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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7.03.13 (이천) 도드람산/저명산(349m)

산행일시: 2017년 3월 13일 월요일 (맑으나 미세 먼지가 있음)
산행코스: 도드람산 주차장 ~ 제2등산로 ~ 효자봉(정상) ~ 돼지굴 ~ 석이 약수터 ~ SK 인재개발원 ~ 주차장
산행거리: 3.7km
산행시간: 9:45 ~ 12:40
산행트랙:

도드람산 20170313.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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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이천의 도드람산이 나름 아기자기하다는 정보를 접하고 도드람산으로 향하였다.

도드람산이라는 이름은 두 가지 유형의 설화가 관련되어 있다.

하나는 조산 설화로, 옛날에 전국 명산의 신령들이 모여 한양을 만들었단다.

삼각산 봉우리 만드는 일에 참여한 마고할미가 계룡산에서 봉우리 하나를 등에 지고 이천에 이르러 잠시 쉬고 있는데 구경꾼 한 사람이 봉우리를 어디로 가져가는 길이냐고 물었다.

마고할미가 삼각산으로 가져간다고 대답하자, “한양에는 이미 삼각산이 다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냥 우리 고을에 두고 가는 것이 어떻겠소?” 하였다.

그래서 마고할미는 이천까지 지고 온 산봉우리를 그 자리에 놓아둔 채 돌아갔는데 그것이 도드람산이란다.

또 하나는 효행 설화로, <효자를 구한 산돼지 이야기>이다.

이 산 근처에 효자가 살았는데 어머니가 병으로 몸져눕자 정성을 다해 간호하였으나 차도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주를 청하러 왔던 스님이 도드람산에서 자라는 석이버섯을 드리면 나을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효자가 밧줄에 몸을 묶고 절벽을 내려가 버섯을 뜯고 있을 때 어디선가 산돼지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산돼지는 울지 못하는 짐승이기에 이상하게 생각한 효자는 절벽 위로 올라와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산돼지는 간 곳이 없고 밧줄이 바위 모서리에 닳아서 거의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이로 인해 효자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 후부터 이 산은 <돋(돼지) 울음산>으로 불리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도드람산>으로 변했으며 한자 표기인 <저명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도드람산 체육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주차장 길 건너편에는 도드람산을 배경으로 SK 인재개발원과 지난해 백수오 파동이 일어났던 내추럴 엔도텍이 있었다.

난 백수오가 효과 있는 것 같던데.

 

흠, 그런데 이 도로를 어떻게 건너간담?

아무리 봐도 건널목이 없었다.

그냥 건너갈까 했지만 차들이 너무 쌩쌩 달렸다.

그래서 왼쪽으로 가보았더니 도로 밑으로 굴다리가 있었다.

 

굴다리를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도드람산 체육공원이 나온다.

체육공원으로 가는 길에 올해 처음으로 나비를 보았다.

 

도드람산 체육공원 입구에는 도드람산과 관련된 효행 설화가 적힌 안내판과 효자 멧돼지상이 있었다.

멧돼지가 효자야?

 

체육공원에는 깨끗한 화장실도 있었다.

그곳에서 산행 준비를 하고 등산로로 올라갔다.

 

너덜길을 조금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제2, 3 등산로 쪽으로.

 

약수터를 지나 다음 갈림길에서 제2등산로로 간다.

제3등산로가 좀 수월하지만 그쪽으로 가면 제1봉을 못 가게 된다.

 

올라가는 길은 다소 가파르다.

하지만 금세 제1봉에 도착한다.

 

제1봉 정상

제1봉 오른쪽에 밧줄이 있어 올라가 보았다.

와! 안 올라갔으면 큰일 날 뻔했네.

조망이 멋있다.

바위 끝까지 갈 수가 있는데 그 아래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

도드람산에 릿지 코스가 있다고 하더니 여기를 말하는 것인가?

자세히 보니 내가 올라온 곳에서 왼쪽 바위에 작은 하얀색 화살표가 있었다.

 

이게 릿지 코스 표시인가 보다.

그래서 화살표를 따라 가보았다.

 

그랬더니 도드람산 제1봉 표지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오, 이런 재미있는 길이 있었네.

제2봉을 가면서도 어디에 릿지 길이 있나 찾아보았지만 잘 보이지가 않았다.

 

                제2봉 정상

2봉까지 간 다음에 왼쪽에 있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 보았다.

역시 오른쪽 바위 끝까지 갈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

2봉에서도 조망이 좋았다.

맞은편에는 설봉산이 보이고, 오른쪽 아래로는 SK 인재개발원과 산행을 시작한 주차장이 보였다.

 

                2봉에서 바라본 3봉

2봉에서 사진을 찍으며 한참 쉬다가 3봉으로 갔다.

