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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6.12.17 (양주) 천보산(423m), 칠봉산(506m)

산행일시: 2016년 12월 17일 토요일 (약간 흐림)
산행코스: 회암사지 박물관 ~ 천보산 ~ 장림고개 ~ 돌봉(칠봉산) ~ 봉양 사거리
산행거리: 9.5km
산행시간: 11:00 ~ 15:00
산행트랙:

천보산, 칠봉산__20161217.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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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오늘은 임실 성수산을 가려다가 산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양주에 있는 칠봉산 ~ 천보산을 산행하기로 하였다.

양주에는 천보산이 지근거리에 두 개가 있다.

하나는 회암동(회천동)에 있는 높이 423m의 천보산이고, 다른 하나는 갈립산, 빡빡산, 또는 의정부 천보산이라 불리는 광사동에 있는 높이 335.5m의 천보산이다. 

봉양사거리에서 칠봉산에 올라 회암동 천보산과 광사동 천보산을 지나 녹양역까지의 24km를 천보산맥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종주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misscat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ㅎㅎ

검색을 해보니 회암사에서 천보산 정상 사이의 등산로가 꽤나 가파르다.

거길 들머리로 할까 날머리로 할까 고민하다 들머리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 게 내려가는 것보다는 낫고, 오늘 혼자 산행하니까 올라가다 자주 쉬면서 조망을 즐기면 될 것 같았다.

회암사지 박물관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천보산과 칠봉산에 올랐다가 봉양사거리로 내려오기로 계획을 세운 후 전철을 타고 덕정역에서 내렸다.

덕정역 내 <어묵나라>라는 가게에서 어묵 한 꼬치를 사 먹었다.

어묵 끓이는 통 안에 꽃게 한 마리가 떡~ 하니 있던데 그래서 그런지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덕정역을 나와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78번 버스를 탔다.

 

버스는 덕정 주공아파트 단지를 1단지부터 8단지까지 돌아다닌 끝에 회암사지 박물관 앞에서 내려주었다.

박물관 뒤로 천보산이 보였다.

 

박물관 입구에서 800m 정도 걸어 들어가면 회암사지가 나온다.

지금은 폐허가 되었지만 12세기 중엽 고려시대 때 창건한 회암사는 우리나라 최대의 사찰이었다고 한다.

이색의 <목은집>에는 "3천여 명의 승려가 머무른 곳으로 건물은 262칸, 높이 16척의 불상 7구와 10척의 관음상이 있다.  건물의 크고 화려하기가 동국 제일이며 중국에서도 이렇게 큰 사찰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단다.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려 하니 너무 커서 앵글에 다 잡히지가 않았다.

 

                회암사지

멋들어진 소나무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회암사지 약수터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서 약수터를 지나 정상으로 갈 수도 있고, 직진하여 회암사를 지나 정상에 갈 수도 있다.

약수터를 지나는 길은 조금 수월하고 회암사를 통과해 가는 길은 가팔라서 조금 어렵다.

 

회암사로 가는 길은 아스팔트길이지만 상당히 가파르다.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몇 대 주차할 공간이 있고 약수터로 가는 등산로가 나온다.

좀 전 아래에서 약수터로 가는 길이 여기에서 만나는 것 같다.

 

여기에서 100m 정도만 가파르게 올라가면 천보산을 배경으로 신축된 회암사가 나온다.

 

                 회암사

회암사 오른쪽으로 가서 무학대사 부도를 지나 천보산 정상으로 갈 수도 있고, 왼쪽으로 가서 선각왕사비를 지나 정상에 갈 수도 있다.

내 선택은 당연히 암릉과 조망이 뛰어난 왼쪽 길이다.

조금만 올라가면 회암사지 선각왕사비 모조비가 있고 그 뒤에 단만 남아있는 오리지널 선각왕사비가 있다.

 

              회암사지 선각왕시비와 그 뒤로 천보산

이곳에서 천보산 정상까지는 700m밖에 안 된다.

선각왕사비를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왼쪽으로 108바위가 있다.

100m 밖에 안 떨어져 있으므로 갔다 오기로 하였다.

 

108바위

이 정도만 올라가도 조망 정말 좋다.

 

(108바위에서 바라본 양주시)

갈림길로 돌아가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기다리던(?) 암릉 오르막이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만큼 조망은 금세 좋아진다.

저 아래 회암사와 선각왕사비가 내려다보였다.

 

200m 정도 올라가면 회암사에서 무학대사부도를 지나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계속 가파른 오르막이다.

암릉 길만 있는 게 아니라 마사토와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도 있어서 이쪽을 들머리로 삼길 잘했다고 자화자찬을 해가며 올라갔다.

 

곧이어 나타나는 슬랩 구간에서의 경치 또한 멋지다.

여기서 사진 찍으면 릿지하며 올라온 것처럼 연출을 할 수 있는데.

혼자 하는 산행의 가장 큰 단점은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ㅠㅠ

 

슬랩 위에서 커피를 마시며 경치를 감상하다가 멋진 바위들을 구경하며 다시 정상을 향하여 올라갔다.

 

조금 더 올라가면 천보산의 최고 절경 지대로 만경대라 불리는 400봉에 도착한다.

정상은 평평하지만 옆에서 보면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둥지를 튼 아찔한 바위 절벽이다.

 

400봉 정상

여기까지만 올라가도 오늘 등산이 본전은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측으로는 가야 할 칠봉산이 보였다.

400봉에서 100m만 편안히 걸어가면 천보산 정상이다.

<천보산>이란 이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시대 어떤 임금이 난을 당하여 이 산에 피신하였다가 난리가 끝나자 목숨을 건진 이 산을 금은보화로 치장하라고 신하에게 명령했다고 한다.

