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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8.06.14 (화천) 만산(976m)

산행일시: 2018년 6월 14일 목요일 (비)
산행코스: 만사동~ 비래바위봉 ~ 만산 ~ 만산령~ 상실내
산행거리: 9.7km
산행시간: 10:15 ~ 14:27
산행트랙:

(화천)만산__20180614.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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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오늘은 화천의 만산을 가는 날이다.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를 확인하는데 비가 온댔다가 아니랬다가.
아침에 예보를 보니 12시까지 1mm 정도 온단다.
우중 산행하기 싫은데.ㅜㅜ
우산을 챙겨 집을 나섰다.
가는 동안 비가 그치는 듯하더니 들머리에 도착하자 제법 내린다.
등산로 입구에서 비래바위가 멋있게 보이던데 비 때문에 아무 것도 안 보인다.
아이, 시작부터 짜증나네.
배낭은 버스에 두고 간단하게 챙겨 우산을 쓰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만사동 등산로 입구에서 비래바위까지 500m밖에 안된단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왼쪽으로 잡풀이 우거진 길을 지나면 꽤 가파르게 오르막이 나오고 그 끝에 능선 삼거리가 있다.

 

이후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올라가는 듯싶다가 비래바위 정상을 68m 앞두고 상당히 가파른 바윗길이 나온다.

 

한 손에는 스틱을 잡고, 한 손에는 우산을 쓰고, 치렁치렁한 우비 치마를 입고 올라가려니까 영 성가시다.

에잇, 사진 찍기도 귀찮네.
힘들게 비래바위에 올라서도 조망이 하나도 없어 올라간 보람이 없다.
그냥 페널티 내고 늦게라도 산행을 취소할 걸.

서래야 박건석 님의 비래바위 정상 표시를 지나 만산 정상 삼거리에서 조금만 직진하면 장다름산악회의 비래바위 팻말이 있다.

 

비래바위봉 정상

비래바위봉에서 만산 정상까지는 약 2km이다.

비래바위를 가파르게 내려선 다음 만산 정상을 항해 올라가는 길에는 우산나물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비에 젖은 예쁜 숲길이 나타나는가 했더니 또 오르막이다.

능선에 올라선 후 오른쪽으로 가야 만산 정상이 나온다.

 

                우산나물

만산 정상

정상에서 능선 삼거리로 되돌아가 직진한다.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면 넓은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비에 쫄딱 젖은 대장님과 일행들이 나타났다.
어, 내가 후미인 줄 알았는데?
알바를 하셨단다.
우리에게 알바 조심하라고 하시더니만. ㅋㅋ

 

헬기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는 길은 등로가 유실되어 거의 절벽 수준이었다.
길이 끊겨 많은 사람들이 길을 못 찾고 알바를 한 지점이다.
조심스럽게 산기슭에 붙어서 가면 다시 등로가 열린다.
몇 번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는 길은 조각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오늘 조각공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사람들이 많았다.

한동안 내려가는 듯하다가 다시 올라가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임도가 유턴하여 올라가게 된다.

 

이후 실내고개 갈림길을 지나 만산령까지 계속 임도를 따라간다.

 

실내고개 갈림길

비는 얼추 그쳤지만 산행이 지겨워지기 시작하였다.
전에 두류산에 가봐서 알지만 만산령에서 두류산까지 가는 길도 조망이 없이 나무로 꽉 막힌 오솔길이다.
그런 길도 좋지만 비올 때는 아니다.
그래서 미련 없이 만산령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만산령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 하염없이 내려간다.

고도를 약 400m 낮추며 3km가량 내려간다.
지루하게 걸어가는 이 길에 섬초롱이 무척 많다.
게다가 완전 크다!

 

섬초롱

오늘 나의 등산 패션(참으로 가관이다. ㅋㅋ)

다 내려가면 상실내에 도착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뭔가 먹었으면 좋겠는데 식당이 어디 있을까?
마침 지나가는 동네 할머니께 여쭤보니 이 근처엔 식당이 없단다.
그럼 가게는요?
가게도 없단다.
헐, 진짜 오지네.
할 수 없이 산악회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려는데 군인 둘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 지역이 군부대 천지라 계속 사격 훈련하는 소리가 들리고 군용 차량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한다.
군인들에게 먹을 데가 있는지 물어보니까 조금 위로 올라가면 복지회관이 있는데 거기에서 컵라면을 먹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오른쪽으로 50m쯤 올라가자 과연 군 아파트와 복지회관이 보였다.

 

여기 물건 값이 엄청 싸다.
면세인가?

이 복지회관 앞에는 영화에 나올 법한 예쁜 공중전화 박스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신용카드도 되는 공중전화이다.

요새 공중전화를 안 써서 이런 공중전화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짜파게티 사발면과 과자, 음료수를 사서 먹고 쉬다가 버스가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여기서 5km 정도 가야 하는 거 같은데.
아스팔트 길을 걸어가기가 싫어서 히치하이킹을 하였다.
세워줄 듯 말 듯 하다가 차가 한 대 서서 뛰어가 탔다.
소령 차였는데 민간인은 태워주면 안 된단다.
그래도 친절하게 자기 부대를 지나쳐 버스가 있는 곳까지 데려다주었다.
감사합니다. 소령님♡

알바 대장인 난 오늘 알바를 안 했지만 가리봉 대장님을 비롯하여 거의 다 알바를 하였다.

뭐, 오지 산행이라는 게 별 거 아니다.

이정표도 없고 잡풀이 우거져 등로도 분명하지 않은 곳을 헤매며 가는 것이다.

알바는 오지 산행의 필수 코스. ㅎ

그런데 웬일로 misscat이 알바를 안 했나?

어쨌건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면 모를까 오지 산행은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

난 운동하러 산에 다니는 게 아니니까 볼거리가 없는 산행은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앞으로 비가 오려는 낌새라도 있으면 산행을 취소를 해야겠다.

눈 올 때는 괜찮은데 비 올 때는 산행하기가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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