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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016.08.23 백두대간 51차: 괘방령 ~ 여시골산 ~ 운수봉 ~ 황악산 ~ 삼성산 ~ 우두령

산행일시: 2016년 8월 23일 화요일 (약간 흐림)
산행코스: 괘방령 ~ 여시골산 ~ 운수봉(천덕산) ~ 황악산 ~ 형제봉 ~ 바람재 ~ 여정봉 ~ 삼성산 ~ 우두령
산행거리: 대간 12.3km + 접속 0km = 12.3km
산행시간: 10:20 ~ 16:10
산행트랙:

괘방령~우두령 20160823.gpx
0.06MB

등산지도:

 

오늘이 처서라는데 폭염은 영 물러설 기미가 안 보인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에 산행을 해야 하나 싶지만 대간 산행은 빠지기도 그렇고.

최대한 간단하게 꾸려 힙색을 메고 길을 떠났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괘방령에 도착하여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괘방령

괘방령에서 여시골산까지는 1km 이상을 가파르게 올라간 후 다소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하며 가게 된다.

 

괘방령에서 1.5km 지점에 여시골산 정상석이 있다.

 

여시골산 정상

그런데 GPS 상으로는 1km 더 가서, 그러니까 괘방령에서 2.5km 지난 지점이 여시골산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고도를 보더라도 이곳이 여시골산이 맞는 것 같긴 한데. . .

어쨌든 여시골산 정상석을 지나 조금 가다 보면 여시굴이 나오는데 꽤 크고 깊은 굴이었다.

 

여시굴

이후 잔 봉을 여러 개 넘으며 운수봉을 향해 갔다.

안부마다 벤치가 놓여있어 쉬어가기 좋았다.

 

운수봉(천덕산)은 여시골산에서 과히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여시골산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1.5km 정도만 가면 된다.

하지만 평지 길은 아니라 오르락내리락하며 가야 한다.

 

운수봉(천덕산) 정상

직지사로 내려갈 수 있는 절뒷고개를 지난 후 계속해서 고도를 높여간다.

 

                   절뒷고개

괘방령에서 황악산까지 고도를 800여 미터 올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시원해서 다행이었다.

산 아래에서는 가을이 오긴 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일 더운데 지난주부터 산 위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가을은 다가오고 있으며 결국 이 지독한 여름도 끝이 날 것이다.

요즘 기도할 거리가 생겨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또 이렇게 말씀하여 주시네.

나의 가는 길 주님 인도하시네

보이지 않아도 날 위해 일하시네

실수가 없고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아버지가 되시는데 왜 또 이렇게 걱정을 할까?

지금 이 순간도 앞서 행하고 계시는 주님을 신뢰하자.

그분은 한 번도 날 실망시키신 적이 없었고, 또 내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나보다 OO를 더 사랑하시는 주님, 지금은 그 뜻을 알 수 없지만 선하게 행하실 것을 믿고 감사드립니다.

황악산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잡풀들이 우거진 곳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뭐, 이 정도쯤이야.

 

백운봉이 어디인지 모른 채 지나쳐 황악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황악산 정상

황악산에서 삼성산까지는 잡풀과의 싸움이었다.

풀은 머리 위까지 뒤덮여 등로가 보이질 않았다.

다리가 긁힐까 봐 토시를 무릎 위까지 올리고 걸어갔다.

 

형제봉을 지나고,

 

형제봉 정상

신선봉 갈림길을 지난 후부터 바람재까지는 긴 내리막이다.

 

바람재에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것도 꽤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씨마저 바람에 흩날린 바람재에 도착하니 바람 대신 잡풀만 무성하였다.

 

바람

이 동네는 아무래도 낫을 들고 산행을 해야 할 것 같다. ㅠㅠ

바람재에서 여정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황악산까지 올라가느라 지친데다가 잡풀을 헤치고 걷느라 힘이 들었고 아무리 바람이 시원하다 해도 여전히 더운 날씨 때문에 바람재에서 여정봉까지 올라가는 길은 그야말로 바벨탑을 올라가는 것 같았다.

높이 올라가니 조망은 좋았지만 조망을 즐길 기운도 없이 진이 다 빠져 한동안 넋 놓고 앉아 쉬었다.

 

(지나온 능선)

(아이고, 힘들어 ㅠㅠ)

여정봉에 도착하니 도저히 더 이상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정 언니가 구원을 손길을 내밀며 박카스를 주었다.

언니도 더위에 약한데 그 귀한 박카스를 내게 주다니 정말 감개무량하다.

언니, 땡큐 베리 마치!

 

여정봉 정상

박카스를 마시고 다시 힘을 내어 삼성산으로 향하였다.

 

삼성산 정상

삼성산에서 마지막으로 쉬고 우두령을 향해 내려갔다.

이제부터는 진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가 아니라 가볍게 잔 봉을 두 개 올랐다 내려가면 된다.

삼성산 이후로는 등로의 잡풀을 제거해놓아 걸어가기가 한결 수월하였다.

아이고, 누군지 감사합니다.

 

우두령에 가까이 갈수록 바람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원하던 바람은 어느새 훈훈한 바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5시간 50분 만에 우두령에 도착하였다.

이 정도면 상당히 괜찮은 성적이다.

 

우두령

올해는 더워도, 더워도 너무 덥다.

35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난생처음 집에서도 땀이 날 정도였다.

사우나에 들어가도 땀이 안 났었는데...

날이 더워 걱정했지만 산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다시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 감사했다.

He makes all things beautiful in His time!

괘방령~우두령 20160823.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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