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9년 5월 9일 목요일 (맑음)
산행코스: 손항 저수지 ~ 부암산 ~ 수리봉 ~ 느리재 ~ 감암산 ~ 토궁산장 갈림길 ~ 상법마을
산행거리: 6.4km
산행시간: 11:20 ~ 15:40
산행트랙:
등산지도:
이번 주 황매산 철쭉이 절정이란다.
하지만 철쭉이나 진달래가 만개했을 때 산행을 대여섯 번 하고 나니까 그저 그렇다.
배경만 다르지 그 꽃이 그 꽃이니까.
누구는 철마다 산의 모습이 달라서 새롭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지만 나에겐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옷만 바꿔 입었지 똑같은 사람을 만나는 느낌이랄까?
내가 숲이 아니라 산을 보는 타입이라서 그렇다는데, 어쨌든 그래서 오늘 공지는 황매산, 감암산, 부암산이지만 난 부암산과 감암산만 간다.
지난번 대기마을에서 감암산으로 올라간 길이 아주 멋있어서 그쪽으로 한 번 더 가보고 싶긴 하지만 오늘은 버스가 그쪽으로 가지 않기 때문에 손항저 수지에서 부암산, 감암산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모두들 장박마을에서 내린 후 세 사람만 버스를 타고 날머리인 손항 저수지로 갔다.
가는 길에 황매산을 보니 정상 아래가 온통 불타는 듯하다.
오늘 황매산 오르는 사람들은 원 없이 철쭉 구경하겠네.
손항 저수지에 도착하니 철문이 닫혀있었다.
못 들어가는 줄 알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며 들머리를 찾아보았는데 아무리 내려가도 없었다.
다시 올라가 보니 그새 철문이 열려있고 누군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고 있었다.
그냥 열면 되는 거였나?
손항 저수지
저수지를 건넌 후 저수지 끝 부분에 있는 전봇대 옆에 들머리가 있다.
들머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실하다.
하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등로는 분명하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 후 두 번째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산으로 올라간다.
손왕 저수지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감암산까지 계속 고도를 높여야 한다.
그런데 이쪽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이유는 하산 후 상법마을에 뭔가 먹을 데가 있을까 싶어서이다.
토궁산장이 영업을 하려나?
점점 가팔라지는 가운데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계속 올라가면 갑자기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왼쪽으로 손항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조금 더 올라가면 전망바위가 나온다.
왼쪽으로는 작년 여름에 갔다 온 필봉산과 왕산이 보이고, 그 뒤로 아스라이 지리산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감암산과 황매산이 보인다.
전망바위
전망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부암산으로 향하였다.
부암산 정상까지 봉우리를 두 개 넘어야 한다.
화요일 산행의 피로가 다 풀리지 않은 데다 어제 도수치료를 받고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다니다 장례식이 있어 옥천까지 운전을 해서 갔다 왔더니 더 힘들다.
오늘 산행거리가 짧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전위봉에서 보니 수리봉과 감암산, 황매산이 진짜 멋있다.
대기마을에서 올라갈 때는 감암산이 저렇게 멋있는 줄 몰랐는데.
부암산 전위봉에서 바라본 수리봉, 감암산, 황매산
전위봉을 내려섰다 다시 올라가면 부암산 정상에 도착한다.
부암산 정상에는 날개가 다 떨어진 이정표가 있는데 이곳에서 동곡마을로 내려갈 수가 있다.
부암산 정상에서도 조망이 좋아 사진을 찍느라 한참 시간을 보냈다.
수리봉을 바라보니 올라가는 길이 안전시설이 되어있지만 상당히 가팔랐다.
부암산 정상
부암산을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간다.
안전시설이 되어있고 철계단이 있는데 이런 시설이 없었을 때는 상당히 위험했을 것 같다.
올라가는 길에 부암산을 바라보니 산 중턱에 굴이 있었다.
어휴, 저기는 새들이나 가겠네.
