:
등산지도:
이번 주는 계속 완주로 간다.
오늘은 대둔산.
대둔산은 몇 번 가봤는데 오늘은 새천년길을 간다나?
군지골도 안 가봤으니까 한 번은 가봐야겠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대둔산은 영하 7도라는데 바위 타는 게 괜찮을까 모르겠다.
절경이라니까 꼭 가보고는 싶은데.
고민 끝에 일단 시도해보고 위험하다 싶으면 되돌아나가 정규코스로 가기로 하였다.
용문골로 올라가는 길은 급경사이다.
하긴 대둔산은 어디에서 올라가든 다 급경사이다.
올라가는 길에는 전에 없었던 철제 난간도 생겼다.
왼편으로는 칠성봉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보였다.
용문골 입구
칠성봉
들머리에서 900m 정도 올라가면 신선암이 있다.
신선암(용의 입)
일반 탐방로는 신선암에서 왼쪽으로 이어지고 새천년길은 오른쪽 샛길로 올라가야 한다.
대장님과 정예부대(?) 8명만 오른쪽 샛길로 올라갔다.
여자는 카라와 나 둘 뿐이다.
카라야 원래 암벽 등반도 하던 사람이라 선수이고, 폭탄인 misscat이 문제지.
오늘 민폐 좀 끼칠게요~. ㅋ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안 되게 가파르다.
누군가 경사도가 51도라고 하던데 땅만 쳐다보고 죽어라 올라갔다.
(앞에 보이는 암벽이 새천년길)
드디어 새천년길 앞에 도착.
새천년길은 암벽 등반 코스인데 오늘 우리는 <걸어서 새천년길>로 간단다.
새천년길을 따라 세미 릿지 길이 있는 것이다.
암벽 왼쪽으로 가파르게 올라간다.
여긴 경사도가 70도는 될 것 같은데.
너무 가팔라서 기어 올라갔다.
새천년길
산죽 길을 가파르게 올라가면 첫 번째 난 코스인 해산굴 앞에 도착한다.
밧줄을 잡고 올라가 좁은 굴을 빠져나가야 한다.
다들 배낭을 벗고 엉금엉금 기어나갔다.
해산굴
굴을 빠져나가면 굴 위쪽으로 멋진 조망터가 있다.
위에 있는 바위가 돼지바위라는데 왜 돼지바위인지는 모르겠다.
돼지바위
대장님, 다 올라온 거예요?
이제부터 시작이란다.ㅜㅜ
해산굴 옆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암벽 왼쪽의 너덜길을 올라간다.
돌들이 크고 흔들거리는 돌들이 있는 데다 이곳도 경사가 심해 거의 기어가야 했다.
(여기 내려가기도 숏다리 misscat에게는 엄청 힘들었다.)
가파르게 올라가면 두 번째 난 코스가 기다린다.
수직이지만 다행히 발 디딜 곳이 있다.
통천문이 멋있는 곳이다.
반대편에서 본 통천문
통천문을 통과하면 또 멋진 조망터가 나온다.
때마침 올라가고 있는 케이블카가 보였다.
그다음 세 번째 난 코스.
여기도 수직인 데다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아 난 오른쪽에 있는 개구멍으로 들어간 후 밧줄을 잡고 올라가기로 하였다.
처음 해산굴보다 더 작은 구멍이라 포복을 하고 들어가야 했다.
들어가고 나서 보니 완전 독 안에 든 쥐 꼴이다.
구멍 안에서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것도 힘들어 위에 끌어주고 나서야 간신히 올라갈 수 있었다.
(화살표가 내가 들어간 개구멍)
(지금은 웃고 있지만)
(뒤이어 올라가느라 울상인 misscat)
그다음 네 번째 난 코스.
날 죽여라 죽여!
오른쪽으로는 멋진 대문바위가 있다.
(힘들어도 사진 찍어줄 땐 미소로 화답하며 ^^)
다섯 번째 난 코스.
밧줄이 있지만 바위가 미끄럽고 발 디딜 틈이 없어 대장님이 괴력으로 끌어주셔서 간신히 올라갔다.
올라가서 보니 좀 전에 보았던 멋진 대문바위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내가 여길 언제 또 오겠느냐고!
사진을 찍기 위해 쓸데없이 밧줄을 잡고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부들부들 떨면서도 미소 짓고 있는 misscat)
(사진 찍기 위해 내려갔다 올라옴)
계속해서 암릉을 타고 간다.
영암산 암릉과 비슷하다.
오늘 흐리다고 했는데 파란 하늘이 너무 멋있다.
이후 잠시 바위 타는 일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이제 끝이려나 싶으면 또 가파른 오름길이 나오고, 이제 끝이려나 싶으면 또 가파른 오름길이 나오고, 마치 죽지 않는 좀비 같다.
