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12월 29일 목요일 (맑고 바람 강함)
산행코스: 이백리 황골말 ~ 제1보루 ~ 옥녀봉 ~ 감로봉 ~ 환산 ~ 추소리 + 부소담악
산행거리: 6.6km
산행시간: 09:40 ~ 13:10
산행트랙:
등산지도:
2016년도 마지막 산행은 충북 옥천에 있는 환산(고리산)이다.
이백리 황골말 들머리에 도착하니 <아흔아홉 봉우리 환산>이라는 안내판이 있었다.
꽤나 오르락내리락해야겠네. ㅠㅠ
정상까지는 4.85km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 단단히 무장을 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들머리에서 벌목 지대 좌측으로 올라가야 등산로가 나온다.
능선까지 800여 미터를 올라가는데 꽤 가파르게 올라간다.
바람도 세차고 경부고속도로 바로 옆이라 제1보루까지는 차량들의 소음도 심해서 정신이 없었다.
능선에 올라선 후 이정표에는 없지만 오른쪽으로 가야 제1보루가 있다.
제1보루는 이백리 산성(이백성)이라고 한단다.
환산성 제1보루(이백성) 정상
환산에는 모두 6개의 보루가 있는데 이것들을 환상성이라고 한단다.
그렇다면 적어도 봉우리를 6개는 오르내려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실제로 환산에는 보루가 없는 봉우리도 있어서 아흔아홉 개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오르내려야 했다.
제1보루에서는 서대산 쪽의 산줄기가 보였다.
갈림길로 돌아가 정상 방향으로 가면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이곳에서 90도 각도로 틀어져 왼쪽으로 내려간다.
조금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아까 황골말에서 제1보루를 거치지 않고 여기로 바로 오는 등산로도 있다.
계속 진행하면 쓰러져 있는 이정표가 나온다.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정상 쪽으로 가게 되고 이정표에 없는 왼쪽으로 치고 오르면 제2보루로 가게 된다.
이쪽 길로는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지 등로가 분명치 않고 길이 험해서 좀 고생을 했다.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더 가야 제2보루가 나오는데 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하고 별 볼 일 없다는 의견을 좇아 그냥 제3보루로 가기로 했다.
그렇다면 괜히 힘들게 올라왔네. ㅠㅠ
제3보루인 옥녀봉은 봉수대가 있던 곳이란다.
제3보루(옥녀봉) 정상
옥녀봉에서 정상까지는 2km 정도 남았다.
별다른 조망이 없는 옥녀봉을 내려서서 가다 보면 추소리 안양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를 지나 올라가면 조망인 좋은 제4보루(감로봉)이다.
휘돌아 감기며 흘러가는 금강과 부소담악이 보인다.
제4보루(감로봉) 정상
제4보루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바로 부소담악 쪽으로 갈 수 있다.
정상으로 가려면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탄다.
눈이 덮인 암릉 내리막이 미끄러워 위험했지만 아이젠 없이 조심해서 내려갔다.
급하게 내려서고 나면 감노마을로 내려가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정상까지 1.14km 밖에 안 남았지만 아침에 아무것도 안 먹었더니 너무 허기가 져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어제, 그제 이틀 동안 점심, 저녁으로 모임이 있어 외식을 하며 너무 많이 먹어서 오늘 아침을 안 먹었는데 산행을 하기엔 무리였나 보다.
게다가 산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왼쪽 어깨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담이 결려서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버스 안에서 너무 추워 웅크리고 있어서 그런가?
뿐만 아니라 웬 바람이 그리도 세차게 부는지. ㅠㅠ
패딩 재킷과 고어텍스 재킷을 입고 후드까지 뒤집어써 몸은 안 추웠지만 마비될 정도로 손가락이 시렸다.
산행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내려가고 싶었다.
결국 아무 데나 앉아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뜨거운 물을 부어 밥 한 술 뜨고 나니 그래도 좀 살 것 같았다.
비야리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 올라가면 삼각봉이고, 삼각봉을 내려섰다 올라가면 정상인 제5보루가 나온다.
넓은 헬기장에서 먼저 간 산우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제5보루(환산) 정상
정상에서 바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왼편 비야리 쪽으로 가서 동봉(580봉)으로 갔다.
동봉에서의 조망이 압권이다.
부소담악이 제대로 보인다.
부소담악이란 "추소리 부소무늬 마을에 있는 물 위에 뜬 바위산"을 지칭하는 말이란다.
사실 산이라기보다는 높이 30~40m, 길이 700m의 기다란 암벽으로 병풍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8년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베스트 6선에 선정됐다고 하는데 금강과 어우러져 정말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제6보루가 어디 있지?
보루 표지석은 없지만 모양으로 보아 동봉이 제6보루인 것 같다.
동봉을 내려선 후 삼거리에서 서낭당 쪽으로 내려간다.
산행 오기 전 블로그를 검색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이 계속된다.
다행히 눈이 없어 아이젠을 하지 않고도 내려갈 수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다시 한 번 부소담악의 멋진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오늘은 이 모습을 보려고 산행을 온 거니까 100% 성공이다.
추소리로 내려가 산행을 마치고 부소담악으로 갔다.
장승들이 늘어서 있는 길을 따라 가면 데크 길이 나온다.
(식스팩 장승 ㅋㅋ)
데크 길을 따라 가면 장승공원이 나오고, 왼쪽 계단을 올라가면 추소정이라는 정자가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부소담악
환산(고리산)
추소정을 지나면 (구)정자가 나온다.
계속 직진하면 부소담악 끝까지 갈 수 있는데 어깨가 너무 아프고 추워서 조금 가다 되돌아갔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너무 추워서 혹시 독감이 걸린 게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다행히 집에 돌아와 뜨거운 물에서 몸을 풀었더니 괜찮은 것 같았다.
날씨만 조금 덜 추웠더라면, 아침을 먹고 산행을 시작했더라면, 어깨만 안 아팠더라면 정말 기분 좋은 산행이었을 텐데.
그럼에도 부소담악을 내 눈으로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