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6년 4월 11일 월요일 (맑음)
산행코스: 소석문 ~ 덕룡산 동봉 ~ 덕룡산 서봉(정상) ~ 주작산 덕룡봉 ~ 주작산 자연휴양림
산행거리: 7.1km
산행시간: 11:40 ~ 18:00
산행트랙:
등산지도:
딱 한 달 전 덕룡산에 갔다가 너무나 멋진 모습에 반해버렸다.
수양마을로 내려가며 앞에 보이는 암릉을 계속 더 가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언젠가 주작산 자연휴양림에서 1박 하며 두륜산까지 가보리라 마음먹었는데 그 꿈이 너무나 빨리 실현되었다.
소석문에 내리니 초록은 한창 짙어졌지만 한 달 전과 마찬가지로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단체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가파른 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암릉이 시작된다.
밧줄을 잡고 올라서니 석문산이 코앞에 보였다.
언젠가 저기도 가봐야 하는데 말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도 아직 미세먼지가 남아있어 시야가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암릉 사이사이에 만발한 진달래로 인해 그 정도의 아쉬움은 날려버릴 수 있었다.
진달래가 끝물이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만개 시점에서 약간 지난 정도였다.
암릉도 멋있고,
왼쪽으로는 바다가, 오른쪽으로는 봉황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경치도 멋있다.
봉황저수지
게다가 벚꽃과 진달래까지 만개하고 날씨도 좋으니 최고다!
암릉을 타는 스릴까지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다.
만덕광업 갈림길을 지나 300m만 가면 동봉이다.
물론 그 멋진 봉우리를 거저 내주지는 않는다.
동봉 정상
서봉과 덕룡봉까지 이어지는 암릉이 한숨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그 멋진 곳을 배경으로 나도 한 컷.
사실 한 컷이 아니라 무수히 많이 찍었다. ㅎㅎ
동봉에서 300m만 가면 서봉이다.
서봉 역시 그냥 내어주지 않는다.
서봉 정상
서봉에서도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조망을 즐기다가 다시 암릉을 타고 내려갔다.
가야 할 능선
암봉을 내려가면 안부에 도착한다.
(지나온 암봉)
이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일행이 다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단체 사진을 찍고 덕룡봉으로 향하였다.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면 곧이어 수양마을 갈림길이 나온다.
지단 달 이곳에서 하산하며 아쉬움이 남아 자꾸 쳐다보았던 길을 오늘은 간다.
이건 가도 가도 눈을 뗄 수가 없는 황홀한 암릉의 연속이다.
공룡보다 덕룡이 더 멋있는 것 같다.
조금만 다듬으면 멋진 남근석이 될 것 같은 바위도 만났다.
어느새 암릉이 끝나고 이후 길은 평탄해진다.
편안하게 봄꽃들을 즐기며 걸어갔다.
개별꽃
(이곳엔 아직도 동백이 많이 남아있었다.)
꼬깔제비꽃
현호색(이 맞는 것 같은데 잎사귀가 좀 이상하다.)
또다시 수양마을 갈림길을 지나서,
끝났다 싶었던 암릉을 다시 한 번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억새 능선이 시작된다.
지나온 능선
가을빛에 물든 덕룡산은 어떨지 궁금하다.
가을에 또 와야 하나?
바람은 점점 거세어지는데 바람에 취해, 풍경에 취해 걷다 보면 흔들바위 갈림길에 도착한다.
(지나온 능선)
원래는 작천소령까지 가서 주작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건데 이미 5시 30분이 넘었으므로 이곳에서 하산한다고 하였다.
동호회 산악회를 따라서 산행을 하면 종종 이런 문제가 생긴다.
여유 있게 산행하는 건 좋은데 그러다 보면 시간에 쫓겨 예정된 코스대로 산행을 하지 못하고 중간에 하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동호회 산악회에 나오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산행을 즐기며 하는 것이 목적이고 또 친목이 목적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산행 코스를 잘라먹어도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100% 산이 좋아서 오는 거니까 이런 경우 정말 실망스럽다.
오늘 여기서 하산하면 내일 다시 이곳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할까?
내일 두륜산까지 가야 하는데 과연 그럴까?
아무래도 내일은 작천소령부터 시작할 것 같고, 또 덕룡봉이 불과 100m 앞에 있기 때문에 대장님 명령을 어기고 덕룡봉으로 올라갔다.
주작산 덕룡봉 정상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작산의 모습이 황홀하다.
내일 저기를 간단 말이지.
보기만 해도 흥분이 되고 기대가 된다.
다시 삼거리로 내려가 주작산 휴양림으로 향하였다.
내려가다 보니 흔들바위가 있단다.
거기도 가보고 싶지만 저녁 식사 때문에 일행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ㅠㅠ
난 밥 안 먹어도 되는데...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에 금붓꽃을 보았다.
금붓꽃
보라색 각시붓꽃은 보았지만 금붓꽃은 처음이다.
주작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하니 이번에는 복사꽃이 반겨준다.
복사꽃
내려가서 보니 덕룡봉에서 작천소령으로 가서 내려와도 될 뻔했다.
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더 좋기 때문에 시간은 마찬가지로 걸렸을 것 같다.
실제로 나보다 뒤에 오던 사람들이 그쪽으로 내려가는데 많이 늦지 않았다.
속상해. ㅠㅠ
오늘 7.1km 산행에 6시간 20분이 걸렸다.
암릉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도 있지만 여러 명이 함께 산행하다 보니 더 지체되었다.
가는 내내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오늘 내 사진기로 찍은 사진만 400장 가까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꽃 때를 잘 맞춰 산행을 하기도 쉽지 않으니 비록 덕룡봉에서 작천소령까지 800m가량 빼먹었지만 99% 만족한 산행이다.
내일 주작산을 어떨지 무척 기대가 된다.
* 2016.03.11 덕룡산 산행기 http://blog.daum.net/misscat/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