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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6.06.21 (서산) 팔봉산(362m)

산행일시: 2016년 6월 21일 화요일 (약간 흐림)
산행코스: 양길 주차장 ~ 1~2봉 ~ 3봉(정상) ~ 4~8봉 ~ 어송 임도 ~ 양길 주차장
산행거리: 6.3km
산행시간: 09:15 ~ 13:10
산행트랙:

(서산)팔봉산 20160621.gpx
0.03MB

등산지도:

 (알바구간 있음)

 

우리나라에 봉우리가 8개인 산이 참 많은 것 같다.

팔봉산, 팔영산, 팔각산...

홍천 팔봉산만큼, 아니 그보다 더 멋있다는 서산 팔봉산을 찾았다.

오늘 밤부터 장맛비가 시작된다는데 아직은 많이 흐리지 않아서 조망이 많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양길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어송 임도를 만나기 전까지는 완전 고속도로이다.

 

송림이 우거진 숲길이 편안하였고, 붉은 단풍은 이 더운 여름날 가을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산책하듯 300m 정도 올라가면 어송 임도와 만나게 된다.

 

른쪽으로 가면 어송 임도이고, 등산로는 직진해야 한다.

직진하여 돌탑을 지나고,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거북이샘을 지나고,

 

거북이샘

만세팔봉석을 지나고 나면 산책로처럼 편안하던 길에 갑자기 바위들이 나타난다.

 

만세팔봉석

잠시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1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왼쪽에 있는 1봉에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 오른쪽으로 가야 2봉이 나온다.

1봉은 감투봉 또는 노적봉이라고도 하는데 겨우 해발 210m 높이에 이런 암봉이 있다는 것이 무척 신기하였다.

 

                  제1봉(감투봉/노적봉) 정상

날이 흐려 안타깝지만 흐릿하게 바다도 보인다.

 

저기가 서해겠지?

2봉과 3봉을 바라본 후 다시 삼거리로 내려갔다.

 

(1봉에서 바라본 2봉과 3봉)

2봉으로 가려면 좁고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철계단이 끝나는 곳에 거북바위와 우럭바위에 대한 안내판이 있었다.

 

거북바위

우럭바위

지나온 1봉을 뒤돌아보고 2봉으로 갔다.

 

(2봉 가기 전 바라본 1봉)

2봉 정상

(2봉에서 바라본 3봉)

2봉에는 코끼리바위가 있다.

앞은 남자 코끼리, 뒤는 여자 코끼리라는데 암수 구분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다.

 

코끼리바위

2봉에서 3봉으로 가다 보면 좁은 바위틈들이 나온다.

저 사이를 통과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배낭은 벗고 들어가 보니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다.

 

3봉으로 가는 숲길에는 누군가 바위에 장난을 해놓았다.

 

하여튼 사람들도.

바위에 어떻게 저런 스크래치를 해놓았는지 모르겠다.

저 정도 모습이 나오려면 한참 긁어댔어야 할 거 같은데.

곧이어 팔각정이 있는 헬기장이 나온다.

 

이곳에 있는 안내판에는 3봉을 어깨봉이라고도 한다는데 내 눈에는 별로 어깨처럼 보이지 않았다.

3봉으로 가는 길에는 통천굴도 있고,

 

                    통천굴

                (위에서 내려다본 통천굴)

용굴도 있다.

 

                 용굴

용굴은 우회하여 가도록 왼쪽으로 계단이 있는데 나는 사진에서와 같이 용굴 안에 있는 사다리를 올라가 용굴을 빠져나갔다.

사다리 끝에 있는 구멍이 작고 그다음에는 바위를 잡고 올라가야 해서 통과하기가 수월하지 않았다.

 

(용굴을 빠져나간 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다시 짧은 계단을 올라가자 팔봉산 안내판이 있었다.

그 주위 암릉은 감탄할 만큼 멋있었다.

 

정상인 3봉은 좁고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야 한다.

 

3봉(팔봉산) 정상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보니 바로 옆에 봉우리가 있어 4봉인 줄 알고 올라갔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표지석이 안보였다.

4봉에는 표지석이 없나?

"죽을 사"자라서 표지석을 안 세웠나?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다.

어쨌든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간식을 먹었다.

오늘은 산행 거리가 짧기 때문에 내려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간식만 싸왔다.

앞으로 가야 할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가파른 암릉을 내려갔다.

 

(4봉에서 8봉까지의 능선)

(3봉에서 내려가는 가파른 암릉길)

(내려가서 본 바위)

철 난간이 있어 괜찮기는 하지만 이곳으로 내려가고 싶지 않으면 3봉 옆에 있는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에서 바로 내려가면 좀 편하게 내려갈 수 있다.

