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8년 12월 22일 토요일 (맑음)
산행코스: 옥정사 ~ 갈미산고개 ~ 달음산 ~ 해미기고개 ~ 월음산 ~ 광산마을 ~ 좌천역
산행거리: 6.9km
산행시간: 09:05 ~ 13:45
산행트랙:
등산지도:
오후 3시 30분 고속버스를 예매해놓았기 때문에 오늘은 일찍 움직여야 한다.
알람 소리를 듣고 깼는데 영 몸이 무겁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랑 발도 저리고, 무지외반증이 있는 엄지발가락 부분도 아프고.
나도 남들처럼 체력이 좋아서 몇 날 며칠 산행해도 끄덕없었으면 좋겠다. ㅜㅜ
콘도를 체크아웃하고 나와 전철을 타고 일광역으로 간 다음 다시 택시를 타고 좌천역으로 갔다.
부산 동해선이 일광역까지만 개통되었기 때문이다.
예쁜 시골 역인 이곳도 머지않아 사라지겠구나.
기사님께 부탁하여 택시를 기다리게 하고 좌천 역무실에 짐 가방을 맡긴 후 다시 택시를 타고 옥정사로 갔다.
(일광역에서 좌천역을 들러 옥정사까지 택시비 8,500원)
옥정사는 생각보다 크고 예쁜 절이었다.
옥정사
옥정사 뒤로 등산로 입구가 있다.
달음산 정상까지는 1.35km란다.
오늘은 해까지 나서 봄날처럼 따뜻하다.
길가에는 쑥부쟁이 꽃이 피었다.
600m 정도 완만하게 오르면 갈미산고개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백여 미터 올라가면 갈미산이고, 왼쪽으로 1km 정도 가면 달음산이다.
미사리는 갈미산을 다녀오기로 하고 나는 바로 달음산으로 향하였다.
갈미산 고개
길은 엄청 넓고 좋지만 은근히 가파르다.
이내 좁은 너덜 오르막이 이어지더니 계속해서 가파르게 올라간다.
1km 이상 가파르게 오르고 나면 쉼터가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면 밧줄 구간이 나타난다.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지만 굳이 밧줄을 잡고 오른다.
아래 사진에서 줄이 늘어뜨려져 있는 곳은 오버행이라 오르기가 힘들었다.
줄을 왼쪽으로 옮겨 올라갔다.
올라가다 보면 또 바위들이 나온다.
역시 왼쪽으로 등로가 있는데 쓸데없이 바위를 기어오른다. ㅎ
계속해서 올라가면 <안전한 길, 험한 길> 갈림길이 나온다.
당연히 <험한 길>로 간다.
못 먹어도 go!
마음만 가득한 misscat.
예전에는 밧줄을 잡고 올랐나 본데 지금은 계단이 놓여있고 등로 정비가 잘되어 있어 이쪽도 역시 안전한 길이다.
첫 번째 암릉 구간을 지난 후 잠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정상으로 가게 되는데 오른쪽에 있는 암릉 구간이 궁금하여 기장군청소년수련관 쪽으로 가보았다.
철탑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또 다른 암릉 구간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지나온 암릉 구간이 멋있게 보인다.
이곳에서 보니 암릉 구간을 지나는 사람들이 상당히 위험한 것처럼 보였다.
사실 계단이 있어 전혀 위험하지 않은데.
"너무 좋다!"를 외치면서 한참 쉬었다.
계단이 있는 지나온 암릉 구간
달음산
다시 철탑을 지나 갈림길로 되돌아가 정상으로 향하였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도 계단이 있는 우회 길이 있는데 이번에도 괜히 힘자랑하며 암릉 길로 갔다.
허리 아픈 거 진짜야?
그렇게 정상에 오르면 백만 불짜리 조망이 기다린다.
천성산과 금정산, 백양산, 장산이 보이고, 아래로는 해운대 쪽 초고층 빌딩들과 송정해수욕장, 기장 앞바다, 임랑해수욕장, 고리원전이 보인다.
달음산 정상(아래로 기장 앞바다)
지나온 암릉 구간
가야 할 능선(그 너머로 송정 해수욕장)
정상에서 점심을 먹으며 또 한참 쉬었다.
내려가기 싫다, 싫다, 싫어~.
