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10월 14일 금요일 (맑음)
산행코스: 오색 주차장 ~ 선녀탕 ~ 용소폭포 ~ 만경대 ~ 오색 약수터 ~ 오색 주차장
산행거리: 5.7km
산행시간: 10:30 ~ 14:10
산행트랙:
등산지도: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남설악 만경대가 46년 만에 한시적으로 개방된다고 하여 길을 나섰다.
만경대(萬景臺)라는 명칭은 '만 가지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는데 설악산에는 세 군데에 만경대가 있다.
외설악 만경대는 양폭에서 화채봉 방향 중간쯤에 있고, 내설악 만경대는 오세암 부근에 있고, 오늘 가는 남설악 만경대는 주전골 용소폭포와 가깝다.
남설악 만경대 탐방로는 오색약수터를 출발해 선녀탕∼용소폭포∼만경대를 거쳐 오색약수터로 돌아오는 5.2㎞의 코스로 그동안 폐쇄됐던 용소폭포∼만경대 구간 1.8㎞이 이번에 개방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악회마다 연일 만경대 산행 공지를 올리고 있다.
오늘 가는 산악회에서도 버스가 두 대나 떠났다.
10시 20분쯤 한계령을 지나 오색약수터로 내려가는 길에 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를 지나가는데 평일인데도 벌써 이곳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였다.
오늘은 산행보다는 그냥 만경대를 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오색약수터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주차장에는 평일인데도 차량이 가득하였고 주전골로 들어가는 길목에서부터 사람들이 줄지어 걸아가고 있었다.
멀리 만경대를 바라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나도 그 행렬 속에 파묻혀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색 약수터를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바로 만경대로 가는 길인데 이 길은 일방통행이라 먼저 용소폭포로 갔다가 이쪽으로 내려와야 한다.
왼쪽의 출렁다리를 건너 <오색약수 편한 길>로 들어섰다.
이 길은 정말로 편한 길이다.
용소폭포까지는 대부분 데크가 깔려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거의 평지와 같아서 경치를 구경하며 편히 갈 수 있었다.
독주암
역시 설악이다!
사람들이 많아 좀 불편했지만 좋은 경치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니까.
아직 단풍이 제대로 들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가을을 느낄 수는 있었다.
한 열흘쯤 지나면 단풍이 절정일 것 같다.
금강문을 지난 후 용소폭포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금강문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주전골을 지나 흘림골로 해서 등선대로 가는 길인데 낙석 사고로 막아놓았다.
등선대 ~ 흘림골 ~ 주전골 코스가 정말 좋은데 무척 아쉽다.
빨리 개방이 되었으면 좋겠다.
용소폭포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용소폭포로 갔다.
이곳에서부터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 앞서 나갈 수도 없을 정도였다.
용소폭포는 여전히 맑고 깨끗했지만 조용하던 이곳이 오늘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사람들 틈에 끼어 간신히 사진을 찍었다.
용소폭포
어차피 빨리 가지도 못하는 거 이곳에서 좀 쉬다 가기로 하여 용소폭포 상류 계곡에서 점심을 먹었다.
계곡 출입을 금하지 않는지 오색 약수터에서부터 계속 계곡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쉬다가 100m 거리에 있는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로 갔다.
여기가 아까 한계령에서 오색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중간에 있던 곳이다.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아까는 사람들이 북적이더니 다행히 지금은 별로 없었다.
만경대 가는 길은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건천(징검다리)을 건넌 후 가파르게 올라간다.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까지는 그냥 쉬운 트레킹 코스였지만 이곳부터는 산행이 시작된다.
멋모르고 그냥 관광 삼아 온 사람들은 고생 좀 했을 것이다.
좁은 길에 이동 속도가 느려지다 보니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1.15km 밖에 안 되는 길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가려니까 상당히 피곤하였다.
더욱이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천천히 가는 것이 한 번에 올려치는 것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개중에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옆으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만경대 삼거리에서 150m 정도 가면 만경대이다.
이후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오색으로 내려가야 한다.
만경대는 역시 절경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내설악 만경대보다 더 멋있었다.
그 좁은 정상에서 다들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장님께서 버스 안에서도 주의를 주셨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북새통 속에서 사진을 찍은 후 다시 만경대 삼거리로 돌아가 오색 약수터로 내려갔다.
계속해서 급경사 내리막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천천히 줄지어 내려가느라 700m 거리를 1시간이나 걸려 내려갔다.
버스 출발 시간까지 두 시간 가까이 남아있어 온천을 할까 생각했지만 함께 산행했던 산우들이 다들 음식을 먹자고 하여 도루묵 튀김과 메밀전병, 도토리묵,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난 내가 좋아하는 도토리묵만 먹었다.
양념을 어떻게 했는지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를 한 후 강원도 찰옥수수를 사서 버스 안에서 먹으며 서울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도 많이 막혀서 시간이 4시간 가까이 걸렸다.
대부분 오전에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차라리 느지막하게 가서 점심 먹고 산행을 한 후 온천을 하고 늦게 올라오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설악 만경대와 남설악 만경대는 가봤고 이제 외설악 만경대를 가보아야 할 텐데 어떻게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