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5월 30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옥계2교 ~ 1봉 ~ 8봉(정상) ~ 도도구터고개 ~ 산성골 계곡 ~ 옥산교 주차장
산행거리: 7.9km
산행시간: 11:30 ~ 16:20
산행트랙:
등산지도:
팔각산, 팔각산 노래를 부르다가 드디어 공지가 올라와서 얼른 신청을 하였다.
먼저 주왕산에 들러 주왕산 팀을 내려주고 꼬불꼬불 청송얼음골을 지나 옥계2교로 갔다.
얼음골에는 빙벽장이 있었다.
자연적인 절벽이 아니라 인공 절벽이란다.
계곡을 따라가는 길 양 옆으로 바위 절벽이 많아 빙벽장도 자연적인 절벽인 줄 알았다.
옥계2교 앞에는 <선경옥계>라는 표지석이 있었다.
팔각산과 동대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합류하여 옥계 계곡을 이룬다고 하는데, 오면서 본 경치로 평가를 하자면 과히 틀린 말은 아닐 정도로 계곡이 멋있었다.
옥계2교 앞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데크 길을 10m 정도 걸어가면 바로 철계단이 나온다.
이때부터 계속 급경사 오르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늘 팔각산 기온이 30도라고 하더니 정말 덥다.
간혹 바람이 불어도 온풍기를 틀어놓은 것 같다.
이런 날은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고 왔어야 하는데.
가파른 길을 올라가려니 너무 더워서 눈앞이 캄캄해진다.
한바탕 급경사를 올라가면 <팔각산 1.9> 표석이 나온다.
<no.1>이라고 쓰여 있는데 여기가 1봉이란 말인가?
전혀 봉우리 같지는 않은데?
어쨌거나 팔각산 정상까지 1.9km 남았다는 말이다.
'1.9km? 금방이지요.'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등로는 다시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가파른 등로 양 옆으로는 기린초가 만발하였다.
묘지를 지나서 한숨 돌리며 걸어가면 조망이 좋은 바위가 나온다.
혹시 여기가 1봉?
(봉우리 표시는 확실하지 않다.)
역시 아니다.
1봉은 조금 더 가야 한다.
1봉 표지석 뒤로 가면 멋진 바위를 볼 수 있다.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는 있는데 항상 내려올 때가 문제다.
1봉 정상
1봉을 지나 계속 가면 출입 금지 밧줄이 나온다.
밧줄을 넘어 바윗길을 올라가야 2봉이 나온다.
(2봉 올라가는 길)
2봉 정상
찜통 같은 날씨에 가파른 길을 올라가려니 눈앞이 캄캄해지고 어지러워 2봉에서 점심을 먹으며 쉬다가 길을 떠났다.
2봉 표지석 뒤로 가면 가파른 내리막이 나온다.
아이고, 쉽지 않네.
지난주, 지지난 주 계속해서 팔각산에서 등산객 안전사고가 났다고 하던데 가지 말라는 곳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왜 가지 말라는 곳은 다 멋있을까? ㅠㅠ
3봉 역시 막아놓았다.
우회 길은 왼쪽으로 있지만 가지 말라는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추모비가 나온다.
40년을 해로한 남편이 산을 좋아하던 부인을 추모하여 세운 비이다.
추모비를 지나면 급경사 내리막이다.
희양산에서 구왕봉으로 가는 길 같다.
아니, 마사토 때문에 거기보다 더 힘든 것 같다.
추모비가 있는 바위를 돌아서 올라가면 3봉이다.
(내려온 길)
3봉 정상
3봉에서 내려가는 길도 벌벌이 misscat에게는 쉽지 않았다.
만사 대장님과 임병수운 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내려갔다.
법정 탐방로로 돌아가면 바위 아래에 3봉 표지석이 있다.
그다음 작은 봉우리를 두 개 정도 넘는다.
물론 우회 길로 가면 오르내림 없이 쉽게 갈 수 있지만 제대로 암릉을 타면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건 왜 봉우리에서 뺏는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너무 덥고 힘들어서 사진 찍기도 귀찮다. ㅠㅠ
밧줄을 잡고 내려간 후 긴 철계단을 올라가야 4봉에 도착한다.
날도 더운데다 이미 여러 번 바위를 기어올랐다 내렸다 하는 바람에 기운이 빠져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같은 걸음걸이로 계단을 올라갔다.
4봉 정상 (뒤는 7봉)
4봉에서 본 3봉(왼쪽으로 밧줄이 보인다.)
다시 밧줄을 잡고 내려갔다 올라가면 5봉이다.
