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9년 8월 27일 화요일 (비 온 후 갬)
산행코스: 입석마을 ~ 덕가산 ~ 샘골고개 ~ 악휘봉 ~ 입석고개 ~ 마분봉 ~ 은티마을
산행거리: 9.2km
산행시간: 09:30 ~ 16:35
산행트랙:
등산지도:
5년 전 오늘 산행 코스를 거꾸로 탔다가 동행한 친구가 너무 힘들어해 악휘봉에서 입석고개로 되돌아가 하산해야 했다.
그때 가보지 못한 악휘봉에서 덕가산까지의 능선이 궁금하여 다시 한 번 가본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반대로 입석마을에서 오르니 덕가산을 못 가는 일은 없겠지.
입석마을에 내리니 비가 제법 오고 있었다.
우비를 안 가져왔는데.
배낭 커버도 없는데.
궁하면 통한다고 배낭을 바닥에 놓을 때 쓰려고 가지고 다니는 우산 천으로 임시 배낭 커버를 만들었다.
그리고 석 기사님께서 큰 비닐봉지로 만들어주신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쓴 채 산행을 시작하였다.
입석마을에서 도로를 따라가다 오른쪽 사과밭으로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남의 들깨 밭을 무단으로 통과하면 등로가 시작된다.
가파른 너덜길이다.
이게 길이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이끼계곡을 치고 오르다 보니 오른쪽으로 등로가 보였다.
역시나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가파르다.
정신없이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비가 그쳐 우비를 벗었지만 오늘 조망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비닐봉지로 만든 우비
허물어진 무덤을 지나고, 처음 만나는 이정표를 지나서 산허리를 돌아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면 삼거리를 만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덕가산 정상이고, 정상을 찍은 후 되돌아와 악휘봉 쪽으로 갈 것이다.
내 주먹보다 더 큰 버섯
덕가산 정상은 조망이 막혀있다.
덕가산 정상에서 직진하면 입석마을로 내려가게 된다.
이 길은 우리가 올라온 길보다 살짝 완만하다.
덕가산 정상
삼거리로 돌아가 악휘봉 쪽으로 갔다.
이제부터 능선길이지만 능선이라고 좋아할 것도 없다.
괴산 쪽 산들은 괴팍해서 능선길이 전혀 편안하지가 않다.
쉴 새 없이 오르내려야 한다.
가파르게 내려갔다 올라가는 길에 거대한 민달팽이를 만났다.
설마 5년 전 그 민달팽이는 아니겠지?
칠보산 갈림길에는 시루봉 정상 표지판이 있었다.
하지만 시루봉은 조금 더 가야 한다.
칠보산 갈림길
시루봉에서 가파르게 떨어졌다 오르락내리락하며 간다.
슬슬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샘골고개에서는 입석리로 내려갈 수 있다.
샘골고개
샘골고개에서 가파르게 올라가면 멋진 전망대가 나온다.
그러면 뭘 하나?
오늘은 곰탕 속을 걷느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ㅠㅠ
전망대
이 전망대가 바로 슬랩 구간이다.
슬랩 반대쪽에 리본이 달려있어 그리로 내려갔더니 그 길은 전망대로 오는 우회 길이었다.
결국 그 슬랩을 내려가야 하는데 왼쪽으로는 밧줄이 끊어져 있어서 오른쪽으로 슬랩을 조금 내려가다 왼쪽으로 우회하였다.
슬랩 구간
우회하여 가보니 슬랩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 아래쪽으로는 밧줄이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밧줄이 끊어져있는 슬랩 구간은 오버행에 가깝기 때문에 아무래도 밧줄 없이는 내려가기가 위험할 것 같았다.
슬랩 구간을 지나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면 악휘봉 정상이다.
리딩 대장이신 만사 대장님
악휘봉을 올라가며 뒤돌아본 슬랩 구간
악휘봉 정상
악휘봉 정상에서도 여전히 아무것도 안 보인다.
오늘 곰탕을 하도 많이 먹어서 전혀 배고플 것 같지가 않았다.
악휘봉 정상을 가파르게 내려가면 선바위가 나온다.
선바위
선바위는 5년 전에도 곧 무너질 듯이 아슬아슬하게 보였는데 여전히 굳건히 서있었다.
선바위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대간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대간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마분봉이다.
대간 갈림길
조금 더 내려가면 출입 금지 안내판이 있는 은티마을 갈림길에 도착한다.
마분봉은 왼쪽으로 간다.
은티마을 갈림길
마분봉 쪽으로 가기로 결정한 순간 고생은 각오해야 한다.
<마법의 성>까지 가파르게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며 밧줄 구간이 연이어 나온다.
다행인 것은 구름이 어느 정도 걷혀서 조망이 괜찮아졌다는 것이다.
입석고개까지 가파르게, 가파르게 내려간다.
가야 할 능선(마분봉 방향)
지나온 능선
입석고개
예전엔 이렇게 안 힘들었던 것 같은데?
그때만 해도 내가 젊었나?
이정표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입석고개에서 직진한다.
이후에도 가파르게 오르내리길 계속한다.
내려가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내려온 길
올라가고,
옆으로 가고,
쉬어가고,
내려온 길
다시 또 올라가고,
고난의 행군 끝에 마분봉에 도착하였다.
마분봉 정상
하지만 아직 좋아하기에는 이르다.
<마법의 성>까지 밧줄 구간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밧줄과 씨름하며 우주선바위를 향해 마분봉을 내려갔다.
오른쪽 아래가 우주선바위
내려온 길
우주선바위도 여전히 지구를 떠나지 못하였다.
우주선바위
우주선바위에서 바라본 마분봉
이후에도 계속 밧줄과 씨름하며 간다.
여기에 이렇게 밧줄이 많았었나?
직벽 구간도 몇 개 있고, 내가 무서워하는, 바위 옆으로 건너가는 구간도 있다.
예전에는 힘들다는 생각을 안 하고 갔던 것 같은데 오늘은 덕가산을 오르느라 기운을 빼서 그런가?
아니면 역시 나이 탓인가?
그도 아니면 예전에 힘들었던 것을 잊었나?
직벽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또다시 직벽을 내려가고,
(내려와서 본 직벽)
계속 내려간다.
내려온 길
내려갔으니까 그다음 올라갔다가,
지나온 마분봉
벌벌 떨며 옆으로 간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구간)
지나온 능선
드디어 <마법의 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난 오늘은 저기까지 못 가겠다. ㅜㅜ
예전엔 저기를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마법의 성
마법의 성 입구
<마법의 성> 입구에 도착하니 다행히 깔지가 오른쪽으로 깔려있었다.
다들 바로 하산했나 보다.
덕분에 고민 안 하고 하산하게 되었네.^^
<마법의 성> 직전에서 오른쪽으로 쭉 내려가다 보면 계곡을 만난다.
작은 계곡이지만 간단히 씻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마법의 성 하단
망태버섯
이후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길 양 옆은 사과밭이다.
내 주먹보다 더 큰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그런데 예전에 사과가 맛있어 보여 샀더니 별로였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사지 않고 그냥 내려갔다.
낯익은 길을 따라 은티마을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은티마을
대장님께서 오다가 산 사과를 주셨는데 여전히 풋사과 맛이 난다.
아직 덜 익어서 그런 걸까?
어쨌거나 이제 이 마을을 또 올 일은 없겠지?
만약 또 온다면 은티마을에서 원점 회귀하는 산행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또 오겠다는 얘기는 아니고... ㅎ
* 2014년 10월 7일 악휘봉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