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7년 3월 18일 토요일 (맑으나 미세먼지가 많음)
산행코스: 죽포 삼거리 ~ 죽포-율림 간선임도 ~ 봉황산 ~ 율림치 ~ 금오산 ~ 향일암 ~ 매표소
산행거리: 12.4km
산행시간: 12:30 ~ 16:35
산행트랙:
등산지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사람들이 넘친다.
특히 여자 화장실은 줄 서다 시간이 다 지나가버린다.
이제 곧 행락 철이 시작될 터인데 휴일엔 돌아다니질 말아야겠다.
5시간 30분이나 걸려 산행 들머리인 죽포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활짝 핀 동백이 긴 여행으로 지친 심신을 위로해주는 듯했다.
도로를 따라 1,000년 된 느티나무 앞(죽포 버스정류장)까지 가서 왼쪽으로 들어섰다.
이때부터 알바가 시작되었다.
A팀은 맡으신 만사 대장님이 앞에 계시니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을 따라갔는데 한참 가고 나서 보니 원래의 산행 코스는 그 길이 아니었던 것이다.
어쨌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니까.
파와 마늘, 갓을 심어놓은 밭을 따라 올라갔다
그러고 보니까 돌산 갓김치라고 하는 게 이곳 갓을 말하는 거구나.
갓김치는 봤는데 갓을 실제로 본 적은 없어서 처음에는 시금치인가 했었다.
시골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우리가 온 방향이 한옥마을이고,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산책로, 오른쪽으로 가면 임도란다.
먼저 간 사람들이 이곳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대장님은 오른쪽으로 가라고 하셨다.
오른쪽 길은 죽포-율림 간선임도였다.
임도 옆에는 매화가 만발해 있었다.
한쪽 옆으로는 석벽을 따라 팔손이가 무리 지어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등산로는 언제 나오는 거야?
요정의 길같이 꼬불꼬불한 아스팔트길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갔다.
어느새 바다가 내려다보일 만큼 높이 올라와 있었다.
혹시 이러다가 율림치까지 가는 거 아냐?
한참 올라가다 보니 갈림길이 나왔다.
후미로 처져 혼자 가다 보니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고민을 하다가 왼쪽은 MTB 표시가 되어 있어서 오른쪽으로 갔다.
금세 포장도로가 끝나고 비포장도로가 나왔다.
비포장도로를 50m쯤 갔을까?
왼쪽으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등산로가 나왔다.
죽포 삼거리에서 3.2km 걸렸다.
등산로는 바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바람도 안 불고 따뜻해서 가파른 길을 오르려니 무척 더웠다.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였다.
8부 능선 정도부터는 철쭉이 많아서 꽃이 필 때 오면 정말 예쁠 것 같았다.
등산로 입구에서 1.5km 정도 올라가면 봉황산 표시가 나타난다.
봉황산 정상까지는 50m 남았다.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었다.
봉황산 정상
날씨는 맑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깨끗하게 보이지가 않아 참으로 아쉬운 날이다.
그래도 한쪽으로는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다른 한쪽으로는 저수지가 내려다보여 좋았다.
밤섬과 율림리
승월저수지와 서덕리
앞으로 가야 할 능선, 저 멀리 비렁길로 유명한 금오도와 금오도에 있는 대부산, 그리고 금오도 앞에 있는 소횡간도, 뒤에 있는 망산 등이 보였다.
금오도 비렁길이 멋있다는데 언제 가보나?
난 무박으로는 못 다니니까 개인적으로 1박이나 2박으로 가야 할 것 같다. ㅠㅠ
그런데 가만 보니 임도가 정말 율림치까지 이어지나 보네.
힘들게 오르락내리락하기 싫으면 임도를 따라가도 되겠다.
물론 등산하러 와서 그리로 갈 사람은 없겠지만.
정상을 지나면 산불 감시 CCTV가 나오고 머지않아 이정표가 나온다.
돌산지맥은 돌산대교에서부터 향일암까지로 약 32km란다.
