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8년 2월 10일 토요일 (흐린 후 맑음)
장소: Zaragoza, Spain
오늘은 마드리드에서 아라곤 자치 지방의 사라고사를 거쳐 카탈루냐 자치 지방의 바르셀로나까지 이동한다.
거리가 먼 만큼 주구장창 버스를 타고 가야 할 것 같다.
마드리드에서 1시간 20분 정도 북쪽으로 달려가자 하얀 눈밭이 펼쳐졌다.
먼 거리를 가야하지만 여행사 김덕희 인솔자의 세계사 강의를 들으며 가느라 지루한 줄 몰랐다.
어찌 그리 세계사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지, 또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 이야기를 하는지 이 아저씨, 완전 대치동 일타 강사 수준이다.
그 해박한 지식과 입담에 정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정말 그 세계사 강의만 들어도 본전은 뽑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전 내내 달려 아라곤 자치 지방 사라고사 주의 주도인 사라고사(Zaragoza)에 도착하였다.
오는 동안 구름이 낮게 깔려 흐리던 하늘은 사라고사에 도착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태양이 한껏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가 산발이 되도록 바람이 강하게 불어 다소 쌀쌀하게 느껴졌다.
현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삶은 야채 한 접시와 생선을 한 마리 통째로 튀긴 것과 샐러드가 나왔다.
간이 전혀 안되어 있어 맛이 없었다.
여기 음식은 어떤 건 엄청 짜고, 어떤 건 완전히 맹탕이다.
그래서 난 인천 공항에서 받았던 컵라면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그 옆에 있는 필라르 대성당(Basilica de Nuestra Serioro del Pilar)으로 갔다.
성당 앞 광장에는 장이 서고 있었다.
필라르는 스페인어로 <기둥>이라는 뜻이다.
예수의 12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스페인어로 산티아고)는 계시를 받고 이베리아 반도로 건너가 선교 활동을 하였다.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교 활동이 실패하였을 때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기동을 전해주며 용기를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기둥 위에 세워진 성당이 바로 <성모 마리아의 필라르 바실리카>, 즉 필라르 대성당이다.
야고보는 스페인의 수호신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곳곳에 조개 모양이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 표시가 있었다.
에브로 강(Rio Ebro) 옆에 있는 필라르 대성당 위에는 타일로 장식된 둥근 지붕이 11개 있었다.
필라르 대성당(Basilica de Nuestra Serioro del Pilar)
성당 안에는 고야가 그린 프레스코 천정화인 <레지나 마르티룸(Regina Martyrum)>이 있다.
성당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어 안내원에게 물어보았더니 카메라는 안되고 휴대폰으로 찍는 건 괜찮단다.
그래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다른 안내원이 와서는 "No photo"란다.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
어쨋든 그래서 사진을 찍다 말았다.
성가대석에는 아름다운 고 악보가 펼쳐져 있었는데 오선보이지만 네우마를 사용하여 기보한 것이었다.
저런 필사본 악보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고야가 그린 <레지나 마르티룸(Regina Martyrum)>
아름다운 고 악보
필라르 대성당을 나와 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향하였다.
4시간을 달려 바로셀로나에 가까워지자 뾰족뾰족한 바위산이 보였다.
주작, 덕룡보다 더 멋진 그 바위산이 바로 내일 가게 될 몬세라트 수도원이 있는 곳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지중해에 접해있어 온화한 날씨였다.
현지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되어있는데 5분 일찍 도착하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곳에서는 저녁을 8시30분이나 9시쯤 먹는다는데 그래서 식당 문을 아직 안 열었나?
곧이어 직원이 와서 식당문을 열어주었다.
저녁으로는 샤프란을 넣은 누들 스프와 감자튀김을 곁들인 소고기 튀김이 나왔다.
이곳 사람들은 튀김을 많이 먹는 것 같다.
내가 여기 살았다면 안 그래도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하늘을 찔렀을 거 같다.
역시 간이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지만 모처럼 맛있게 먹었다.
저녁 식사 후 Augusta Barcelona Vallès Hotel로 가서 여장을 풀었다.
역시나 무료 Wi-Fi와 욕실용품이 있는데 이번엔 히터를 제대로 작동했음에도 별로 따뜻하지가 않다.
맨 끝 방이라 그런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