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5년 12월 18일 금요일 (맑음 + 흐림)
산행코스: 익근리 주차장 ~ 승천사 ~ 명지폭포 ~ 2봉 ~ 1봉(정상) ~ 익근리 주차장
산행거리: 13.4km
산행시간: 09:05 ~ 15:15
산행트랙:
등산지도:
기상청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 명지산 정상의 기온이 -9 ~ -7, 풍속이 15m라고 한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바람이 그 정도로 불면 엄청 춥겠는데.
산에서 점심 먹는 것은 아예 포기한 채 행동식만 준비하여 익근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날을 맑았고 눈도 없었으나 쨍~하고 추웠다.
텅 비어있는 익근리 생태계감시초소를 지나니 이정표가 나오는데 명지1봉까지 5.8km란다.
아이고, 오늘 한참 올라가야겠구나. ㅠㅠ
아스팔트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승천사가 나온다.
절 마당의 불상이 심히 이상하다.
승천사
명지산은 절 왼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길은 널찍하지만 너덜길이라 편하지만은 않다.
승천사에서 1.8km, 주차장에서 3km 가면 명지폭포가 나온다.
명주실 한 타래를 다 풀어도 그 끝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깊다고 하여 명지폭포라 하였다는데 그렇게 깊은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겨울에 쏟아져 내리는 폭포와 옥색의 맑은 물, 살얼음이 낀 계곡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늘어진 나뭇가지에는 고드름 커튼이 생겼다.
명지폭포
주차장에서 3.8km 지점에 이르니 명지1봉으로 가는 길과 명지2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졌다.
직진을 하면 나무 계단을 올라 명지1봉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명지1봉과 명지2봉으로 가는 길이다.
명지2봉에서 내려오는 길이 엄청 가파르다고 했으니 먼지 명지2봉으로 올라간 후 명지1봉을 거쳐 내려오기로 하고 왼쪽으로 갔다.
조금 가다 보면 빙벽이 나타난다.
쏟아져 내리던 물이 순간적으로 얼어붙은 듯 물방울이 살아있었다.
(상단의 모습)
아마 이것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이후 급경사 길을 2km 이상 올라가야 한다.
다행인 것은 추운 날씨 덕에 땅이나 눈이 꽁꽁 얼어있어서 질척이지 않다는 것이다.
숨 돌릴 틈도 없이 계속 오르막이다 보니 종아리 뒷부분이 당겨서 찢어질 것 같았다.
열댓 번은 후회를 하며 올라갔다.
이 나이에 무슨 영화를 보자고 내가 여길 왔나?
그냥 1봉으로 직접 올라갈 것을 괜히 잘난 척하고 2봉으로 왔나?
그렇다고 중간에 내려갈 수도 없고, 사실 내려가는 것이 더 막막하다.
집에서 아침을 안 먹고 휴게소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휴게소를 들리지 않고 바로 오는 바람에 버스 안에서 츄러스 한 개 먹은 게 전부이다.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배도 고픈지도 모르겠다.
아님 어제 많이 먹어서 아직 배가 안 고픈 건가?
드디어 능선에 도착하였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몇 백 미터만 가면 명지3봉이지만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야 하니 그냥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산 위는 구름에 가려 흐렸다.
오늘도 조망은 없겠군.
명지2봉 삼거리에서 2봉으로 올라가 인증 사진을 찍었다.
명지2봉 정상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가 1봉으로 향하였다.
1봉 가는 길에 익근리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아까 갈림길에서 나무 계단 쪽으로 올라가 정상을 찍고 여기에서 하산하는 것이 그나마 좀 수월한 코스인 것 같다.
1봉과 2봉 사이에는 두 군데 나무 계단을 설치해놓았다.
이곳에서 절편 4개로 점심을 때우고 길을 떠났다.
요 근래 산행을 하며 추운 곳에서 점심을 먹었더니 먹고 나면 항상 속이 불편하였다.
보온병에 스프를 타 왔는데 다 식어버려서 그것도 별 도움이 안 되고. ㅜㅜ
그냥 행동식만 먹고 다녀야 할까 보다.
드디어 정상인 명지1봉에 도착하였다.
명지1봉(명지산) 정상
정상석이 어디 있는지 찾느라 좀 헤매었다.
사진을 찍고 익근리로 내려갔다.
이정표 방향대로 내려가면 나무 계단 쪽으로 내려가는 건데, 아까 오다가 만난 삼거리에서 내려가는 것이 좀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
한동안 능선을 타고 가더니 급경사 내리막이 나온다.
그런데 이곳에는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놓았다.
지도에 나무 계단으로 표시된 곳이다.
이런 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허벅지 터지는 줄 알았다.
익근리에서 3.8km 지점, 1봉과 2봉 갈림길에 도착하니 1시간 30분밖에 안 남았다.
거기에서부터 전속력으로 내려갔다.
나중에는 뛰어서 내려갔는데 무릎이 절단 나는 줄 알았다.
오늘 내 도가니 다 나가는구나. ㅠㅠ
도착하니 15분 늦었다.
명지산, 예보했던 것처럼 강한 바람은 없었고 얼어붙은 계곡이 멋있었지만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라 정말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