내려가서 보니 이정표에 4봉은 500m 더 가야 한다고 나와 있었다.

3봉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와 그 옆에 있는 봉우리를 합쳐 전체가 3봉인가 보다.

 

100m 거리에 천제터가 있다는데 그냥 지나쳤다.

3봉과 4봉 사이에는 어송 임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4봉부터 7봉까지는 쉽게 갈 수 있다.

3봉에서 볼 때는 4봉부터 8봉까지의 능선이 육산인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봉우리마다 바위였으며 봉우리 사이에도 바위들이 많았다.

하지만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라 힘들지는 않았다.

 

4봉 정상

(4봉에서 바라본 3봉)

               (내려와서 본 4봉)

                  5봉 정상

                (5봉에서 내려온 길)

                 6봉 정상

                 7봉 정상

7봉과 8봉 사이에는 어송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8봉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바위를 타고 올라가는 길과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다.

난 바윗길로 갔다.

 

가파르지만 맨질맨질한 바위가 아니라 밧줄을 잡고 않고서도 충분히 올라갈 수가 있었다.

바위를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조금 더 가서 산불감시카메라가 나오고, 또 조금 더 가서 8봉이 나온다.

 

                   8봉 정상

산불감시카메라가 있는 곳이 8봉 정상석이 있는 곳보다 더 높아 보였는데 아마 군사시설이라 정상석을 이곳에 설치했는지도 모르겠다.

8봉에서 직진하여 내려가는 길에는 출입금지 표시가 있었으며, 왼쪽으로는 서태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나중에 생각하니 어느 길로 내려가건 상관없었을 것 같은데 당시에는 7봉과 8봉 사이의 안부로 되돌아가서 내려가기로 하였다.

안부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데크에 앉아 잠시 쉬다가 어송 주차장 가는 길로 내려갔다.

완만하고 편안한 내리막길로 내려가다 보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정표에 의하면 아까 8봉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었다.

 

그렇다면 아까 8봉에서 출입금지 표시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이곳에 이르게 되는 게 아닐까?

이정표 상의 주차장은 어송 주차장이다.

어송 주차장 방향으로 조금 가다 보면 또다시 삼거리가 나오고 직진하여 다소 가파른 길을 내려가다 보면 또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어송 임도 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어송 임도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팔랐는데 사람들이 별로 많이 사용하지 않는지 좁고 풀이 우거져 있었다.

주위는 온통 큰까치수염 천지였으며 간혹 털중나리꽃도 보였다.

 

큰까치수염

털중나리

가다 보면 또 갈림길이 나오고, 오른쪽 길로 가다 보면 어송 임도를 만나게 된다.

 

아까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도 어송 임도를 만나게 될 것 같긴 한데 어차피 양길 주차장으로 가야 하니까 오른쪽으로 가는 게 낫다.

임도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간다.

 

더운 날 아스팔트 길을 2km 이상 걸을 생각을 하니 싫어서 숲길을 통해 갈 수 없을까 생각하던 참에 마침 오른쪽 숲으로 길이 보였다.

그 길로 가면 임도를 피하여 숲길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동행한 산우님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조금 가다가 결국 되돌아나오고 말았다.

그 길이 1봉 아래까지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 모험을 해봐도 좋지 않을까?

가다가 정 아니면 그때 되돌아나가도 되는데.

아님 길을 만들며 갈 수도 있는데.

꼭 다른 사람들이 다닌 길로만 다녀야 하나?

내가 길을 개척해도 되는 거지.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만 너무 안전하고 뻔 한 길로만 다녀도 재미없다.

약간의 모험은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너무 안전빵으로만 살면 정말 재미없고 지루하다.

내가 더 늙고 힘이 빠져서 어쩔 수 없을 때는 모르지만 아직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할 수 없이 부채질을 해가며 임도를 따라 걸어가다 보니 8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 나타났다.

 

도대체 8봉에서 어떻게 이곳으로 내려올 수가 있는 거지?

거꾸로 이곳에서 8봉으로 올라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또 팔봉산을 온다면 그때는 이곳으로 올라가 봐야겠다.

1, 2, 3봉을 바라보며 어송 임도를 따라 양길 주차장으로 되돌아갔다.

 

충청남도에 있는 산들은 참 신기하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평야 한가운데 산이 우뚝 서 있다.

서산 팔봉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높지는 않지만 8개의 암봉들로 이루어진 산이라 멋있으면서 은근 스릴 있는 구간들도 있고 재미있었다.

해발 200~300m에 이런 멋진 암봉들이 있다니 힘들게 높은 산 올라갈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날씨 좋은 가을날 다시 가고 싶다.

그때는 서해 멀리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산)팔봉산 2016062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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