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12월 9일 토요일 (맑음)
산행코스: 양구두미재 ~ 군부대 ~ 태기산 전망대 ~ 태기산성비 ~ 신대리 야영장
산행거리: 11.3km
산행시간: 09:45 ~ 13:40
산행트랙:
등산지도:
강원도엔 눈이 좀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평창 태기산에 갔다.
양구두미재에 도착하여 산을 보니 기대와는 달리 눈이 별로 없었다.
평창과 횡성의 경계인 양구두미재는 예전에는 험한 고갯길이었을 것이지만 이제는 넓은 도로가 생겼고 KT중계소와 경찰전적비, 정자가 있는 쉼터, 화장실이 있었다.
양구두미재
양구두미재에서 풍력발전기가 있는 쪽으로 임도를 따라 올라갔다.
이곳에는 네 종류의 태기산 국가생태탐방로가 있다.
오늘 등산코스는 철쭉 길로 정상에 올랐다가 <태기왕 전설길>로 내려가는 것이다.
바람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풍력발전기가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요새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랍시고 원전을 없애고 풍력이나 태양열로 대체한다고 한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하나 주워듣고서는 이러쿵저러쿵 전문가 행세하지 말고 제발 전문가에게 맡겼으면 좋겠다.
1km쯤 가면 왼쪽에 모형 풍력발전기와 바람개비가 있는 동산이 있다.
이 동산을 넘어가면 <청정체험길>로 가게 된다.
오른쪽으로는 군부대가 위치한 태기산 정상이 보였다.
태기산 정상의 군부대
임도를 계속 따라가게 되면 정상 아래를 지나 <태기왕 전설길>과 만나게 된다.
그래도 산행인데 임도만 따라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바람개비 동산을 지나서 오른쪽에 있는 군부대 철문 뒤로 올라갔다.
300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간다.
가파른데다가 눈이 꽤 많이 쌓여있어서 미끄러웠다.
하지만 오늘 산행은 이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ㅎ
정상에 이르러서는 군부대 우측으로 철조망을 따라 돌아간다.
군부대 때문에 북쪽과 서쪽이 막혀있기는 하지만 조망이 무척 좋았다.
이 길은 정상 탐방로가 아니다 보니 길이 있기는 하지만 좋지가 않았다.
게다가 눈이 많이 쌓여서 선답자의 발자국을 밟으며 걸어갔다.
눈이 얼마나 쌓여있는지 등로 옆으로 가봤더니 무릎 위까지 발이 빠졌다.
군부대를 반 바퀴 정도 돌게 되면 다시 임도와 만나게 된다.
군부대 철문 쪽으로 올라가지 않고 계속 임도를 따라가면 여기로 오게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 200~300m 정도 내려가면 태기산 전망대에 도착한다.
정상에 군부대가 있어 이곳에 정상석이 있었다.
치악산이 조망되는 곳으로 임도를 따라가면 여기까지 쉽게 올 수 있다.
태기산 전망대
치악산
풍력발전기와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횡성 한우가 있는 곳에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은 출입 금지되어 있고, 임도는 왼쪽으로 꺾인다.
산그늘에 가린 길은 꽁꽁 얼어 미끄러웠지만 조심해서 걸어가면 아이젠을 안 해도 괜찮았다.
왼쪽으로 꺾여 내려가면서 보이는 태기산 정상
다시 500m 정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낙수대 계곡길> 입구가 나온다.
낙수대 계곡길 입구
계속 임도를 따라 직진하다 <태기산풍력발전> 건물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간다.
<태기왕 전설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태기왕 전설길> 초입에는 <하늘 아래 첫 학교>라는 태기분교 터가 있었다.
태기분교 터
흰 눈이 소복이 쌓인 편백나무 숲 사이 임도를 걸어가는 것은 힐링 그 자체였다.
완전히 산책이네. ㅎㅎ
등산화 밑에서 뽀드득거리며 눈 밟히는 소리가 너무나 기분 좋았다.
오늘은 원 없이 눈을 밟아보네.
1.8km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면 <청정체험길>이다.
계속 <태기왕 전설길>로 직진한다.
이제부터는 임도가 아니라 숲길로 가게 된다.
200m 정도 가면 태기산성비가 나온다.
태기산성비
이곳에서 잠시 쉬며 행동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태기산성비에서 직진하여 500m 정도 숲길로 내려가면 태기 약수가 나오고, 또 500m 정도 내려가면 성황당 터가 나온다.
태기약수는 수질검사까지 하고 있어 안심하고 마셔도 될 것 같았다.
태기 약수
성황당 터
서문 터를 지나 한동안 편안한 숲길을 지나간다.
서문 터
편안한 숲길이 끝나면 급경사 내리막이 시작된다.
1km 정도 가파르게 내려간 것 같다.
사방댐에 이르면 비로소 급경사 내리막이 끝나고 도로를 따라 내려가게 된다.
마을에는 펜션과 민박이 많았는데 계곡의 물이 맑고 경치가 좋아서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 것 같았다.
<태기왕 전설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2.2km를 더 내려가 신대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1시 40분이었다.
널널하게 산행했는데도 11.3km에 4시간밖에 안 걸렸다.
사실 오늘은 산행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대부분 임도를 걸었으니까.
하지만 날씨도 좋았고 걷기 좋을 만큼 눈도 쌓여있어 아주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었다.
서울에 도착하니 5시도 안되어 가락시장으로 방어회를 먹으러 갔다.
난 연어, 참치, 방어, 민어, 농어, 메로, 고등어, 꽁치 등 기름기 많은 생선들을 좋아하는데 겨울철 방어회는 입에서 살살 녹는다.
즐겁고 편안한 산행에 맛있는 방어회까지 먹었으니 오늘 완전 대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