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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외

2017.07.15 (고성) 북설악 흘리 계곡 ~ 물굽이 계곡

산행일시: 2017년 7월 15일 토요일 (흐려져 오후 비)
산행코스: 흘리 ~ 흘리 계곡 ~ 물굽이 계곡 ~ 마장터 ~ 창암 계곡 ~ 박달나무 쉼터
산행거리: 9.5km
산행시간: 10:55 ~ 14:20
산행트랙:

물굽이계곡__20170715.gpx
0.14MB

등산지도:

(이렇게 등로가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데 군 부대 때문에 기록이 제대로 안된 것 같다.)

 

여름엔 시원하고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계곡 산행이 최고다.

비가 온다는 말이 있지만 약간의 비는 계곡 산행할 때 더 좋을 수도 있다.

흘리 계곡과 물굽이 계곡을 찾아 북설악으로 갔다.

흘리길을 따라서 지금은 문을 닫은 알프스 리조트를 지나 직진하다 보면 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길가에는 도라지꽃, 섬초롱, 닭의장풀, 노루오줌, 동자꽃 등이 피어있었다.

 

섬초롱

닭의장풀

노루오줌

동자꽃

곧이어 흘리 계곡이 나타나며 계곡을 몇 번 가로질러 가게 된다.

비가 와서 계곡에 물은 많지만 흘리 계곡으로 생활용수가 흘러들어 물이 맑지가 않았다.

 

흘리 계곡을 따라가는 편안한 등로에는 붓꽃이 화사하게 피어있었다.

 

붓꽃

경고문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가면 넓은 공터가 나온다.

비박터인지 불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이곳이 물굽이 계곡과 흘리 계곡의 합수부이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물굽이 계곡 상류로 가는 것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사격장이 있는 하류로 가게 된다.

흘리 계곡의 물이 물굽이 계곡과 합쳐져서 내려가기 때문에 물굽이 계곡 하류의 물 또한 맑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물굽이 계곡 상류는?

바닥이 완전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았다.

여러 번 계곡을 건너간다.

오늘은 아예 물에 빠질 작정을 하고 완벽하게 갈아입을 옷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계곡 트레킹화를 신고 왔기 때문에 마음 놓고 계곡을 첨벙거리며 건너 다녔다.

역시 이 맛이야!

 

비가 온다던 예보는 어찌 되었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맑아지는 것 같았다.

너무 땡볕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흐리지도 않고, 정말 산행하기 딱 좋은 날이다.

더욱이 계곡이라 그런지 전혀 덥지가 않았다.

습하지도 않아 정말 기분 좋게 걸어갈 수 있었다.

쓰러진 나무를 지나고, 넓은 비박 터를 지난 후 마지막으로 계곡을 건너게 되는 지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기에서 마장터로 갔다가 창암 계곡으로 내려갈 것이다.

계곡에서 점심을 먹고 한참 놀고 있으려니 대장님과 일행들이 왔다.

한 시간 가량 쉬다가 마장터로 향하였다.

마장터로 가는 길은 단풍이 아니라 신록이 우거졌다는 차이뿐 3년 전 백두대간을 처음 시작하던 날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웠다.

 

하늘말나리

마장터 주인은 오늘도 집을 비운 듯 인적이 없었다.

 

              마장터

마장터에서 돌아 나와 소간령으로 향하였다.

여전히 돌무덤과 제단이 소간령을 지키고 있었다.

 

                 소간령

소간령에 이르니 비로소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창암 계곡에서 산책삼아 걸어온 사람들이다.

계속해서 오솔길을 따라가면 창암 계곡에 도착한다.

자신 있게 물속으로 들어가 창암 계곡을 건넜다.

물이 전혀 차갑지가 않았다.

여기 건너느라 엄청 애를 먹었는데 오늘은 쉽게 건너네.

뒤돌아보니 창암이 웃고 있었다.

 

              창암 계곡

                 창암

박달나무 쉼터에는 <충북산악회> 버스를 타고 온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놀고 계셨다.

아마 계곡에도 안 내려가고 내내 여기가 놀다가 가실 것 같다. ㅋㅋ

예전에는 그런 모습들이 보기 싫었지만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그런 것도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여건이 허락해야 그렇게 놀러 다닐 수도 있는 것일 테니까.

 

4시 20분쯤 버스가 출발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와, 오늘 타이밍 기가 막히네. ^^

흘리 계곡과 물굽이 계곡은 대체로 등로가 분명하였지만 계곡을 여러 번 건너야 하고 중간 중간 등로가 희미해 길 찾기가 어려운 구간들이 있었다.

블친인 예쎄 님이 마장터에서 물굽이 계곡으로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알바를 하며 무척 고생을 했다고 하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자연 앞에서는 언제나 겸손해야 함을 느낀다.

그럴 때 자연은 가슴을 열어 우리로 하여금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물굽이계곡__20170715.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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