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12월 19일 화요일 (흐림)
산행코스: 영실 ~ 윗세오름 ~ 어리목
산행거리: 8.3km
산행시간: 10:15 ~ 13:50
산행트랙:
등산지도: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눈을 뒤집어쓴 남벽을 보고 싶어 한라산으로 갔다.
지난 주말 한라산에 폭설이 내려 등산로가 통제되었기 때문에 무척 기대가 되었다.
아침 7시 김포에서 비행기를 타고 약 한 시간 뒤 제주 공항에 내렸다.
눈이 내려 택시가 영실까지 가려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간단다.
택시를 타고 영실 매표소로 갔다. (택시비 30,000원)
영실 매표소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꽉 차 있었다.
아마 눈 소식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영실 매표소에서 영실 휴게소까지는 제설 작업이 안되어 있어 일반 택시는 올라갈 수가 없었다.
영실 매표소에서 영실 휴게소까지만 왔다 갔다 하는 택시를 타고 영실 휴게소로 올라갔다.
봄에 왔을 때는 7천 원을 받더니 오늘은 만원이란다.
그새 가격이 올랐나, 아니면 겨울이라 그런가?
영실 휴게소에서 주먹밥과 어묵을 먹고 출발하였다.
주먹밥 하나에 3,500원, 4~5인분 분량의 어묵탕은 10,000원이다.
휴게소 음식들도 예전보다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다.
영실 통제소 초입부터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한층 기분이 up 되었다.
그런데 어제 돈내코에 전화를 했더니 평궤에서 윗세오름까지 러셀이 안 되어있어 세 사람이 올라갔다가 더 이상 가지 못하고 그냥 내려왔다고 한다.
오늘은 러셀이 되어있으려나?
남벽을 꼭 보고 싶은데.
영실 통제소
올라가는 길은 눈, 눈, 눈, 눈, 그야말로 순백의 세상이었다.
눈이 많이 온 것까지는 좋은데 올라갈수록 구름 속으로 들어가 사방이 희뿌옇다.
그 멋있는 영실기암과 병풍바위도 구름 속에 꼭꼭 숨었다.
윗세오름에서 돈내코로 가는 길이 러셀이 되어있더라도 이 상태라면 남벽을 보기는 틀린 것 같다. ㅠㅠ
선작지왓에 도착하니 그야말로 오리무중이었다.
지금까지는 러셀이 잘 되어있었으나 이곳에서부터는 한 사람이 겨우 다닐 만큼만 길이 나있는 데다 지척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뿌옇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다.
이러다 길을 잃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 되는 눈 속을 헤매듯 힘들게 윗세오름까지 갔다.
선작지왓
윗세오름 휴게소
윗세오름 대피소와 진달래밭 대피소가 11시부터 1시까지 부분 파업을 하고 있어 매점에서 컵라면을 사 먹을 수는 없지만 휴게소 문은 열어두어 휴게소에 들어가서 싸가지고 간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은 후 남벽 분기점으로 가려고 했더니 통제를 하고 있었다.
분명 한라산 국립공원 사이트에는 모든 탐방로가 정상운영이라고 나와 있는데 왜 통제를 하지?
그런데 가라고 해도 갈 수가 없겠다.
그쪽으로 간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지 발자국이 하나도 나있지 않았다.
몇 발자국 가보았지만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통에 가라고 해도 도저히 못 가겠다. ㅠㅠ
할 수 없이 어리목으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윗세오름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도 완전 whiteout이었다.
오늘 눈은 원 없이 보고 밟네.
등로는 눈이 잘 다져져서 몰랐는데 등로 옆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무릎까지 빠진다.
그나마 난 가벼워서 그런 거고 남자들이 들어가니까 허벅지까지 빠졌다.
스틱을 넣어보았더니 130cm 스틱이 거의 다 들어갔다.
사제비샘(눈 속에 파묻혀 샘이 보이지 않는다.)
사제비샘을 지나 숲 속으로 들어가자 바람을 피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 계단이라 정말 싫은데 오늘은 눈 때문에 계단이 다 없어져버렸다.
그냥 스키 타듯 미끄러져 내려가면 된다. ㅎ
어리목 목교로 내려가니 등로에는 아직도 눈이 많이 쌓여있지만 나뭇가지에는 눈이 다 녹고 없었다.
어리목으로 가서 멋진 심설 산행을 끝냈다.
어리목
김포행 비행기 시간은 8시 25분인데 어리목에 도착하니 2시도 안되었다.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아 목욕을 하고 방어회를 먹으러 가기로 하였다.
어리목에서 15분쯤 걸어 내려가서 240번 버스를 타고 제주버스터미널로 갔다.
제주버스터미널 길 건너편에 있는 광명탕에서 목욕을 하고 탑동에 있는 서부두명품횟집거리로 갔다.
횟집거리 입구에는 횟집 사장님들 사진이 붙어있었다.
마음에 드는 분을 골라서 가라는 건가? ㅎ
금보횟집으로 가서 방어회를 시켰다.
스끼다시는 갈치, 고등어, 전어, 전복, 소라, 문어, 멍게, 굴 등이 나오는데 모두 엄청 신선하였다.
게다가 리필을 해주신다. ㅎ
메인으로 방어 뱃살, 등살, 지느러미 살이 먼저 나오고 나머지 부위들이 나온다.
가격이 서울보다 싸지는 않지만 정말 싱싱하고 맛있었다.
회를 다 먹을 때쯤 머리 구이랑 튀김이 나왔다.
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ㅎㅎ
마지막으로 매운탕이 나왔다.
난 매운탕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집 매운탕은 정말 맛있어서 배가 부른데도 꾸역꾸역 먹었다.
눈도 실컷 보고, 맛있는 회도 실컷 먹고, 올 겨울 나머지 산행들은 덤이다. ^^
* 2017년 6월 1일 한라산 영실 코스 산행기 https://blog.daum.net/misscat/391
* 2015년 6월 3일 한라산 영실 코스 산행기 https://blog.daum.net/misscat/69
* 2012.08.15 한라산 영실 코스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