오늘 가는 이 길이 돌산지맥의 1/3 정도 되는 것이다.
이정표를 지나면 등로는 급하게 내려간다.
이곳에서 율림치까지는 3.5km 정도 된다.
율림치까지 가는 동안 임도를 몇 번 만나는데 아마 죽포-율림 간선임도인 것 같다.
첫 번째 임도를 만나는 곳에서 앞서 갔던 만사 대장님을 만났다.
내가 안 보여 찾으러 내려갔었다고 하신다.
대장님은 죽포-율림 간선임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셨었나 보다.
무릎 연골도 없다는 분이 어찌 그리 빨리 걸으시는지 모르겠다.
대장님께, 다른 사람들이 나만큼 산행했으면 날아다닐 텐데 왜 나는 산행 실력이 좋아지질 않느냐고 물었더니 근육이 없어서 그렇단다.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골격근량은 15~17이다.
좀처럼 근육량은 안 늘고 지방만 빠지니 오히려 산행을 하면 할수록 몸이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요즘은 늘지 않는 근육량에 목숨 거느니 차라리 지방량이라도 늘려서 살을 찌우려고 한다.
오르락내리락하며 율림치까지 가는 길은 때때로 조망이 트여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였다.
조금만 맑았더라면...
근데 이게 흔들바위인가?
흔들바위
흔들바위 앞에서 밤섬과 율림리는 한층 더 가까워 보였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나면 주차장과 간이 휴게소가 있는 율림치가 나온다.
율림치
도로를 가로질러 산으로 올라가서 풍력 발전기를 지나 향일암을 향해 계속 갔다.
이쪽이 조금 더 남쪽이라 그런지 벌써 야생화들이 보였다.
산자고
노루귀
노루귀는 잎사귀만 보았지 꽃은 오늘 처음 본다.
잎사귀만큼 귀여운 꽃이다.
이후 도착한 금오산 정상에서는 별다른 조망이 없었다.
금오산 정상
파도 같은 바위를 지난 후 조금 더 올라가면 진짜로 조망이 좋은 곳이 나온다.
방금 지나온 금오산과 멀리 봉황산이 보이고, 그 아래에는 봉황산에서부터 따라온 밤섬이 앉아있으며, 오른쪽으로는 금오도와 망산이 보인다.
지나온 능선
밤섬
금오도 방향
그리고 저 능선 아래에 향일암이 있겠지?
조금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임포마을로 내려갈 수 있다.
직진하여 가다가 바위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누군가 안내판에 금오봉이라고 써놓아 헷갈린다.
금오산 정상이 금오봉인데.
산행을 시작한 방죽포에서부터 지나온 길이 다 보였다.
무엇보다 앞에 펼쳐진 망망대해가 한없이 좋았다.
여기 앉아서 시간 좀 많이 보내다 갔으면 좋겠는데...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려는데 전망대 아래에서 올해 첫 진달래꽃을 만났다.
이제 머지않아 온 산이 진달래로 덮이겠지?
마음이 설레어진다.
전망대에서 향일암으로 가는 길은 암릉이지만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바로 밑에 날머리인 임포마을도 보였다.
등산로가 끝나는 곳에 도로가 연결되어 있고,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향일암이다.
향일암
향일암이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이라는데 정말 기가 막힌 곳에 자리를 잡았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매표소 앞에 있는 상점들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을 팔고 있었다.
향일암 매표소
정가네 대장님께서 산행시간을 4시간 30분밖에 안 주셔서 시간이 촉박한지라 급히 임포 휴게소 주차장으로 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향일암 매표소에서 다시 만난 만사 대장님께서 아직 시간 여유가 있다고 하셔서 근처 카페에 들어가 망고빙수를 먹었다.
세 명이 먹어도 될 정도로 큰 망고빙수를 먹고 서둘러 임포 휴게소로 갔다.
덕분에 5분 늦었네. ㅋㅋ
미세 먼지 때문에 시야가 깨끗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바다를 끼고도는 아름다운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