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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7.11.06 (신안 비금도) 그림산(226m), 선왕산(255m)

산행일시: 2017년 11월 6일 월요일 (맑음)
산행코스: 상암마을 ~ 그림산 ~ 한산재 ~ 죽치재/죽치우실 ~ 선왕산 ~ 내월우실재 ~ 하누넘 해수욕장
산행거리: 4.9km
산행시간: 08:45 ~ 12:20
산행트랙:

그림산, 선왕산 20171106.gpx
0.03MB

등산지도:

 

예전에 백두대간 산행을 할 때 무박 산행을 갔다가 고생 끝에 탈출을 하고는 다시는 무박 산행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멀리 있는 섬 산행은 도대체 갈 수가 없다.

이번에 비금도, 우이도를 1무 1박으로 간다고 하여 용기를 내어 신청했다.

밤 12시 사당을 떠난 버스는 밤새 달려 신안 송공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였다.

버스 안에서 안대를 하고 잠을 청했건만 버스의 움직임을 느끼며 쉽사리 잠을 들지 못하였다.

대상포진 약을 먹고 잤더니 약 기운 때문인지 어느 정도 잠을 잔 것 같기도 하고.

(이 놈의 대상포진은 도대체 몇 번이나 걸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ㅠㅠ)

버스의 진동이 아까와 달라 안대를 벗고 시계를 보니 5시였다.

버스는 송공여객선터미널 화장실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버스 안에서 아침으로 준비해 간 통조림 죽을 먹었다.

대장님께서 표를 끊기 위해 신분증을 제출하라고 하였다.

아뿔싸!

신분증을 안 가져왔네.

다행히 휴대폰에 여권을 찍어놓은 것이 있어서 대장님과 함께 매표소로 가서 표를 샀다.

 

송공여객선터미널

6시 50분에 뉴드림호를 타고 송공항을 출발하였다.

 

여객선 안에는 식당도 있는 것 같은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문이 닫혀 있었다.

 

배 안에는 커다란 온돌 선실이 있었다.

바닥이 뜨끈뜨끈하여 누워 자기 딱 좋았다.

잠시 누워 있다가 갑판으로 나가 주위를 구경하였다.

비금도를 지날 때는 암릉이 아름다운 그림산이 보였다.

 

그림산

배는 8시 10분 도초도 도초항에 도착하였다.

 

타고 온 뉴드림호

도초여객선터미널

도초항에서 버스를 타고 비금도 상암마을로 갔다.

도초도와 비금도는 1996년에 완공된 서남문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서남문대교

남한 최초의 천일염 생산지인 비금도(飛禽島)는 "돈이 날아다닌다."는 뜻으로 비금도(飛金島)라 부를 정도로 과거에는 염전 사업이 호황을 누렸던 곳이라고 한다.

도초항에서 20여분 걸려 산행 들머리인 상암마을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에서 완만하게 올라가는 길가에는 페튜니아가 피어있었다.

 

              페튜니아

조금 더 올라가자 청미래덩굴 열매와 감국 꽃이 많이 있었다.

오늘 산행하는 내내 감국 꽃은 원 없이 봤다.

운 좋게 자주쓴풀도 한 개체 볼 수 있었다.

지난 가을 혼자 복두봉에 올라가다가 만났던 자주쓴풀이 무척이나 반가웠는데 이렇게 만나니 옛 친구를 만난 듯하였다.

 

                청미래덩굴

                 감국

                 자주쓴풀

그림산과 선왕산은 <신안의 소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암릉이 빼어나다고 한다.

조금 올라가자 나뭇가지 사이로 온통 암릉인 그림산 정상부가 보였다.

 

조금 더 가다 보면 우회 길과 계단 길이 나온다.

우회 길은 가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고, 가파른 계단 길로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암릉이 시작된다.

 

계단을 올라가서 내려다본 저수지

암릉으로 이루어진 그림산 정상 부위와 저 아래 내려다보이는 논, 밭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림산

가파른 암릉에는 안전시설이 잘 되어있었다.

 

지나온 능선

가다보면 한반도바위라는 돌다리를 만난다.

이 바위는 자연석이 아니라 사람들이 망치로 때려 만든 것이라고 한다.

 

한반도바위

한반도바위를 지나면 정상이 코앞이다.

정상 아래에서 등로는 정상 길과 우회 길로 나뉜다.

정상 길로 가다가 오른쪽 밧줄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야 해산굴을 통과할 수 있다.

