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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외

2017.01.21 (인제) 원대리 자작자무 숲

산행일시: 2017년 1월 21일 토요일 (맑음)
산행코스: 원대 산림감시초소 ~ 원대 임도 ~ 3코스 ~ 1코스 아랫길 ~ 2코스 아랫길 ~ 4-2코스 ~ 절골 임도 ~ 옛날원대막국수
산행거리: 12.1km
산행시간: 10:00 ~ 13:25
산행트랙:

원대리__20170121.gpx
0.20MB

등산지도: 

 

가고 싶은 산행지가 취소되는 바람에 어디를 갈까 찾아보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가기로 하였다.

(http://korean.visitkorea.or.kr/kor/bz15/where/where_tour.jsp?cid=1818945)

원대리 자작자무 숲은 몇 년 전부터 백두대간과 300산 등정이 끝나면 가보려고 찜해두었던 곳이다.

138ha에 자작나무 690,000 그루가 있다고 한다.

인공적으로 조림한 것이지만 우리나라 최대의 자작나무 군락지가 아닐까 싶다.

자작나무 숲 입구에 도착하니 토요일이라 그런지 주차장에 차량들이 많이 있었다.

 

산불방지 및 자연생태계 보전으로 인해 입산 통제되는 기간이 있으니 확인하고 가야 한다.

봄철   :   2월 1일 ~  5월 15일
가을철: 11월 1일 ~ 12월 15일

또한 입산 시간도 정해져 있다.

하절기:  09:00 ~ 15:00

동절기:  09:00 ~ 14:00

자작나무 숲에는 모두 4개의 코스가 있다.

 

1코스(자작나무코스) 0.9km

2코스(치유코스) 1.5km

3코스(탐험코스) 1.1km

4코스(힐링코스) 2.4km

입구에 있는 안내 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조금만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로 가면 원정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1코스로 진입하게 되고, 왼쪽 길로 가면 원대 임도를 따라 가다가 3코스로 진입하게 된다.

겨울철에는 원대 임도가 폐쇄된다.

그런데 왜 가지 말라면 꼭 가보고 싶을까?

차단봉을 넘어 원대 임도로 들어갔다.

아주 좋은 길이다.

왜 폐쇄했는지 알 수가 없다.

차들만 못 들어가는 건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눈길에 발자국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건 누구 발자국일까?

 

햇빛에 비친 눈이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인적이 없는 눈길을 걸어가고 있으니 마치 천국 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음, 역시 이쪽으로 오길 잘했어. ㅎㅎ

오늘 춥다고 하여 완전 무장을 하고 왔는데 바람이 안 불어서 그런지 생각만큼 춥지는 않았다.

그래도 계곡의 물은 꽝꽝 얼어 있었다.

 

안내소에서 원대 임도를 따라 1.9km 가면 3코스인 <탐험코스>를 만나게 된다.

 

3코스는 계곡 왼쪽으로 올라가는데 <탐험코스>라는 이름답게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나처럼 말 안 듣고 간혹 이쪽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3코스 끝에는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금줄을 넘어가면 1코스인 <자작나무코스>이다.

원대 임도와 3코스에도 자작나무들이 있었지만 1코스로 들어오니 이름 그대로 완전히 자작나무 천국이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하얀 자작나무들이 흰 눈과 더불어 온통 백색의 세계를 만들고 있었다.

원정 도로를 따라 올라온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모여 있었다.

 

한참 사진을 찍고 놀다가 1코스 아랫길로 하여 2코스인 <치유코스>로 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정 임도로 올라가서 1코스만 돌다가 내려가기 때문에 2코스에도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자작나무로 둘러싸인 호젓한 산길에서 그야말로 치유할 수 있었다.

2코스 아랫길에서 능선에 오르면 4코스인 <힐링코스>를 만나게 된다.

 

흠, 그런데 <치유코스>는 뭐고 <힐링코스>는 뭘까?

치유와 힐링이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4코스를 조금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4-1코스는 왼쪽으로 내려가게 되고, 4-2코스는 직진한다.

눈길을 보니 모두 300m 짧은 4-1코스로만 내려갔는지 4-2코스에는 발자국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난 4-2코스로 갔다. ㅎㅎ

 

지도에는 <위험코스>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좀 가팔라도 전혀 위험하지는 않았다.

물론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겠다.

4-1코스와 4-2코스가 합류한 후 계속 내려가면 절골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또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지름길이다.

눈 쌓인 길을 여유롭게 사브작 사브작 걸어 내려갔다.

자작나무 가지에는 싱싱한 겨우살이가 걸쳐져 있었다.

 

임도는 도로와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잠시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 헤매다 내비를 켜고 <옛날원대막국수>를 찾아 오른쪽으로(수변공원 쪽) 내려갔다.

 

따로 인도가 없어 다소 위험한 도로를 700m쯤 내려가니 <인제 모험레포츠 연수원>이 있었고 맞은편에 그 유명한 <옛날원대막국수>가 있었다.

 

1시간 30분 이상 시간이 남아 막국수집에 들어가 막국수와 곰취 편육을 먹었다.

곰취 장아찌에 싸 먹는 편육은 괜찮았지만 막국수는 명성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차라리 감자옹심이를 먹을걸.

어쨌든 맛있게 먹고 출발하였는데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갑자기 멀미가 나며 토할 것 같아 죽는 줄 알았다.

음식물이 목구멍까지 넘어오는 걸 간신히 눌러 내리며 집에 와서는 결국 다 토하고 말았다. ㅠㅠ

너무 많이 토해서 깜짝 놀랐다.

내가 먹은 게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어쩌면 아침부터 먹은 걸 다 토했는지도 모르겠다.

뭐가 안 좋았을까?

마무리가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가보고 싶었던 자작나무 숲을 눈 덮인 하얀 겨울에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자작나무는 단연코 1코스에 제일 많았지만 인적이 드물었던 원대 임도와 나머지 코스들이 더 좋았다.

한동안 꿈에서도 그 백색 세계가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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