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7월 24일 월요일 (맑은 후 흐려져 비)
산행코스: 삼양교 ~ 구룡소폭포 ~ 백운산 ~ 제일농원 주차장
산행거리: 5.0km
산행시간: 11:30 ~ 15:25
산행트랙:
등산지도:
지난 토요일 벌에 쏘인 곳이 자고 났더니 얼마나 부었는지 살이 터질 지경이다.
아니, 실제로 살이 터졌는지 모공이 하나, 하나 벌어져서 진물이 나온다.
게다가 가렵기는 얼마나 가려운지 벼룩에 물린 것은 '저리 가라.'이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산행 신청을 해놓은 것이 있어 병원 대신 산에 갔다.
이 정도면 과히 중독 수준인가?
대신 짧은 코스로.
가지산 산행에 쫓아가서 그 옆에 있는, 암릉이 멋있다는 백운산에 가려고 하였다.
오늘 3시경부터 비 소식이 있다고 하니 일찍 내려와서 호박소에서 놀아야지.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승강장이 올려다 보이는 삼양교 앞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삼양교
삼양교에서 조금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왼쪽으로 백운산 멋진 암릉이 보였다.
백운산
조금 더 올라가서 계곡을 가로지른다.
세상에! 물이 하나도 없네!
물난리가 나서 여기에도 물이 많을 줄 알았더니 여긴 비가 안 왔나 보다.
이렇게 되면 하산 후 호박소에서 놀려던 계획은 포기해야겠네. ㅠㅠ
계곡을 가로질러 50m 정도 가면 화장실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용수골을 따라 가지산으로 가게 되고, 왼쪽으로 가면 구룡소폭포로 가게 된다.
구룡소폭포 쪽으로 가다가도 가지산과 백운산으로 갈라지는 길이 몇 번 더 나오긴 한다.
구룡소폭포 쪽으로 가면 나무 계단과 급경사 오르막이 나온다.
짧게 오른 후 등로는 평탄하게 왼쪽으로 구부러지다가 다시 왼쪽으로 내려가는 돌계단이 나온다.
그쪽으로 내려가야 구룡소폭포 하단으로 갈 수 있다.
물이 없어 아쉽지만 60m 길이의 구룡소폭포는 상당히 큰 폭포였다.
구룡소폭포
폭포 건너편에 리본이 달려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백운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로가 있나 보다.
물론 길은 가파르고 험하겠지.
다시 갈림길로 돌아가 돌계단과 철계단을 올라갔다.
철계단 끝은 구룡소폭포 상단이다.
폭포 위쪽 계곡에는 널찍하고 판판한 바위들이 있는데 역시 물이 없어 볼품이 없었다.
계곡을 따라 200m 정도 올라가면 가지산과 백운산 갈림길이 나온다.
(구룡소폭포 위에 있는 갈림길)
이곳에서 백운산은 1.2km이고, 가지산은 4.4km이다.
백운산 쪽으로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면 또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흐린데다 나무가 하늘을 완전히 가려줘서 가만히 있으면 더운 줄 모르겠는데 습도가 높아서 그런지 조금만 움직여도 물 먹은 솜 같이 몸이 무겁고 쳐진다.
갑자기 체온이 10도는 올라가는 것 같다.
열이 나서 그런지 벌에 쏘인 곳은 더 부어오르고 가렵고. ㅠㅠ
몇 번을 쉬어가며 안부에 도착하였다.
안부
백운산은 200m만 가면 된다.
이제는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라 크게 힘들지 않겠지.
앞에는 812봉이 우뚝 서 있었다.
812봉
슬슬 암릉 구간이 시작되며 밧줄들이 나타난다.
진짜 듣던 대로 암릉도 재미있고, 조망이 멋진 산이다.
역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어. ㅎㅎ
백운산 정상은 사방이 뻥 뚫려있어 360도 파노라마 조망이 가능하다.
백운산 정상
(운문산과 가지산 사이의 아랫재로 올라갈 수 있는 삼양마을)
지나온 능선
능동산
운문산
가지산
바람이 시원한 백운산 정상에서 양산 대신 우산을 쓰고 앉아 점심을 먹었다.
