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12월 11일 금요일 (흐림)
산행코스: 북벽가든 주차장 ~ 태화산 ~ 태화산성 갈림길 ~ 전망대 ~ 고씨굴교
산행거리: 11.3km
산행시간: 09:55 ~ 15:30
산행트랙:
등산지도:
북벽가든 주차장에 도착하니 하늘이 잔뜩 찌푸려있었다.
산을 올려다보니 눈도 없을 것 같고, 왠지 오늘 산행은 밋밋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올라가면 왼쪽으로 계사장이 나온다.
시끄럽게 꼬꼬댁거리는 닭들을 뒤로하고 우측 태화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조금 올라가면 남한강이 보인다.
저게 북벽인가?
이후 아름드리 큰 느티나무를 지나서 올라가다 보면 화장암이 나온다.
오래된 고찰이라는데 별로 "절"스럽지는 않다.
여기까지 차가 들어올 수 있는 임도가 있다.
그러니까 산행을 여기에서 시작해도 된다는 말이다.
삼거리에 도착하면 태화산 정상까지 1시간 30분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누구 걸음으로 1시간 30분이란 말이야?
대장님은 정상까지 5km 정도 된다고 하셨는데, 그럼 길이 과히 험하지 않다는 말인가?
계속해서 올라가다 보면 또다시 잘 닦여있는 임도가 나온다.
차가 여기까지 올라와주었더라면 더 좋은데.
도대체 등산하러 와서 차를 타고 올라올 생각만 하고 있으니 등산을 왜 하러 왔나 몰라. ㅎ
난 등산의 목적이 운동이 아니라 구경이라니까.
정상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등로는 남한강을 따라가지만 나뭇가지에 가려 시원한 조망은 기대할 수 없다.
정상에는 강원도와 충청도에서 각각 세운 정상석이 나란히 두 개 있었다.
태화산 정상
이런 거야말로 낭비 아닌가?
지자체가 협의하여 하나만 세우면 될 걸.
이후 3km 정도 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약간의 암릉이 있지만 우회로나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크게 힘들지 않았다.
큰골 갈림길을 지나면 세 군데 전망대가 나온다.
첫 번째 전망대는 등산로인 줄 잘못 알고 올랐다가 발견하게 된 곳인데 아마도 지도상 1025봉이 아닐까 싶다.
멋진 고사목을 지나면,
전망대 표시가 있는 두 번째 전망대가 나온다.
헬기장을 지나면 태화산성 갈림길이 나온다.
300m라니 태화산성을 갔다 올까 했는데 손이 시려서 포기하였다.
오늘 영상의 날씨라더니 바람이 불어 그런지 꽤 춥다.
벙어리장갑을 안 끼고 왔더니 특히나 손이 시리다.
세 번째 전망대에 도착하여 올라가 보니 바람 때문에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팔괴리를 바라보는 전망대에서의 모습이 별로인 데다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아 사진도 안 찍고 얼른 내려갔다.
이제 고씨굴교까지 2.7km 내려가면 된다.
낙엽이 깔려 미끄러운 내리막길이다.
때때로 나타나는 급경사 내리막은 정말 짜증난다.
도대체 왜 난 이렇게 못 내려가지?
아직도 벌벌대니 언제쯤 자신 있게 내려가 보나?
스틱 수리를 한다고 순간접착제를 발랐는데 그게 잘못 붙어서 스틱이 펴지지를 않아 포기하고 그냥 산행을 하였다.
스틱도 없지, 잡아주는 사람도 없지, 그저 조심조심 천천히 내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대장님이 시간을 여유 있게 주셔서 빨리 내려가 고씨동굴을 구경하려 했는데 내려가면서 시간을 다 까먹는다. ㅠㅠ
내려가다 보면 <외씨버선길> 표시가 나온다.
이 <외씨버선길> 표시는 선달산에서도 봤었는데 그게 여기까지 연결되나 보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청송, 영양, 봉화, 영월의 네 개 군이 모여 만든 길로 그 모양이 외씨버선과 같아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http://www.beosun.com/index.html)
모두 13개의 길이 있는데, 오늘 만난 길은 13길이고, 선달산에서 만난 길은 11길이었다.
<외씨버선길>과 헤어져 한동안 가파른 길을 내려가니 고씨동굴 바로 위에 있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이제 다 왔네.'하고 한숨을 돌렸는데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전망대에서 고씨굴까지 내려가는 길은 짧지만 정말 제대로 등로 정비가 안 된 급경사 내리막길이었다.
고씨굴에 구경 왔다 여기까지 올라오는 일반인들도 있을 텐데 전망대 오르내리다 발목 부러질 것 같다.
돈은 이런데 써야지 쓸데없이 정상석 두 개씩 만들 일이 아니다.
임진왜란 때 의병활동을 하던 고종원이라는 사람이 이 굴에 피난을 왔었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고씨굴은 석회동굴로 총 길이 3,380m 중 현재 620m만 개방되어 있다고 한다.
고씨굴
30분쯤 시간이 남아 고씨굴을 구경하려고 했더니 다리 건너 매표소에서 표를 사야 한단다.
이 다리를 언제 건너갔다 오라고요?
아쉽지만 역시 포기.
나 요새 왜 이리 포기를 잘하지?
고씨굴교를 건너가는데 바람이 장난 아니다.
몸이 휘청거려서 앉은뱅이 자세로 건너갔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고씨굴을 꼭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