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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016.09.20~21 백두대간 52차(1): 설천봉 ~ 향적봉 ~ 무룡산 ~ 삿갓재

산행일시: 2016년 9월 20일 화요일 (맑음)
산행코스: 설천봉 ~ 향적봉(덕유산) ~ 중봉 ~ 백암봉 ~ 동엽령 ~ 무룡산 ~ 삿갓재 대피소
산행거리: 대간 8.2km + 접속 2.7km = 10.9km
산행시간: 11:00 ~ 16:35
산행트랙:

백암봉~삿갓재__20160920.gpx
0.05MB

등산지도:

 

벨기에에 갔다 온 후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되었고 여독도 다 풀리지 않았는데 1박 2일로 대간 산행을 하게 되었다.

원래 공지는 신풍령에서 삿갓재 대피소까지 가서 1박 하고, 내일 삿갓재 대피소에서 육십령까지 가는 것이다.

그런데 난 오늘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올라간 후 삿갓재 대피소로 가기로 하였다.

11km 정도만 가면 되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에 빼먹게 되는 신풍령에서 백암봉까지의 구간은 다음에 땜방하기로 하였다.

대장님께 무주리조트 앞에서 내려달라고 부탁하였다.

자다가 여기서 내리라는 대장님 말에 정신없이 내리고 보니 엉뚱한 곳이다.

가게들도 모두 문을 닫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없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리조트 그림자도 안 보인다.

마침 신호등에 걸려 트럭이 한 대 멈춰 서기에 운전사에게 무주리조트가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걸어가려면 한 시간도 훨씬 더 걸린단다.

아, 대장님,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ㅠㅠ

역시 산돌이 대장님답다.

택시를 불러야겠다는 말에 트럭 운전사가 자기가 태워다 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트럭을 타고 무주리조트로 갔는데 가면서 보니 정말 멀리서도 내려줬다.

차를 타고 15분 이상 간 것 같다.

사례비로 2만 원을 드렸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 편도 탑승권을 사서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올라갔다.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면서 하늘을 보니 너무 맑고 예뻐서 마음이 설레었다.

날씨가 끝내주게 좋아 오늘 분명 멋진 산행을 하게 될 것이다.

설천봉에는 주말에만 여는 <천상의 주막>과 국밥, 우동, 돈까스를 파는 음식점, 카페베네, 기념품 판매점, 화장실이 있었다.

 

상제루(이 집이 기념품 판매점이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뿌듯하다.

벌써 이만큼 올라왔네. ㅋㅋ

 

곤도라 탑승장에서 직진하면 설천이동탐방지원센터가 있고 그 옆에 향적봉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

향적봉까지 600m란다.

곤도라 탑승장을 한 번 뒤돌아보고 향적봉을 향하여 올라갔다.

 

                   설천이동탐방지원센터

설천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은 산책로처럼 잘 꾸며놓아 누구 말대로 사지육신 멀쩡한 사람들은 다 갈 수 있다.

네댓 명의 어르신들이 내려오면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가 여길 다시 오겠어?  이제 못 오지." 하신다.

나도 그 마음 이해한다.

나도 산행할 때마다 항상 그런 마음이니까.

내가 여길 다시 올 수 있을까?

언제나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산행을 하다 보니 종종 욕심을 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향적봉

아름다운 숲길을 산책하듯 걷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향적봉에 도착하였다.
향적봉에 올라 사진을 찍고 중봉을 향하였다.

 

                    향적봉 정상

                  (향적봉에서 본 중봉, 무룡산, 남덕유산, 서봉)

                    (향적봉에서 본 설천봉)

향적봉에서 100m만 가면 향적봉 대피소이다.

2013년 1월 덕유산에 왔을 때 추워서 덜덜 떨며 향적봉 대피소에서 컵라면을 먹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토요일에 와서 사람들이 많아 대피소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했었는데 오늘은 한 사람도 없다.

 

향적봉 대피소

대피소를 지나 중봉 가는 길에는 주목들과 고사목들을 만날 수 있었다.

 

                    중봉

불과 며칠 전에는 벨기에에서 그렇게 더워 고생을 했는데 벌써 가을이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향적봉에서 중봉까지는 1km이고 중봉에서 백암봉(송계 삼거리)까지가 또 1km이다.

향적봉이 멀어진 만큼 가야 할 능선은 가까이 다가왔다.

 

중봉 정상

(중봉에서 바라본 향적봉)

(가야 할 무룡산과 남덕유산)

하늘은 맑고, 길은 좋고, 산행 길이 이렇기만 하면 정~말 좋겠다.

 

(중봉을 내려서며)

(가야 할 아름다운 대간 길)

산행 길은 너무 예쁜데 시차 적응이 안 되어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너무 졸리다.

