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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6.02.26 (장흥) 천관산(724m)

산행일시: 2016년 2월 26일 금요일 (흐림)
산행코스: 장천재 주차장 ~ 선인봉 ~ 환희대 ~ 연대봉(정상) ~ 장안사 ~ 장천재 주차장
산행거리: 7.2km
산행시간: 11:30 ~ 16:00
산행트랙:

천관산 20160226_1129.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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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지도:

 

어제 집 안의 큰일을 끝냈고 오늘 비 소식이 있지만 아침 일찍 배낭을 짊어지고 나섰다.

내가 생각해도 미쳤다.

이럴 때는 하루 쉬어도 되겠건만 굳이 산에 가는 이유는 산에서 쉼을 얻기 때문이다.

뭐, 중독이래도 할 말 없다.

하지만 산에서 얻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늘도 눈총을 무릅쓰고 배낭을 둘러메고 나간다.

장천재 주차장에 도착하니 흐리기는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비가 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산행을 하려고 서둘러 올라갔다.

주차장에서 장천재까지는 500m쯤 된다.

장천재 앞에는 620년 된 육송이 있었다.

 

옆으로 기울어진 노송이 쓰러질까 봐 철봉으로 버팀목을 해놓았다.

바위 사이에서 자라고 있어 생육환경이 좋지 않다 보니 나이 치고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기골은 장대하였다.

장천재는 고개일 줄 알았는데 고개가 아니라 장흥 위 씨의 사묘재실이었다.

 

장천재

장천재 주위에는 동백이 많았다.

꽃망울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는데 한두 개 꽃이 핀 것도 있었지만 1주일에서 10일 사이이면 만개할 것 같다.

 

벌써 봄이구나.

작년 봄꽃에 취해 산행을 하던 기억이 선명한데 벌써 또 새 봄이 왔다.

시간은 무섭게 달려가는데 과연 나는 후회 없이 살고 있는지...

죽음이 끝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서의 삶이 허망하지 않도록, 오늘 죽더라도 후회가 없도록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장천재에서 400m가량 올라가면 체육공원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직진하면 연대봉으로 바로 올라가게 되고 오른쪽으로 가면 환희대로 가게 된다.

 

환희대를 거쳐 연대봉으로 가기로 하고 오른쪽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간 후 잠깐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잠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내 너덜길을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야 한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만큼 빨리 시야가 트이는데 날씨가 흐려 조망이 좋지는 않다.

 

저기가 다 바다일 텐데 아쉽다. ㅠㅠ

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 것만이라도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천관산은 등로가 그다지 험하지 않으면서도 멋진 바위들이 많아서 눈이 즐거운 산이다.

 

가다 보면 금강굴이 나온다.

크기가 대청방만 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았다.

원래 대청방이 이 정도 크기인가?

 

금강굴

군데군데 나오는 조망터에서는 기암괴석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석선이라는 바위인데 설명을 아무리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ㅠㅠ

 

석선

천관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대세봉이 더 분명하게 보인다.

 

대세봉

기둥처럼 생긴 천주봉도 만날 수 있다.

 

천주봉

사방에 깔려있는 기암괴석들 때문에 발길이 자꾸만 늦어진다.

 

대장봉 정상에는 환희대가 있다.

 

환희대/대장봉 정상

환희대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았다.

 

천관산이 이렇게 멋있을 줄 몰랐네.

환희대에서 연대봉까지는 1km이다.

이전까지와는 달리 억새 평원이 나타난다.

 

산 위의 억새밭을 가로질러 가며 뒤돌아보면 지나온 암릉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당겨 본 모습)

날이 맑으면 더 멋있어 보이겠지만 비가 안 온 게 어디인가?

이 정도라도 감사해야지.

역동적인 환희대까지의 암릉과는 정반대로 연대봉 가는 길은 정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연대봉

여기 가을에 또 와야겠다.

분위기에 취해 걷다 보면 연대봉에 도착한다.

 

연대봉 정상

억새 사이로 천주봉과 대세봉이 그림자처럼 서있다.

 

연대봉 전망대에 올라서면 날이 맑을 때에는 다도해와 멀리 한라산까지 보인다는데 오늘은 관광안내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ㅠㅠ

 

정원암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기암괴석을 지나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만큼이나 흥미롭다.

 

정원암

양근암

맞은편 능선의 기암괴석들과 경쟁은 벌이는 것 같다.

 

이름도 없는 멋진 바위들이 너무 많아 내려가기가 아쉽다.

 

진짜 여기 날씨 좋은 가을날에 꼭 다시 와봐야겠다.

 

돌문바위를 지나며 천관산에 다시 오리라 또 한 번 다짐을 하였다.

 

돌문바위

이후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급경사 너덜길이다.

경치에 취했는지 몇 번 비틀거리며 미끄러졌지만 이렇게 취하는 건 아무리 취해도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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