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8년 6월 6일 수요일 (맑음)
산행코스: 백화사 ~ 의상남벽 ~ 가사당암문 ~ 코끼리바위 ~ 시크릿가든 ~ 삼천사
산행거리: 4.5km
산행시간: 11:40 ~16:00
산행트랙:
등산지도:
수요일 봉제산 대장님 삼각산 산행을 가고 싶기는 한데 겁이 나서 선뜻 갈 수도 없고.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하며 신청을 하였다.
백화사 앞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백화사 맞은편 집 담벼락에는 귀여운 양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백화사에서 의상봉 쪽으로 가는 길은 <내시묘역길>이란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의상봉 쪽으로 우틀한다.
오른쪽으로 철망을 끼고 너무나도 예쁜 숲길을 걸어간다.
북한산에 바위만 멋있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예쁜 숲길도 있었네.
다시 갈림길에서 가사당암문 쪽으로 우틀한다.
조금 올라가다 점심을 먹고 왼쪽으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곧이어 슬랩이 나온다.
의상남벽이다.
살 떨려 죽겠는데 자일도 안 내려주신다. ㅠㅠ
사실 나만 벌벌 떨며 기어 올라가지 다른 사람들은 '이쯤이야!' 하듯 척척 걸어 올라간다.
도대체 무얼 먹고 다들 저렇게 강심장인지.
가까스로 기어 올라가니 또 슬랩이 나온다.
다행히 이번에는 자일을 내려주신다.
바위에 찰싹 달라붙어 한동안 숨을 고르고 올라갔다.
대장님, 이제 다 올라온 거예요?
아직 큰 게 남아있단다.
이보다 더 크면 어찌 가라고요!!!
그전에 먼저 바위 허릿길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난 이런 거 정말 싫어하는데. ㅠㅠ
다들 발바닥에 찐득이가 붙어있는지 어찌 그리 잘들 가는지 모르겠다.
난 오늘도 폭탄이다. ㅠㅠ
대장님께서 misscat만 오면 다 온 거란다.
끝난 줄 알았더니 또 바위 허릿길이 나온다.
될 수 있는 한 바위에 찰싹 붙어서 간다.
밑은 쳐다볼 엄두가 안 난다.
그리고는 대장님이 말씀하셨던 큰 게 나온다.
직벽 구간이다.
여길 자일 안 잡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misscat은 자일을 잡고도 미끄러진다.
그동안 힘을 다 써버려서 자일을 붙잡고 버틸 힘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죽을 수는 없지.
분유 먹던 힘까지 다 짜내어 간신히 올라가고는 기절하다시피 하였다.
그다음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성벽이 나오고, 성벽을 넘어가면 드디어 광명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제 살았다!
으아리와 산딸나무가 반겨준다.
으아리 향이 좋다는 걸 오늘 의상남벽에서 사선을 넘어온 후에야 알았다.
으아리
산딸나무
가사당암문을 지나 백화사 쪽으로 가다가 다시 왼쪽 숲길로 들어선다.
가사당암문
이 지점에서 일행들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시크릿가든으로 간다고 하셨는데 어디로 가셨나?
아무리 외쳐봐야 대답은 없고.
할 수 없이 뒤처진 후미 다섯 명이 함께 길을 찾아 나섰다.
이 비탐 구간에 웬 갈림길이 그렇게 많은지 도통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알기로 시크릿가든이 바위 밑에 있는 공간인 것 같던데.
그래서 바위를 찾아 위로 올라가 보았다.
그랬더니 멋진 전망대가 나왔다.
지나온 의상남벽이 보이고 비봉능선도 보인다.
의상봉
비봉능선
그런데 어째 여기 있는 바위가 코끼리처럼 생겼네.
나중에 알고 보니 정말로 이것이 코끼리바위였다.
사진을 제대로 찍어둘 걸.
(코끼리바위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산우)
아무리 기다려도 일행들이 안 와서 세 명이서 먼저 하산하였다.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갔더니 바위 아래 넓은 공터가 나왔다.
그리고는 더 이상 길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되돌아나가 왼쪽으로 내려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공터가 시크릿가든이었다.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암장이 나온다.
제대로 가고 있긴 하나 보네.
다시 한참 길을 찾아 내려가니 직벽 바위가 나타났다.
비가 오면 폭포가 되나 보다.
이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지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우물이 있는 것을 보니 예전에는 사람들이 살았던 것 같은데.
우물 속에서는 개구리들이 우물 밖으로 나오려고 암벽 등반을 하고 있었다.
북한산에서는 개구리들도 암벽 등반을 하네. ㅎ
워낙 등로가 희미하다 보니 가면서도 이게 맞는 길인지 모르겠다.
뭐, 내려가다 보면 어디든 나오겠지.
다리에 힘이 풀려 몇 번이나 넘어지며 내려갔다.
드디어 삼천사로 내려가는 등로를 만났다.
삼천사로 내려가니 일행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가 하산하며 멋모르고 시크릿가든으로 간 사이에 코끼리바위에 올라갔다가 하산했단다.
어쨌든 코스대로 다 가보고 무사 귀환했으니 됐다.
오늘 너무 힘이 들어 산행이 끝난 후 트랙 기록을 중지하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뒤풀이 장소에 가서야 트랙을 껐다.
다시는 이런 데 쫓아다니지 말아야지.
집으로 돌아오니 대장님께서 안부 문자를 보내셨다.
다음에는 잘 챙겨주겠다고 자주 오라고 하신다.
이러면 또 마음이 약해지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