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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6.03.11 (강진) 덕룡산(433m)

산행일시: 2016년 3월 11일 금요일 (맑음)
산행코스: 소석문 ~ 동봉 ~ 서봉(정상) ~ 수양마을 갈림길 ~ 수양마을
산행거리: 5.6km
산행시간: 11:20 ~ 15:45
산행트랙:

덕룡산 20160311_1116.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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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가고 싶은 산들 중 주작산과 덕룡산이다.

대개 주작 ~ 덕룡이 연계되어 무박으로 가는 바람에 못 가고 있다가 당일로 덕룡산을 가는 공지가 올라와 얼른 신청하였다.

남해안 쪽에 있는 산들이 암릉이 많아 멋있던데 덕룡산은 어떨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오늘 날씨도 화창하여 더 부푼 가슴으로 덕룡산을 향하여 달려갔다.

소석문에 내리니 산행하기도 전에 벌써 감탄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등산로로 들어섰다.

 

올라가는 길은 처음부터 빡세다.

 

하지만 힘들게 올라가는 만큼 빨리 조망이 트여 힘든 줄 모르고 신나게 산행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뒤돌아본 석문산)

우측에는 톱날 바위가 우뚝 서 있었다.

 

5분가량 올라가면 바로 밧줄 구간이 나타난다.

 

이제부터는 스틱이 필요 없다.

앞으로 계속 이런 길이기 때문이다.

이곳 바위들은 사뭇 미끄럽기 때문에 안전장치가 되어있어도 조심해야 한다.

올라가면 왼쪽으로 바다가 보인다.

 

푸른 논밭은 봄이 왔음을 실감 나게 해 주었다.

올라갈수록 더 시원스레 보인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어 조심해야 하지만 덕분에 덥지 않고 조망도 좋았다.

발아래 봉황저수지가 보이고,

 

앞으로는 가야 할 암릉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등로 옆에는 세상이 궁금해 서둘러 나온 진달래가 있었다.

 

2주 후쯤이면 피지 않을까 싶다.

만개는 3주 후쯤?

주작산 진달래가 유명하다는데 다시 와봐야 하지 않을까?

올라갈수록 봉황저수지가 전체 모습을 드러낸다.

 

              봉황저수지

바위를 기어오르고 사진을 찍느라 영 진도가 나아가질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날, 이런 산을 그냥 서둘러 산행하는 것은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런 산행은 하고 싶지 않다.

이 아름다운 산을 충분히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덕룡산에 암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살짝살짝 이런 길도 있다.

 

그리고 우회길도 있다.

내려와 뒤돌아보면 저길 어떻게 내려왔나 싶지만 조금만 조심한다면 충분히 갈 수 있는 때문에 덕룡산에 와서 우회길을 간다는 것은 정말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이다.

 

밧줄도 있고 철제 받침도 있으니까 조심조심 올라가고 내려가면 된다.

 

만덕광업 갈림길을 지나서 또다시 밧줄을 잡고 올라가면 동봉이다.

 

동봉 정상

서봉, 첨봉, 덕룡봉에 이어 두륜산까지 뻗은 능선에 가슴이 설레었다.

이미 서봉에 올라 인증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왼쪽으로는 수양제와 수양마을, 그리고 남해가 그림같이 펼쳐있었다.

 

동봉에서 점심을 먹고 서봉으로 출발했다.

동봉에서 서봉까지는 280m이지만 역시 암릉 길이라 보통 산행할 때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문바위를 지나서,

 

계속 암릉을 타고 간다.

 

예전에 안전시설이 전혀 없을 때에는 여기를 어떻게 왔을까 싶다.

 

대한민국 지형에 강하다는 캠프라인을 신고 왔는데도 미끄러지니 말이다.

서봉에 오르니 앞서 간 산우들이 인증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서봉 정상

(지나 온 능선)

(가야 할 능선)

남해와 구름에 그늘진 마을이 평화롭게 보인다.

 

그 모습 자체로 치유가 되는 것 같다.

이런 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은 축복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산에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수양마을 갈림길에서 수양마을로 내려갔다.

 

더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ㅠㅠ

내려가는 길은 잠시 편안한가 싶더니 곧이어 너덜길이 나타난다.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드네.

그렇게 한참 내려가면 어느덧 편안한 길이 나타났다.

 

그리고 곧이어 봄기운이 물씬 나는 수양마을에 도착한다.

 

정말 오랜만에 봄까치꽃이 핀 논두렁도 걸어보았다.

 

봄까치꽃

마을에는 동백꽃과 매화가 한창이었다.

 

이번 주 꽃샘추위가 그렇게 매서웠는데도 봄을 막지는 못하였다.

오늘 여러 개 봉우리를 넘었는데 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결국 끝은 있다는 것, 그것을 안다면 인생도 훨씬 지혜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오늘 하루 또다시 기쁨 와 위로를 주었던 덕룡산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수양노인회관으로 가다 보니 주작산휴양림 관리사무소 이정표가 보였다.

소석문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작천소령에서 주작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와 1박 하고 다음 날 두륜산까지 가는 산행 공지가 있던데 거기 꼭 가봐야겠다.

그때는 진달래가 만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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