3봉으로 가다 보니 <4피치 가는 길>이라는 팻말이 나왔다.

 

이게 릿지 코스 가는 길인가 보다.

4피치를 찾아가니 오르는 길이 두 개였다.

처음에 나오는 길은 너무 수직 절벽이라 조금 더 가서 두 번째 길로 올라가 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곳 또한 너무 가팔라서 아무리 이리저리 애를 써보아도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다.

이건 슬랩이 아니고 페이스나 오버행 수준이다.

릿지 코스라기보다는 클라이밍 코스인 것 같다.

자세히 보니 바위에 앵커가 있었다.

역시 로프가 있어야 오를 수 있겠네. ㅠㅠ

포기하고 다시 돌아 나와 일반 등산로로 올라갔다.

 

                  4피치

올라가다 보니 오른쪽 바위에 5p라고 쓰여 있었다.

아하, 여기가 5피치구나.

 

                  5피치

그런데 여기도 어려워서 포기. ㅠㅠ

당연히 어렵지, 5피치인데.

그냥 등산로로 3봉에 올랐다.

 

                   제3봉 정상

                  3봉에서 바라본 정상

3봉 아래에 있는 이정표에는 <6피치 가는 길>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6피치 바위는 로프가 있어 끝까지 올라가볼 수 있었다.

 

                  6피치

자세히 보니 이 바위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였다.

그다음은 보물찾기 하는 마음으로 7피치를 찾아보았다.

 

                  7피치

앵커가 있는 것을 보니 여기도 역시 자일을 걸고 올라가나 보다.

자일만 있으면 나도 올라갈 수 있는데. ㅎ

다시 돌아 나가 등산로를 따라 정상으로 올라갔다.

 

                효자봉/제4봉(도드람산) 정상

정상에서 돼지굴 방향으로 가다 보면 장암리 방향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에는 없지만 직진하는 등로가 있어 따라가 보았더니 <돼지굴 5봉>이라는 표지목과 출입금지 안내판이 나왔다.

 

                제5봉/돼지굴 정상

사상자가 많이 나와 이곳에서 전망대까지 가는 암릉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하지만 철조망이 둘러져 있는데도 그곳을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는지 철조망 한쪽이 구겨져있었다.

나도 가볼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봄이라 그런지 이곳 바위들이 푸석거리며 떨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 우회하기로 하였다.

 

                통제된 암릉 구간

다시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돌아 나가 돼지굴 방향으로 갔다.

가파르게 내려가며 통제된 암릉 구간을 우회한다.

그런데 가다 보니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그 길로 가서 바위를 올라가니 길쭉한 굴이 나왔다.

이게 돼지굴인가?

 

이 굴 위에 전망대가 있는데 수직 절벽이라 올라갈 수는 없고, 굴 사이로 보니 반대편에 계단이 보였다.

그런데 굴이 너무 좁아서 빠져나가기가 힘들 것 같았다.

다시 바위를 내려가 우회로를 따라 돼지굴 쪽으로 가니 전망대 이정표가 나왔다.

 

그리고 그 앞에 아까 굴 사이로 봤던 철계단이 있었다.

 

돼지굴은 계단 아래에 있었는데 바로 아까 봤던 길쭉한 굴이 돼지굴이었던 것이다.

            

               돼지굴

아니, 돼지가 왜 이렇게 좁은 굴에서 살아?

굴이 좁아서 굴을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겠지만 빠져나온다 해도 이쪽으로 내려오기 또한 쉽지 않아 보였다.

계단을 올라 전망대로 갔다.

 

                   전망대

조망이 좋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게 보여 아쉬웠다.

전망대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였다.

한참 산행을 한 것 같은데 오룩스 맵을 보니 겨우 1.8km 왔다.

그런데 산행 시간은 2시간이나 걸렸다!

아마 올라가지도 못하면서 피치들을 올라가려고 진을 빼서 그런가 보다.

전망대에서도 돼지굴 5봉까지의 암릉 구간을 통제한다는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통제된 암릉 구간

전망대를 내려가 약수터로 가는 길은 상당히 가팔랐다.

가파른 내리막 끝에는 계단이 있었다.

 

계단을 내려간 다음 오른쪽으로 산허리를 가로질러 가는 길은 산책로와 같다.

석이 약수를 지나고, 전나무 숲을 지나 폐가가 있는 등산로 초입으로 내려갔다.

 

                석이 약수

오른쪽 길을 따라 SK 인재개발원을 지나 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올랐던 봉우리들과 인사를 하였다.

 

낮고 산행 거리도 짧은 도드람산이지만 재미있게 산행을 했다.

제대로 장비를 갖추고 와서 피치들을 다 올라가 봤으면 좋겠다.

도드람산 20170313.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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