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둘레길 외

2017.03.25 풍도

산행일시: 2017년 3월 25일 토요일 (흐림)
산행코스: 풍도항 ~ 은행나무 약수터 ~ 후망산 ~ 북배 ~ 진매 ~ 풍도 등대 ~ 풍도항
산행거리: 6.1km
산행트랙:

풍도__20170325.gpx
0.10MB

등산지도:

 

3월엔 풍도에 꼭 가봐야 한다기에, 3월 말부터는 야생화 단지에 출입이 금지된다기에 부랴부랴 풍도로 향했다.

대산항/삼길포항에 도착하니 커다란 우럭이 반겨준다.

 

유람선을 타고 풍도로 향하였다.

유람선이 지나다닐 때마다 관광객들이 먹이를 주는 것을 아는지 갈매기들이 떼 지어 배를 따라온다.

 

대산항에서 45분 정도 걸려 10시 15분에 풍도에 도착하였다.

풍도 슈퍼에서 왼쪽으로 은행나무를 향해 올라가는 길 왼쪽으로는 개지치와 광대나물이 지천이었다.

 

                개지치

                광대나물

오른쪽으로는 복수초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복수초

와! 복수초 꽃이 원래 이렇게 컸던가?

조금 더 올라가면 왼쪽으로 500년 된 은행나무가 있고, 그 위로는 야생화 밭이다.

 

               500년 된 은행나무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가냘픈 꿩의바람꽃이었다.

 

                 꿩의바람꽃

그 옆으로는 작디작은 현호색이 무리 지어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현호색이 이보다 훨씬 큰데 이곳은 굉장히 작은 것 같다.

 

                 현호색

그리고는 이곳저곳에서 노루귀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하얀 노루귀, 연분홍 노루귀, 진분홍 노루귀.

 

                 노루귀

지난주에 여수 금오산에서 처음 노루귀 꽃을 보고는 오늘이 두 번째이다.

솜털이 달린 줄기와 앙증맞은 꽃이 너무 예뻐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꽃은 복수초이다.

일부러 심어놓은 것처럼 무더기로 피어있었다.

 

                 복수초

복수초와 함께 창백해 보이는 풍도바람꽃도 많이 피어있었다.

 

                 풍도바람꽃

조금 더 올라가면 꿩의바람꽃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꿩의바람꽃

혹시나 꽃들이 졌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오히려 늦게 왔더니 꽃들이 더 많이 피어있는 것 같다.

모두들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똑같은 꽃들인데 찍고, 찍고, 또 찍고.

한참 꽃에 취해 있다가 후망산으로 올라갔다.

후망산은 정상석도 없고 이정표도 없어서 어디가 정상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후망산을 내려가면 아스팔트길을 만난다.

직진하면 군부대로 가게 된다.

이곳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든다.

다소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 양옆으로는 풍도대극이 떼 지어 있었다.

                풍도대극

산을 내려가 왼쪽으로 가면 풍도에서 풍경이 제일 멋있다는 북배이다.

등대가 보이는 곳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배는 2시 20분에 떠난다고 했는데 이제 겨우 11시 30분밖에 안되었고 3시간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뭘 하나?

북배에서 풍도항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히 간다는데.

좋은 사람들이랑 왔으면 이런 경치 좋은 곳에서 천천히 점심을 먹으며 마냥 수다도 떨고 그럴 텐데.

이런 곳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면 정말 끝내줄 텐데.

그나저나 어제 너무 더웠기 때문에 옷을 얇게 입고 왔더니 오늘은 추워서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점심을 먹고 등대에 가보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못 가게 되었다.

그 이유는 점심 먹는 사이에 이렇게 되었기 때문이다. ㅠㅠ

 

불과 30분 사이에 물이 들어와 길이 끊겨 버린 것이다.

점심 먹기 전에 등대에 먼저 갔었더라면 못 나올 수도 있었을 것 같다.

할 수 없이 북배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하였다.

 

돌아다니다 멍 때리기도 하고.

 

아무리 돌아다녀도 그리 큰 지역이 아니라 할 수 없이 12시 20분쯤 북배를 떠났다.

 

북배

채석장을 지나 해안 도로를 따라 풍도항으로 향하였다.

 

길가에 쑥이 많이 나와 있어 저마다 쑥을 뜯고 있었다.

난 가져가 봐야 해먹지도 않을 테니까 여기 와서 뜯어라, 저기 가서 뜯어라 지시만 하고.

슬렁슬렁 걸어가다 보니 풍도 등대가 보여 계단을 올라가 보았다.

 

풍도 등대

아주머니 한 분이 달래를 뜯고 계셨다.

등대 근처에는 달래가 지천이었다.

등대를 내려와 해안 도로를 따라 풍도항으로 돌아갔다.

 

배를 타려면 아직 40분이나 남았건만 이 섬에는 식당도 없고 더구나 카페 같은 건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몸은 으슬으슬 춥고 어떡하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대장님께서 전화를 했는지 배가 일찍 와서 2시에 풍도를 떠날 수 있었다.

대산항으로 돌아가 식사 시간을 2시간이나 주셨다.

주말이라 그런지 그 사이 사람들이 많이 와서 차들이 여기저기 주차되어 있고 식당마다 사람들이 붐볐다.

선상 식당에서 먹으면 재미있을 것 같지만 추워서 <어부식당>이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어제 덥다고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그런지 탈이 나서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아침까지도 속이 안 좋아 약을 먹었기 때문에 회는 먹고 싶지가 않고.

그래서 주꾸미 샤브를 먹기로 하였다.

2인분에 3만 원.

 

보기보다 양이 많아서 둘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이 집 멸치볶음이며 샐러드며 시래기나물이며 갈치속젓이며 밑반찬들도 맛있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뜨거운 물에 들어가기 싫어서 발버둥 치는 주꾸미들이 좀 불쌍하기는 하지만 내, 너의 희생을 기억하겠노라.

국물 속에 들어있는 바지락도 무척 달았다.

바지락 칼국수도 맛있을 것 같다.

점심을 먹은 후 항구를 구경하며 버스로 돌아갔다.

오늘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흐리고 춥기는 했지만 비가 안 와서 정말 다행이다.

원 없이 예쁜 야생화들을 볼 수 있어 추위에 떨면서도 행복한 날이었다.

 
풍도__20170325.gpx
0.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