달음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른데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그나마 안전하였다.
계단이 없을 때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산이었을 것 같다.
내리막길 끝에는 멋진 조망터가 나온다.
달음산과 지나온 암릉 구간
좌천역 방향, 임랑 해수욕장과 고리 원전
옥정사로 내려갈 수 있는 삼거리를 지나면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기도원 방향으로 내려가면 옥정사로 갈 수 있다.)
이후 가파르게 내려가면 해미기고개에 도착한다.
달음산 정상과 암릉 구간 (왼쪽으로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월음산
해미기고개
월음산은 여기에서 260m만 가면 된다.
이곳에서 바로 하산하느냐, 월음산을 가느냐 망설이다가 오늘 산행이 너무 짧아서 월음산을 가기로 하였다.
오늘 모험의 시작이다. ㅋㅋ
월음산 올라가는 길은 너~무 예쁘다.
안 갔으면 후회할 뻔.
월음산 정상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고 하산하였다.
그런데 어디로 내려가지?
해미기고개로 돌아가서 광산마을로 내려가면 편하겠지만 왔던 길을 또 가는 것은 싫은데.
그리하여 월음산 정상에서 바로 광산마을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직진을 하면 일광역 쪽으로 가는 길일 것 같고, 정상 왼쪽에 리본이 많이 달려있어 그리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월음산 정상
그런데 온통 가시나무로 뒤덮여 있고 등로가 안 보였다.
나무에 긁히며 이리저리 내려가려다 도저히 안 되겠기에 정상으로 다시 올라가니 마침 등산객 한 분이 계셔 길을 물어보았다.
직진하여 가면 된다고 하신다.
그런데 왜 왼쪽에 리본이 많이 달려있느냐고 하니까 나무를 잘라 그쪽에 버린 거라고. ㅠㅠ
정상에서 직진하여 편한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리본이 몇 개 달려있다.
지도를 보니 계속 직진하면 고속도로 쪽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어서 왼쪽으로 내려갔다.
(왼쪽으로 가지 마세요.)
제법 가파르게 내려가는데 간간히 달려있던 리본들이 어느 순간 안 보인다.
낙엽이 수북이 깔려있어 길인 듯싶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너덜도 나오고.
지도를 보며 무작정 광산마을 방향으로 치고 내려갔다.
알바를 안 하면 misscat이 아니지.
아니, 알바가 아니라 개척 산행이지. ㅋㅋ
길도 없는 곳을 미끄러지며 넘어지며 내려가다 보니 임도가 보였다.
휴~.
오늘도 편한 길 놔두고 힘들게 가는 misscat의 능력(?)을 보여줬다.
내려온 길
임도를 따라가 보니 고속도로 옆으로 월음산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이 보였다.
아까 갈림길에서 계속 직진했으며 이리로 내려오는가 보다.
아까 삼거리에서 리본이 없었으면 그냥 직진하는 건데.
아무 데나 리본 달아두지 맙시다!
하산 길에 사서 고생을 했지만 작아도 갖출 것 다 갖춘 야무진 달음산이었다.
상리마을을 지나고 하리마을을 지나 좌천역으로 갔다.
상리마을에서 바라본 달음산
역에 맡겨두었던 짐을 찾고 콜택시를 부르려는데 여러 군데 전화해도 택시가 없다거나 전화를 안 받는다.
이러다 버스 놓치겠네.
역무원에서 다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어봐도 똑같은 콜택시 전화번호만 준다.
택시를 타면 30분이면 가지만 버스를 타면 1시간 30분이나 가야 하는데.
30여분 전화를 하다 할 수없이 버스라도 타보자고 하여 정관읍사무소 쪽으로 가다 보니 바로 코앞에 택시 승강장이 있었다!!
기차역에서 불과 100m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는데 역무원들이 이걸 모르다니. ㅠㅠ
다행히 빈 택시가 기다리고 있어 택시를 타고 부산 종합버스터미널로 갔다.
(좌천역에서 노포동 부산종합터미널까지 택시비 18,100원)
이로써 2박 3일 부산 산행이 끝났다.
허리가 아파 힘들었지만 원하던 장산과, 백양산, 달음산을 다 가볼 수 있어서 뿌듯하였다.
특히 달음산은 너무 좋아서 다음에 부산에 가면 또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