5봉 정상
또다시 내려갔다 올라가면 6봉.
6봉 표지석은 사면에 있어 잘 찾아봐야 한다.
6봉 정상
(지나온 봉우리들)
6봉에서 본 7봉과 8봉
동대산, 내연산, 주왕산뿐만 아니라 동해까지 보인다는데 산들은 많이 보이지만 어떤 게 어떤 산인지 잘 모르겠고, 바다는 안 보인다.
6봉을 내려 7봉을 향해 간다.
7봉 표지석도 봉우리 아래 있지만 제대로 가려면 금줄을 넘어 가파르게 올라갔다 내려와야 한다.
7봉에 올라가서는 잠시 기절했다 일어났다.
이 더운 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하긴 내가 팔각산을 올려달라고 했으니까 할 말은 없지.
하지만 누가 이렇게 더운 날 올려달라고 했느냐고요.
난 더운 거 정말 싫어. ㅠ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안부로 내려간 다음 철계단을 올라갔다.
드디어 정상인 8봉에 도착하였다.
8봉(팔각산) 정상
정상석에는 628m로 기록되어 있지만 지도나 산림청에는 633m로 나와 있다.
이런 거 좀 정확하게 안 되나?
8봉 정상은 나무로 둘러싸여 별다른 조망이 없다.
냉커피로 진정을 시키고 하산하였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안부(팔각산 16번 지점)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원점 회귀하게 되고 금줄을 넘어 직진하다 오른쪽으로 빙 돌아 내려가면 산성골 계곡으로 가게 된다.
너무 덥고 힘들어서 이곳에서 하산하려고 했었는데 막상 안부에 도착하니 더 가도 될 것 같다. ㅎㅎ
온 김에 산성골 계곡도 봐야겠고.
해서 금줄을 넘어갔다.
작은 봉우리(545봉)를 넘으면 도도구터고개에 도착한다.
아무런 표식이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오른쪽에 리본이 달려있으니 잘 보고 가야 한다.
도도구터고개
여기에서부터 잠시 동안은 무지막지한 급경사 내리막이다.
바짝 긴장하여 내려가다 경사도가 조금 줄어드는 지점은 주위가 온통 박쥐나무이다.
박쥐나무
2년 전 제주 교래 자연휴양림에서 보고는 처음 본다.
꽃이 피니까 이렇게 예쁘구나.
전혀 박쥐와는 비교할 수가 없는데 거꾸로 매달려 있어 박쥐나무라고 그러나 보다.
박쥐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다시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거리 좀 줄여보려고 도도구터골로 내려가는데 차라리 좀 돌아가더라도 능선을 따라 독가촌으로 가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심, 조심 내려가면 산성골 계곡에 도착한다.
그런데 물이 없다!
이 예쁜 계곡에 물이 없다니!
홍수가 날 정도로 비가 와야 할 것 같다.
하나님, 제발 비를 내려주세요.
옥산교 주차장까지는 계곡을 따라 4km 정도 가야 한다.
물이 많을 때는 계곡 트레킹 하는 재미가 있겠지만 지금은 마른 계곡을 걸어가느라 발바닥만 아프다.
개선문바위를 지나고, 제2목교를 지나고, 제1목교를 지나 출렁다리로 가는 길가에 기린초 군락지가 있었다.
오늘은 산행 시작할 때와 산행 마칠 때 기린초 군락지를 보네.
개선문(독립문)바위
제2목교
제1목교
옥계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도 아래에 검푸른 물이 있다면 엄청 멋있을 텐데 지금은 바싹 마른 계곡에 걸려있어 허망하게 보일 뿐이다.
팔각산 출렁다리
다리를 건넌 후 계단을 내려가면 왼쪽에 화장실이 있다.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산림욕장을 통과하여 옥계 계곡 유원지 관리소를 지나고 이후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갔다.
옥계 계곡 유원지 관리소
팔봉산 정도 될 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큰 코 다친 팔각산이었다.
그런데 이 멋있는 산의 봉우리들을 왜 출입 금지해놓았는지 모르겠다.
올라가지 말라고 안 올라갈 것도 아닌데 괜히 출입 금지해놓고, 밧줄을 끊어놓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사고 난다고 출입 금지할 것이 아니라 안전장치를 만들어놓고 적극적으로 다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올 텐데.
그건 그렇고 앞으로 여름이 지날 때까지 3시간 이상 산행은 하지 말아야겠다.
부채도, 얼음물도 소용없다.
너무 더워서 열사병 걸려 쓰러지는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