4시 30분에 버스가 출발한다고 하였는데 지금은 1시이고 한, 두 시간이면 하산할 수 있을 것 같다.
호박소에 물이 없으니까 산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하기 때문에 정상에서 천천히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쉬고 있는데 서쪽에서 검은 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비가 온다더니 오긴 올 모양이네.
비 맞는 건 싫으니까 이제 그만 내려가야겠다.
정상에서부터는 한동안 암릉을 타고 내려가게 된다.
가능한 한 천천히, 천천히 내려갔다.
(위에 올라가서 찍은 사진. 발 받침대가 너무 작다. ㅠㅠ)
위험한 구간마다 밧줄이 있어서 등로 관리는 상당히 잘 되어 있는 것 같은데 바로 위 사진 구간은 받침대가 너무 작아 밟고 올라가기가 힘들었다.
서쪽에서 보이던 검은 구름은 어느새 몰려와 비를 뿌렸다.
시간이 많은 데다 지나가는 비 같아서 우산을 쓰고 앉아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간식을 먹었다.
시간이 많으니까 별 짓을 다하네. ㅎㅎ
비가 그친 후 다시 길을 떠났다.
전망대에 이르니 저 아래 타고 온 빨간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제일농원 주차장과 삼양교, 석남터널에 이르는 도로가 보이고, 그 옆으로 가지산 터널 환풍구가 보였다.
더 아래에 얼음골 삼거리에서 가지산 터널을 지나 배내골 입구 삼거리로 가는 큰 도로가 뚫려서 삼양교를 지나 석남터널로 가는 도로는 등산객이나 여름철 관광객 이외에는 사용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 같았다.
맞은편에는 얼음골 케이블카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였다.
저 케이블카를 타면 능동산이나 천황산에 쉽게 갈 수 있다.
다음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봐?
전망대
가지산 터널
얼음골 케이블카 승강장
하산 길 오른쪽으로는 멋진 암벽이 보였다.
하얀 화강암이 마치 하얀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것과 같다 하여 백호바위란다.
백호바위
계속해서 암릉을 타고 내려가면 <삼양마을 0.40km>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이정표 뒤쪽으로 내려간다.
길이 분명하여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제부터는 가파른 너덜 내리막이다.
이곳 너덜길은 좀 색다르다.
처음에는 판판하고 납작납작한 돌들이 깔려있어서 비에 젖은 돌들이 미끄러울까 봐 조심조심 내려갔다.
500m 정도 가파르게 내려가면 드디어 도로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도로로 내려서는 마지막 구간 또한 방심해선 안 된다.
등산로 입구에는 <등산로 아님>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등산로 맞구먼 왜 등산로 아니라고 하지?
그럼 등산로는 어딘데?
도로를 따라 삼양교로 돌아가는 길에 백운산 등산로 입구가 하나 더 있었다.
애추 지역 바로 옆이라 훨씬 더 가파르고 위험해 보였다.
제일농원 주차장으로 가서 버스에 오르니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갈아입을 옷을 들고 우산을 쓴 채 삼양교 앞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 파전을 시킨 후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좀 씻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화장실이 없어서 구룡소폭포 가는 길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단다.
헐, 그럼 이 할머니는 볼 일을 어떻게 보시나?
또한 가뭄이라 물이 부족하여 세탁기 마지막 헹굼 물을 받아서 쓴다고 하신다.
할 수 없이 그 물로 대충 씻고 파전을 먹고 있는데 비가 억수같이 오기 시작하였다.
주인 할머니께서, "장사 못해도 좋으니 비만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정말 비가 많이 와서 이 계곡에 물이 흘러넘쳤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또 물난리가 나면 안 되고.
가지산으로 갔던 사람들 중 일부가 비를 만나 늦게 내려오는 바람에 버스가 30분이나 늦게 출발하였다.
너무 멀어서 그렇지 2~3시간 거리만 되더라도 가끔 와보고 싶은 백운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