부암산에서 수리봉 쪽으로 내려가는 길
수리봉(오른쪽 암릉 부분으로 올라간다.)
수리봉 올라가는 길
지나온 부암산과 전위봉
조금 더 올라가서 잠시 숲길을 지나면 동곡마을 갈림길이 나오고 이어서 커다란 바위가 있는 수리봉에 도착한다.
지도에는 수리봉이 보암산이라고 표시되어 있기도 하는데 아무런 표식이 없어서 아쉬웠다.
수리봉이 이렇게 멋있고 부암산보다 더 높은데 왜 정상 표시가 없는 거야? ㅠㅠ
수리봉 정상
수리봉에서 내려선 후 철쭉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간다.
이쪽은 철쭉이 거의 다 졌다.
계속 내려가면 폐 헬기장이 나오고 곧이어 안부에 도착한다.
아무런 표식이 없는데 여기가 느리재인가?
폐 헬기장
이후 오름길이 시작된다.
계속 잔 봉을 넘으며 간다.
바람흔적미술관 갈림길을 지나면 멋진 조망터가 나온다.
넓은 바위 지대인데 난 시간이 많으니까 이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한참 쉬어 간다.
쉬고 있는데 황매산에서 산행을 시작한 일행들이 바쁘게 그냥 지나쳐가는 소리가 들렸다.
산행을 즐기면서 해야지 누가 상 준다고 정신없이 다니는지 모르겠다. ㅎ
조망터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가야 할 감암산
조망터에서 계속 올라가면 상법마을 갈림길이 나오고, 이후 봉우리를 우회하여 올라가면 암수바위가 나온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왜 암수바위인지 모르겠다.
암수바위
암수바위에서 황매산에서 오는 가리봉 대장님을 만난 후 헤어져 감암산으로 향하였다.
암봉 하나를 우회한 후 가파르게 올라간다.
슬랩 옆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며 뒤돌아보니 손항저수지에서부터 지나온 능선이 보인다.
오늘도 눈이 호강하는 날이다.
암봉 우회 길
계단을 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조망터가 있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감암산 정상에 도착한다.
전에는 바람이 엄청 불 때 가서 사진만 찍고 서둘러 내려갔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또 감암산에서 한참 쉬었다 간다.
철쭉이 만발한 황매평전이 한결 가까이 보였다.
감암산 정상
감암산 정상을 내려가면 토궁산장 갈림길이 나온다.
천황재까지 가서 하산할까 하다가 별 의미가 없을 거 같고, 지난번에 보니까 천황재에서 상법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분명하지 않았던 것 같아 이곳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토궁산장까지 1.1km라고 해서 엄청 가파를 줄 알았는데 낙엽이 많이 깔리고 나무가 우거져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등로도 분명하고 많이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았다.
매서정 계곡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거의 물이 없다고 봐야 한다.
토궁산장
토궁산장으로 내려가 뭔가 먹으려고 하였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상법마을 입구까지 내려가 산행을 마치고 근처에 쉴만한 곳이 있는지 동네 어른께 여쭤보니 저리로 조금만 더 가면 슈퍼가 있단다.
그 조금만이 1km이다. ㅜㅜ
땡볕에 도로를 따라 만암마을로 갔다.
상법마을 등산 이정표
만암마을
만암마을로 가니 다연공방이라는 카페도 있고 슈퍼도 있었지만 둘 다 문이 닫혀있었다.
슈퍼 주인께서는 황매산 철쭉 행사장에 장사하러 가셨다고.ㅠㅠ
경로당 앞에 수도가 있어 씻고 정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카페 사장님이 오셨다.
어찌나 반가운지!
카페로 들어가 눈꽃빙수를 먹으며 기다리다 산악회 버스를 타고 귀경하였다.
부암산에서 감암산에 이르는 능선이 생각보다 암릉이 멋있고 조망이 좋아 아주 만족스러운 산행이었다.
그나저나 몸이 자꾸 신호를 보내는데 당분간 좀 쉬어야겠다.
* 2016년 5월 3일 감암산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