 

해산굴은 정말 좁아서 배낭을 벗고서도 누워서 간신히 빠져나갔다.

 

해산굴 위가 바로 그림산 정상이다.

지나온 능선과 가야 할 능선이 완전히 다 보인다.

 

                 그림산 정상

                 (오른쪽 아래가 해산굴이다.)

지나온 능선

가야 할 능선

그림산 정상에서 선왕산 정상까지는 잔 봉을 몇 개 넘어야 한다.

그림산 정상을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철 계단을 지나 봉우리에 올라서면 선왕산이 더 뚜렷하게 보인다.

 

지나온 그림산 정상

가야 할 선왕산

다시 암릉을 내려섰다가 암봉을 오른다.

가파르긴 하지만 안전시설이 되어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위 사진의 암봉을 넘으면 한산재에 도착한다.

 

                  한산재             

한산재에서 다시 가파르게 내려가면 돌담이 있는 대나무 밭인 죽치우실에 도착한다.

우실은 돌로 쌓은 울타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죽치우실

안부를 지나 올라가면 죽치마을 갈림길이 나온다.

그림산 정상에서 지나온 길이 한눈에 보인다.

 

                죽치마을 갈림길

봉우리를 넘으면 죽치재(제2죽치우실)에 도착한다.

 

                  죽치재/제2죽치우실

죽치재에서 다시 올라간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이만큼 왔지?' 싶다.

 

                  지나온 능선

                가야 할 능선

선왕산도 정상 부분은 암릉인데 암릉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있어 위험하지 않으면서 하늘 길을 걷게 된다.

 

선왕산 정상에는 헬기장과 산불감시 카메라, 데크 전망대가 있다.

 

                선왕산 정상

불과 1시간 30분 전에 지나온 그림산 정상이 아득하게 보인다.

 

지나온 길

가야 할 길

              정상 아래의 기암들

전망대 의자에 앉아서 산우가 나눠준 샌드위치를 먹으며 쉬다가 후미 팀이 도착한 후 하산하였다.

(월요 팀에서는 내가 후미가 아니다. ㅎㅎ)

 

지나온 그림산과 선왕산

잔 봉을 하나 넘고 나면 내월우실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앞사람을 쫓아서 왼쪽으로 내려가다가 앞사람이 되돌아오는 바람에 나도 다시 돌아갔다.

 

              내월우실재

내월우실재를 지나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하트 모양의 하누넘 해수욕장이 보이는 암릉이라 정말 행복하고 기분 좋게 내려갈 수 있다.

 

                 하누넘 해수욕장

               내려온 길

암릉을 내려간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하누넘 해수욕장 쪽으로 간다.

서산사 쪽으로 가면 계속 암릉을 타게 되는 것 같다.

이왕 산행하는 거 서산사를 날머리로 해주면 좋았을 텐데.

 

이곳에서 예쁘게 핀 도라지모싯대를 보았다.

올해 처음 보는 도라지모싯대이다.

남쪽이라 그런지 꽃봉오리가 상당히 크다.

 

조금 더 가면 또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는 일제 강점기 군사시설이 있다.

선왕산 곳곳에 이런 군사시설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하누넘 해수욕장까지는 너덜 내리막이다.

예쁜 하누넘 해수욕장에 홀려 정신없이 내려갔다가는 큰일 난다.

 

날머리로 갈수록 꽃망울이 달린 동백나무가 많이 보이더니 급기야 도로에 내려서니 동백꽃이 피어있었다.

11월의 동백꽃이라니!

 

산행 거리는 짧지만 암릉이 멋진 산을 두 개나 오를 수 있는 그림산과 선왕산은 다시 와도 전혀 후회할 것 같지 않다.

시간을 많이 줘서 널널하게 산행하며 사진도 실컷 찍을 수 있었다.

날씨도 좋고, 여러 가지로 perfect 한 산행이었다.

하누넘 해수욕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도초도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하누넘 해수욕장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 보니 더 하트 모양으로 보였다.

 

하누넘 해수욕장 전망대

비금도가 소금뿐만 아니라 시금치로도 유명하다는데 도초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니 온통 시금치 밭이었다.

도초항에 있는 비룡식당에서 우럭 매운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냥저냥 식당 음식?

산행은 최상급이었는데 내려와서 먹거리 때문에 산행 점수가 깎일 정도였다. ㅠㅠ

맵기도 하고 맛도 별로라 먹다 말았다.

내 입이 좀 까다로운가?

그림산, 선왕산 20171106.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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