그러나 난리가 끝난 후라 금은보화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신하들이 금은보화 대신에 하늘 밑에 보배로운 산이라는 뜻으로 그 이름을 지어주자고 간청해 천보산(天寶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별로 높지 않은 산인데 이 정도 산에서 난리를 피하였다는 게 정말일까?

 

천보산 정상

정상에서 혼자 이리저리 셀카를 찍어보는데 영 맘에 들지가 않는다.

근데 왜 오늘 이 산에는 등산하는 사람도 없나?

'기다리다 보면 오겠지.' 하고 정상에 있는 벤치에서 점심을 먹으며 등산객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날씨가 춥지 않아 다행이었다.

15분쯤 지나니 등산객 한 명이 나타나 부탁을 해서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회암사 약수터와 회암고개로 가게 된다.

 

이 길을 계속 따라 가면 녹양역까지 간다는 말이지?

다음번에는 그쪽으로 가봐야겠다.

칠봉산을 가기 위해서는 왼쪽 장림고개로 가야 한다.

천보산 정상에서 장림고개까지는 1.5km이다.

 

20m 정도 가면 천보산 5보루가 나오는데 밧줄을 쳐서 올라가지 못하도록 해놓았다.

천보산 5보루를 지나 장림고개로 가는 길은 편안하고 좋았지만 눈이 쌓여있어 내리막에서는 상당히 미끄러웠다.

아이젠을 할까 하다가 조심해서 그냥 가보기로 하였다.

 

해룡산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MTB 코스가 나온다.

 

이후 등산로와 MTB 코스는 만났다가 헤어지길 반복하는데 장림고개까지는 등산로와 MTB 코스가 동일하다.

 

              장림고개

천보산 정상에서 장림고개까지 가는데 30분 걸렸다.

장림고개에서 칠봉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1.1km 정도이다.

양주와 동두천의 경계를 이루는 칠봉산의 다른 이름은 어등산이라고 한다.

어느 임금인지 모르겠지만 조선시대 때 임금이 올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옛 선인들은 이 산을 가리켜 만산홍엽의 금병(錦屛)으로 비유했다고도 한다.

칠봉산은 발리봉, 매봉(응봉), 깃대봉, 석봉, 투구봉, 돌봉, 솔리봉의 7봉으로 되어있다.

장림고개에서 800m를 가파르게 올라가면 솔리봉이다.

솔리봉에서는 천보산 정상에서 장림고개에 이르는 능선이 한 눈에 보였다.

 

솔리봉 정상

                (내려와서 뒤돌아본 솔리봉)

                  (솔리봉에서 바라 본 천보산)

이후 깃대봉까지는 가까운 거리에 놓여있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넘어간다.

솔리봉 다음에는 칠봉산 정산인 돌봉이 나온다.

돌봉에서는 솔리봉과 천보산, 그리고 해룡산까지 보였다.

 

돌봉(칠봉산) 정상

돌봉을 내려서면 바위 구명에서 진달래가 자라고 있는 진달래바위가 나온다.

 

                진달래바위

진달래바위를 지나 올라가면 칠봉에는 들어가지 않는 말봉이다.

 

말봉 정상

천보산에서 칠봉산을 보았을 때는 거대한 암벽이 있었는데 능선을 따라가노라면 군데군데 바위 무더기만 보일 뿐 그다지 험한 길은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벤치가 있어 그야말로 동네 뒷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요소마다 이정표와 안내판도 잘 되어 있지만 너무 많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말봉 다음에 나오는 투구봉에는 표지판이 세 개나 있었다.

 

투구봉 정상

투구봉 다음에는 석봉이다.

이름 그대로 다른 봉우리들보다는 바위들이 조금 더 많았다.

 

석봉 정상

석봉을 내려섰다 올라가면 칠봉정이라는 정자가 있고 그 바로 위에 깃대봉이 있다.

 

                    칠봉정

깃대봉 정상

깃대봉을 지나면 한 동안 내리막이다.

중간에 소원을 빌어 아들을 낳았다는 아들바위가 있었다.

크기나 모양이나 평범한 바위인데 너무 억지로 이름을 붙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들바위

아들바위에서 조금 내려가면 칠성바위 갈림길에 도착한다.

 

칠성바위는 치성을 드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바위이다.

 

칠성바위

칠성바위가 아들바위보다는 나았지만 칠성바위보다도 그 앞에 있는 슬랩이 더 멋있었다.

여기에서도 사진 찍으면 정말 멋있게 나올 텐데. ㅠㅠ

삼각대라도 가져올 걸 그랬나?

아쉬운 대로 셀카로 찍어보았지만 영 아니올시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가 청풍계곡 쪽으로 갔다.

삼거리가 나오면 평화로 쪽으로 간다.

 

200m 올라가면 매봉이다.

 

매봉 정상

매봉에 있는 바위들은 상당히 커서 혼자 올라갈 수가 없었다.

저기 올라가서 찍으면 괜찮게 나올 것 같은데.

오늘 혼자 와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고 간다. ㅠㅠ

매봉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간식을 먹고 발리봉을 찾아 길을 떠났다.

발리봉에 가려면 매봉에서 아차노리 갈림길 쪽으로 1.4km 가야 한다.

 

양철 십자가를 지나 내려갔다가 올라가면 발리봉이다.

누군가 바위에 <독수리봉>이라고 써놓았다.

 

발리봉 정상

발리봉에서 봉양 사거리까지는 1km이다.

칠봉사 갈림길을 지나면 다소 가파르게 떨어진다.

봉양 사거리에서 53-5번 버스를 타고 덕정역으로 돌아갔다.

 

전철을 타려면 30분이나 기다려야 해서 아침에 먹었던 <어묵나라>에서 또다시 어묵 한 꼬치를 사 먹으며 기다리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힐링 산행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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