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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6.04.01 (고창) 경수산(444m), 선운산(335m), 견치산(347m), 청룡산(315m)

산행일시: 2016년 4월 1일 금요일 (맑지만 약간의 미세먼지)
산행코스: 선운사 주차장 ~ 경수봉(경수산) ~ 마이재 ~ 수리봉(선운산) ~ 국사봉(견치산) ~ 소리재 ~ 낙조대 ~ 천마봉 ~ 청룡산 ~ 사자바위 ~ 도솔재 ~ 선운사 주차장
산행거리: 18.5km
산행시간: 09:35 ~ 18:00
산행트랙:

(고창)경수산, 선운산, 견치산, 청룡산__2016040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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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선운사에 동백이 만개했을까?

선운계곡에 벚꽃은 피었을까?

봄꽃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아침 일찍 길을 떠났다.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었다.

오늘은 선운산 도립공원을 제대로 돌아보자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터였다.

먼저 경수산으로 가기 위해 유스호스텔 옆길로 들어섰다.

 

5월 15일까지 산불방지기간으로 등산로가 통제된다는데 혹 감시요원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입산통제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길가의 봄까치꽃이 반겨주었다.

 

봄까치꽃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이재와 경수봉 갈림길이 나온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경수산이다.

농가 옆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에는 입산통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우린 얌전히 등산로만 따라 산행할 텐데.

사실 산불과 등산객 사이에 큰 상관관계가 없을 거 같은데 철마다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ㅠㅠ

우린 누구보다 산을 아끼는 사람들이라구요!

경수산 올라가는 길에는 진달래가 만개하였다.

 

진달래는 기대도 안 하고 왔는데 이게 웬 횡재람.

그리고 이곳저곳에 겨울잠에서 깨어난 야생화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보춘화

둥근털제비꽃

남산제비꽃

이제 또 야생화 공부할 시간이 돌아왔구나.

작년에 그토록 열심히 야생화 이름들을 알아보며 다녔는데 몇 개나 기억하려나?

1년 지나니 다 잊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한 5년 반복하다 보면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지나간 젊음을 아쉬워하고 나이 드는 것을 안타까워할 수도 있겠지만 오는 세월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기보다는 자연스레 나이 듦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사실 나이가 들어 좋은 점도 있으니 꼭 섭섭해 할 일만은 아니다.

젊었을 때보다 많이 여유로워지고 관대해진 것 같다.

지금의 내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물론 예전의 내 기준으로는 본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그만큼 편안해진 것이다.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별로.

남들은 뭐라 하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 돌아간다 해도 별로 달라질 것 같지가 않다.

그러니 구태여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는 것이다.

내 관심사는 항상 <지금, 그리고 앞으로>이다.

과거를 돌아볼 시간에 차라리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계획하겠다.

2km 정도 올라 조망이 트이는 곳에 이르니 오른쪽으로 곰소만이 내려다보였다.

 

아, 그런데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가 깨끗하지 못하다. ㅠㅠ

공기가 깨끗하다면 변산까지도 보일 텐데.

왼편 선운산 주차장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2% 부족하지만 비도 안 오고 기온도 적당하니 이 정도 날씨도 감사해야지.

곧이어 경수산에 도착하였다.

 

경수봉(경수산) 정상

이제까지 올라온 길이 아주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이 구간이 오늘 산행 중 제일 힘든 구간이었다.

계단을 내려간 후 마이재를 향하여 가는 길에는 또다시 야생화들이 줄을 이었다.

 

구슬봉이

큰구슬봉이

개별꽃

산자고

부산사초

양지꽃

장딸기

현호색

339봉을 넘고 마이재에 도착하였다.

 

마이재

대개 선운산 등산코스는 선운사 일주문을 지난 후 석상암 쪽으로 가서 마이재로 올라간 후 선운산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이재에서 수리봉까지는 700m만 가면 된다.

 

수리봉(선운산) 정상

수리봉에서도 곰소만이 보이는데 역시 미세먼지 때문에 아쉬움만 안겨준다.

 

수리봉에 있는 데크에 앉아 간식을 먹고 견치산을 향해 떠났다.