파란 하늘에 취해, 아름다운 산에 취해, 잠에 취해 걷다 보니 백암봉에 도착하였다.

 

백암봉(송계 삼거리) 정상

(백암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중봉)

혹시 신풍령에서 출발한 일행 중 발 빠른 회원들이 올까 잠시 기다려봤지만 아직은 아닌가 보다.

시간도 많겠다, 천천히 동엽령을 향해 갔다.

 

(뒤돌아본 백암봉)

중봉에서 백암봉을 거쳐 동엽령에 이르는 길은 천상화원이었다.

산은 이미 가을 색으로 물들기 시작하였지만 초가을의 산은 아직도 여러 가지 꽃들로 화려했다.

 

산부추

올해 처음 본 투구꽃

과남풀(역시 올해 처음 봤다.)

구절초와 개쑥부쟁이 부케

홀로 남아있는 동자꽃

산수국

시들기 시작한 산오이풀

백암봉에서 동엽령까지 2.2km를 놀며 쉬며 천천히 갔다.

동엽령에는 전망 데크가 있어 조망을 즐기며 마음껏 쉬어갈 수 있다.

 

동엽령

동엽령 주위에는 억새가 많이 피어있어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났다.

 

동엽령에서 2km 가면 가림봉이라는 곳이 나온다.(지도에는 없는 봉우리 이름이다.)

이곳에서 대간 길은 오른쪽으로 살짝 꺾이게 된다.

멀리 설천봉과 향적봉이 보였다.

 

가림봉(?) 정상

(당겨서 본 설천봉과 향적봉)

이제 무룡산을 향해 간다.

 

가림봉에서 2km 정도 가서 계단을 오른 후 조금만 더 가면 무룡산이다.

 

(무룡산으로 가기 직전에 만난 천남성 열매)

무룡산 정상

9km 정도 걷고 나니 동엽령 이후 슬슬 아파지기 시작하던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벨기에에서 하도 울퉁불퉁한 돌바닥을 걸어 다녔더니 족저근막염이 생겼나?

발바닥도 아프고, 퉁퉁 부어오른 종아리도 아프고, 마그네슘이 부족한지 눈꺼풀도 계속 떨리고.ㅠㅠ

아니, 지금 내 몸에는 모든 영양소가 다 부족할 거 같다.

지난봄부터 계속 신호가 오고 있는데 대간만 끝나면 정말 쉬면서 몸조리를 해야겠다.

 

4시 35분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삿갓재 대피소

5시부터 방 배정을 한다고 하여 기다렸다가 늦게 오게 될 다른 회원들의 방까지 같이 배정을 받았다.

삿갓재 대피소의 1층에는 2층 침대가 13개 정도 있고, 2층은 마루식이다.

침대라고 해도 물론 매트리스는 없다.

삿갓재 대피소 직원들은 대장님 말씀대로 정말 친절하였다.

담요를 한 장 더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서비스로 그냥 주셨다.

난 돈을 내고 추가로 빌리겠다는 뜻이었는데. ^^

삿갓재 대피소에는 슬리퍼가 있다!

슬리퍼가 있는 대피소는 처음 보았다.

대피소 바로 옆에는 빗물은 받아놓은 통이 있어 세수나 발을 씻는 것은 샘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대피소에서 참샘까지는 60m인데 가파른 계단을 160개나 내려가야 한다.

두 번 내려갔다 올라갔다 했더니 봉우리 하나 넘는 것만큼이나 힘들었다.

햇반과 런천미트를 사서 시래깃국을 끓여 저녁을 먹었다.

(이곳에서는 햇반을 데워준다.)

커피까지 마시고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6시 10분쯤 되어 선두가 도착하였다.

10시 30분에 신풍령에서 산행을 시작했다고 하니 7시간 40분 걸린 것이다.

후미는 8시가 넘어 초주검이 된 채 도착하였다.

늦게 도착한 산우들은 저녁을 먹느라 부산한데 난 할 일이 없어 대피소 밖에 나가 별 구경을 하였다.

하늘이 맑아 별도 더 많고 맑은 것 같다.

9시쯤 되자 더 이상 잠을 참을 수가 없어 잠자리에 들었다.


* 2013년 1월 12일 덕유산 산행기 https://blog.daum.net/misscat/376

 

2013.01.12 (무주) 덕유산(1,614m)

산행일시: 2013년 1월 12일 토요일 (맑음) 산행코스: 안성탐방센터 ~ 동엽령 ~ 백암봉 ~ 중봉 ~ 향적봉(정상) ~ 백련사 ~ 구천동탐방센터 등산지도: 눈 산행지로 유명한 덕유산으로 간다. 안성탐방지

blo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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