능선에 이른 후 오른쪽으로 가면 짧은 직벽 구간이 나온다.
밧줄이 없어 여기도 오르기가 까칠하지만 그동안 하도 고생을 해서 이 정도는 우습다.
바위 위에 올라서면 마천대가 보인다.
마천대
조금 더 가면 소나무가 한 그루 있는 포토존에 도착한다.
오늘 모험은 여기까지.
이후 능선 반대편으로 내려간다.
바위는 없지만 상당히 가파르다.
북쪽이라 그늘지고 추운 데다 살짝 눈이 덮인 땅이 얼어있어 미끄러웠다.
조심조심 내려가서 왼쪽으로 산허리를 타고 가면 용문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휴~, 이제 안전한 곳으로 들어갔네.
용문골 삼거리
마천대를 향해 가다가 삼선계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사거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일행들은 내려가서 먹는다고 그냥 갔다.
헐, 기운들도 좋아.
난 힘이 다 빠지고 허리가 1인치 이상 줄어들어 바지가 줄줄 흘러내려서 에너지 보충이 시급했다.
이럴 때 따끈한 라면 먹었으면 참 좋겠다.~~
삼선계단 위 사거리
마천대 정상에는 아무도 없어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진행 방향으로 2년 전에 갔던 대둔산 남릉과 천등산이 보였다.
사진을 찍고 내려가 군지골로 가기 위해 수락 주차장 쪽으로 향하였다.
마천대 정상
마천대에서 바라본 대둔산 남릉과 천등산(왼쪽 뒤)
안심사 갈림길을 지나 계속 수락주차장 쪽으로 간다.
이정표가 없는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내려갔다.
오른쪽으로 가도 되지만 오른쪽은 북쪽이라 길이 얼어있을 것 같아 남쪽 코스를 택한 것이다.
조금 더 가면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양쪽 모두 수락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인데 왼쪽은 구름다리로, 오른쪽은 석천암으로 가는 길이란다.
구름다리도 봐야 하니까 왼쪽으로 내려갔다.
데크 계단이 잘 되어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는 천등산, 바랑산과 월성봉, 대둔산 북릉이 보였다.
가운데 앞에 있는 산이 천등산
왼쪽으로 월성봉과 바랑산, 수락저수지, 오른쪽이 대둔산 북릉
계속해서 계단을 내려간다.
이쪽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은 죽을 맛이겠지만 내려가기에는 좋다.
계단이 없었으면 긴 너덜길을 내려가느라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서 이후 휴대폰으로 찍음)
이 가파른 너덜길은 군지폭포로 연결되는 것 같은데 폭포를 볼 수는 없었다.
데크 길은 군지구름다리로 이어진다.
월출산 구름다리보다 살짝 긴 군지구름다리는 아래로는 까마득히 깊은 계곡이고 출렁거려서 스릴 있었다.
군지구름다리
구름다리를 건너 계단을 가파르게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아까 갈림길에서 석천암 쪽 수락 주차장으로 가면 이리로 내려오나 보다.
계속해서 데크 계단을 따라 깊은 협곡인 군지골을 내려간다.
계단이 없었을 때는 여길 어떻게 다녔나 모르겠다.
계단을 계속 내려가면 수락폭포가 나온다.
다행히 수량이 어느 정도 되어서 볼 만하였다.
수락폭포
이후 데크 탐방로를 따라간다.
데크 탐방로가 없었으면 계곡치기를 하며 갔어야 할 것이다.
정말 이런 탐방로는 너무 잘해놓은 것 같다.
설악산 가야동계곡에도 이런 탐방로가 생겼으면 좋겠다. ㅎ
고깔바위와 선녀폭포를 지나 데크 탐방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대둔산 승전탑이 있다.
꼬깔바위
선녀폭포
대둔산 승전탑
170m를 올라가야 한다는데 요새 경찰들 하는 꼴이 보기 싫어 그냥 내려갔다.
승전탑에서부터 도로를 따라간다.
왼쪽으로 지압로가 있는데 오늘 지압은 충분히 한 것 같으니 편하게 도로로 내려갔다.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듯 한 탐방센터가 있는 바랑산, 월성봉 등산로 입구를 지나 주차장으로 내려가 산행을 마쳤다.
이로써 월출한 노적봉에 못 간 한을 대둔산 새천년길에서 풀었다.
그런데 사람들 말이 노적봉보다 새천년길이 더 힘들었다는데? ㅜㅜ
어쨌든 날씨도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그다지 춥지 않고 좋았으며 무사히 하산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애쓰신 가리봉 대장님과 함께 한 산우님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이로써 대둔산은 동서남북 다 가봤으니 그만 가도 되겠지?
* 2017년 11월 2일 대둔산 남북종주 http://blog.daum.net/misscat/465
* 2012년 10월 20일 대둔산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