 

다소 가파른 길을 내려간 후 참당암 갈림길을 지나 올라가면 견치산 입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견치산까지 500m를 갔다 와야 하는데 오늘 산행 거리가 길다 보니 견치산에 갔다 와도 될지 잠시 고민을 하였다.

하지만 언제 또 이곳에 올까 싶어서 견치산으로 향하였다.

견치산 가는 길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국사봉(견치산) 정상

다시 견치산 입구로 돌아가 소리재로 향하였다.

소리재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대나무 숲이 있었다.

 

소리재

소리재를 지나고 나면 산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이제까지 유순하던 육산의 모습은 사라지고 당당한 근육들이 나타난다.

선운산 산행의 진수는 소리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천마봉과 맞은편으로 탕건바위와 사자바위가 보였다.

 

사자바위와 천마봉

당겨본 탕건바위

배맨바위로 해서 청룡산까지 갔다가 U자형으로 꺾어 사자바위로 갈 것이다.

가다 보니 용문굴 갈림길 직전에서 또 입산통제 현수막이 나타났다.

여기까지가 다 통제구간인가 보다.

 

현수막을 통과하여 용문굴 갈림길에서 용문굴로 내려갔다.

 

용문굴은 거대한 바위에 구멍이 뚫려있는 건데 이 산에 어떻게 이런 거대한 바위가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용문굴

다시 갈림길로 돌아가 낙조대로 향하였다.

 

낙조대

긴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그 끝에 낙조대가 있다.

 

이곳에서 서해바다로 지는 해를 보면 정말 장관일 텐데.

낙조를 보려면 당일 산행으로는 절대 안 될 것 같고, 느지막이 산행을 한 후 낙조대에서 일몰을 보고 내려가서 근처에서 자면 되려나?

머리를 굴려보지만 내게 그런 기회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ㅠㅠ

마음속에 꿈을 하나 더 간직하고 천마봉으로 갔다.

배맨바위 쪽으로 가다가 왼편으로 가면 천마봉이다.

 

천마봉 정상

이곳에서 보는 경치가 끝내준다.

아래로는 명당자리에 위치한 도솔암이 내려다보인다.

 

사자바위가 코앞에 보이고.

 

              사자바위

뒤돌아보면 오른쪽으로는 지나온 낙조대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가야 할 병풍바위와 그 뒤로 배맨바위가 보인다.

 

낙조대

배맨바위와 병풍바위

갈림길로 돌아가 병풍바위로 향하였다.

역시 이곳에서부터도 입산통제 구간이다.

마음은 무겁게, 몸은 가볍게 현수막을 지나면 병풍바위에 이르는 긴 철계단이 기다린다.

 

계단을 오르며 바라보는 풍경 또한 감탄을 자아낸다.

 

탕건바위 방향

낙조대

병풍바위 상단까지 갈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정표에도 표시가 없고 등로도 보이지 않으며 시간도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쳤다.

다음에 오게 되면 등로를 찾아봐야겠다.

이제 배맨바위를 향해 간다.

 

배맨바위

배맨바위는 배를 정박하여 밧줄로 묶은 바위라는 뜻인데 가까이 가서 보니 엄청나게 컸다.

그런데 이 바위가 참으로 신기하다

선운산 쪽에서 보면 배맨바위인데 청룡산 쪽에서 보면 모양이 달라진다.

청룡산 쪽으로 조금 가다 보니 청룡산 장수거북바위에서 기를 받고 가라는 팻말이 있었다.

장수거북바위라는 것이 또 있는가 했는데 k현민 님이 말씀하시길 배맨바위가 바로 그 장수거북바위란다.

뒤를 돌아보니 과연 배맨바위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거대한 거북바위가 있었다.

 

                장수거북바위(배맨바위)

거북이가 무지막지하게 커서 모두에게 아낌없이 기를 나눠줄 것 같았다.

거북바위의 기를 받으며 청룡산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청룡산 정상

정상에는 지난 화요일 이화령 내려오는 길에 만났던 괴불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괴불나무

쥐바위로 가는 길은 선운사 쪽으로 유턴한다.

 

쥐바위로 가기 직전에 신기한 바위가 있어 조심스레 내려가 사진을 찍었다.

