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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소개하기에는 상당히 늦었지만 2022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임윤찬이 우승하였다.
2017년에 열린 제15회 콩쿠르에서는 선우예권이 우승하였다.
연달아 한국 연주자들이 우승을 한 것이다.
특히 임윤찬은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애정하는 연주자는 선우예권인데 임윤찬이 천재 피아니스트라고 하도 난리들을 치기에  비교하여 들어보았다.
먼저 임윤찬은 제스처가 너무 없어 놀랐다.
나도 과도한 제스처는 싫어하지만 경직되어 있는 듯이 보여서 그가 연주하는 동안 내 몸에도 힘이 잔뜩 들어갔다.
패기로 똘똘 뭉쳐있지만 여유가 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반면 선우예권의 연주는 한결 편안하게 들린다.
완급 조절이 잘 되고 있어 그야말로 음악이 흘러간다는 느낌이 든다.

 

 

 

아,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다.
우승할 당시 선우예권은 28세였고 임윤찬은 18세였기 때문에 나이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 10년 후면 임윤찬도 훨씬 여유로워질 것이다.
어쨌거나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으며 균형이 잘 잡힌 선우예권의 연주를 나는 좋아한다.
모든 시대의 음악에 적합한 연주자라고 생각한다.
선우예권과 임윤찬이 결선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제3번은 고난도의 곡으로 악명이 높다.
<샤인>이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인 데이비드 헬프갓이 "악마의 곡"으로 소개된 이 곡을 연주한 후 미쳐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물론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때문에 미쳐버린 것은 아니지만 무지하게 어려운 곡임에는 틀림없다.

 

 

 

이 곡이 그렇게 어려운 결정적인 이유는 우선 손이 커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으로 손 컸던 라흐마니노프는 자기 손에 맞는 곡들을 작곡하여 후대 피아니스트들을 괴롭히고 있다.
손을 펼쳤을 때 길이가 30cm이었다니 사람 손야?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것을 들어보면 훨씬 빠르다.
그냥 곡을 가지고 논다는 느낌?

 

 

 

옥타브가 겨우 닿는 나 같은 사람은 연주할 엄두도 낼 수 없는 곡들이다. ㅜㅜ
라흐마니노프 미워.
그렇게 따지면 낭만주의 작곡가들은 다 미워해야 하나? ㅎ
그나저나 임윤찬이 연주할 때 지휘를 한 여성 지휘자 마린 알솝은 완전 카라얀 스타일이라 깜짝 놀랐다.