 

쓸데없이 호기심만 많은 나 때문에 같이 산행하는 분들이 고생이다. ㅎ

하지만 뭐, 덕분에 좋은 경험도 하지 않나?

오전보다는 미세먼지가 조금 사라져 해리면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쥐바위는 밧줄을 잡고 올라갈 수도 있고 왼쪽에 우회로도 있다.

당연히 난 밧줄로. ㅎㅎ

 

쥐바위

사실 매끄러운 바위가 아니라 밧줄이 없어도 올라갈 수 있다.

게다가 바위에 홀드까지 있으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쥐바위에서 지나온 천마봉과 건너편 장수거북바위가 보였다.

 

당겨 본 장수거북바위(배맨바위)

6시까지는 하산하려 서둘러 길을 떠났다.

돌탑을 지나 내려갔다가,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국기봉이다.

 

                 국기봉 정상

국기봉에서 희어재 쪽으로 가면 비학산을 거쳐 안장바위, 탕건바위로 가게 된다.

다음에는 그쪽으로도 가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오라는 사람은 없지만. ㅎㅎ

국기봉에서 사자바위까지는 평탄한 길이다.

하지만 사자바위 앞에는 위험지역안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보기에는 별로 위험할 것 없어 보이는 바위이다.

오른쪽으로 탕건바위와 도솔제가 보이고, 왼쪽으로 도솔암이 보인다.

 

사자바위

도솔제

천마봉과 도솔암

하지만 사자바위 끝에 이르러 콧잔등을 내려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밧줄을 잡고 사자 콧잔등을 내려가는데 보는 바와 같이 바위에 홀드가 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파르고 꽤 길어서 조심해야 한다.

다시 262봉에 올라 한숨 돌리며 조망을 즐겼다.

 

도솔암

지나온 사자바위와 뒤편 오른쪽으로 배맨바위

탕건바위와 도솔제

투구바위 뒤편으로 멀리 경수산이 보인다.

참 많이도 걸어온 것 같다.

 

투구바위

선운사까지 구경을 하려면 시간이 별로 없어 서둘러 투구바위로 갔다.

 

                투구바위

투구바위는 거대한 2개의 바위였다.

가운데가 떨어져 있어서 마치 투구처럼 보인다고 그런 이름을 붙였나 보다.

이곳에서 암벽등반을 하는지 바위 아래 1m 간격으로 이름이 붙어있었다.

이 정도 바위라면 할 만할 것 같다.

그나저나 나도 클라이밍 훈련을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시간이 없다. ㅠㅠ

투구바위에서 도솔제로 향하였다.

오른쪽으로 꺾여서 도솔제로 가는 길은 내려가는 길마저 순하고 예쁘다.

드디어 계단이 나오고 도솔제가 보였다.

 

도솔제 옆길을 따라가다 보니 여기에도 입산통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도대체 다 막아놓으면 어떡하란 말인가?

 

제방을 건너 도솔제 쉼터로 내려갔다.

 

선운사 쪽으로 내려가 극락교를 건너 선운사 경내로 들어갔다.

벌써 초파일 준비를 하는지 연등을 달아놓았고, 수선화가 예쁘게 피어있었다.

 

                선운사

수선화

뒷마당의 동백은 80% 정도 핀 것 같다.

 

동백

동백은 나무에 달려있는 것보다는 떨어져 땅에 있는 게 더 예쁜데.

선운 계곡을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벚꽃이 아직 피지 않았다.

1~2주는 더 있어야 선운사 벚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주문을 지나고 매표소를 지나 천연기념물인 절벽에 붙어 자라고 있는 송악을 구경하였다.

 

송악

송악은 상록덩굴식물로 이곳 삼인리에서 자라는 송악이 육지에서는 가장 북쪽에서 자라는 것이라고 한다.

주차장에 있는 가게에서 복분자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산행을 마쳤다.

오늘은 정말 속이 꽉 찬 만두 같은 산행이었다.

가을 단풍이 예쁠 때 다시 한 번 가고 싶다.

그때에는 도솔제에서 올라 국기봉에서 희어재를 거쳐 비학산으로 가서 탕건바위까지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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